PrettyBeauty [503100] · 쪽지

2014-04-21 15:51:57
조회수 55,683

전공의 2년차 조용히 끄적거려봅니다(스압주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509217

안녕하세요.

저는 지방의 한 의과대학 졸업하고 현재 서울시 반포동의 한 상급종합병원 외과계열에서 일하고 있는 2년차 전공의입니다.

출신학교와 전공과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이유는 이것까지 밝히면 매칭되는 사람이 딱 저 한 명 뿐이라,
제가 아는 누군가가 이곳에서 이 글을 볼수도 있는 것이고, 
또 협소한 의사사회 특성상 아는사람 한두명만 동원하면 저에 대해서 쉽게 알게 될수도 있는데,

그에 반하여 저라는 사람은 별 거 아닌 이야기도 익명성에 기대야지만 편하게 할 수 있을만큼 소심한 인간이기 때문이니 이해바라겠습니다.

여동생이 올해 수험생인 관계로 도움될만한 것들이 있을까 싶어 
요새 가끔씩 다시 오르비 들어와서 눈팅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의대와 의사라는 소재는 여전히 핫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제 겨우 면허딴지 3년째에 불과한데

제가 수험생으로 한참 오르비 들락거리던 2005-6년에도 계시던 추억앨범님(싸이월드 시절에 미니홈피 들어가 눈팅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이나 constellatio님 등등 아직도 활동하시면서 멘토역할 해주시는 선배님들을 보면(놀랍습니다) 나까짓게 무슨 설레발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오르비의 다수는 정보부족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일 것이고

저 또한 수험생 시절 오르비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고 또 제 동생한테 해준 이야기도 있고 하니,

수험생 입장에서 궁금해 할만한 몇가지 이야기들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일천한 경험과 하찮은 지식을 메우기 위해 가득한 편견을 덧붙여서 말할테니

읽다가 이 인간 너무 편협하다 싶어 기분이 슬슬 나빠진다면 정말 말 그대로 한 개인의 사견일 뿐이니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그냥 쓱 넘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탈퇴한 관계로 아이디는 동생아이디를 사용한 것이니 쪽지는 사양하겠습니다.





1. 적성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사실 개인적으로는 전혀 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자의로든 타의로든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따라왔던 고3수험생이라면 자기 적성을 모르는게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고등학교 수험생 수준에서 의대를 가고싶은 이유,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면

결국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어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라는 식이 대부분이었던것 같네요. 

정말 뻔하고 숭고하게 가자면 사랑과 인류애를 실천하며 살고 싶다. 이 정도까지는 어디서 들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여튼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의대에 많이 들어오면 좋겠지만, 
사실 전 적성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대한민국 시스템 내에서 스스로의 삶을 아둥바둥 개척할 필요 없이
체계에만 잘 순응하면 중산층 이상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는 단 한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의대를 들어와도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어디서든지 틈만나면 인성과 사명감을 요구하는데, 

직업이 되고 생업의 수단이 되면 그것은 모두 2차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사명감을 갖는 개인은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사회가 그걸 강요할 권리는 없습니다.

다만 숭고한 사명감까지는 없더라도 최소한의 직업적인 책임의식과 윤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변하는 법인데, 제 주변의 경험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지만,

예과때 인류에 대한 불타는 사명감을 가진 멋진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던 학생일수록 

나중에 현 의료시스템과 현실에 마주하며 더 크게 좌절하는 경향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의대 동기중에 자신의 과거 언행과 행적들을 부끄러워하면서 결국 피부과를 기웃거리던 친구녀석이 있었는데 사실 아무도 그 친구를 나무라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경우에는 살면서 정말 하고 싶은건 게임 말고는 단 하나도 없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교육열 높으신 부모님 밑에서 반항조차 귀찮아하는 게으른 성격으로 태어나
무저항복종을 실행하며 19살이 되어 눈을 비비고 나니 성적은 어느정도 쓸만했고,

근데 주위에서 다들 의대가길래 또 주변에서 의대 가라길래 그냥 묻어가면 중간은 가겠지 에라 모르겠다.

의대 입학하는 순간까지 딱 이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기로는 정말 의대에 들어오길, 의사가 되길 잘 한것 같다고 하루 걸러 한번씩 생각합니다.(나머지 하루걸러 하루는 그 반대라는건 함정)

제가 애초에 큰 욕심도 별로 없었고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수가 힘들어하는 이 직업의 환경에도(딱히 칭찬같진 않지만 교수님 한분께서 넌 병동체질 레지던트체질인거 같다고 하실만큼) 매우 만족하고 있긴 합니다. 

의대 입학 후의 제가 겪었던 세부적인 경험까지 나누고 싶은 마음까지는 없지만, 
요지는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에 들어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성이 아니라 이를 반대로 쓴 성적이라는 두글자입니다.







2. 학벌



기원을 알수없이 고대부터 내려오는 
'의사는 서울 연세대가 아니라면 출신대학 상관없이 면허번호 빠른게 장땡이다' 라는 저급한 속담같은 말이 있습니다.

강세를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말입니다만 이 말을 지금의 제 언어로 해석해 보자면

'의사는 학교간판의 영향력이 매우 크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 간판의 메리트를 누릴수 있는 학교는 서울대와 연세대 뿐이다'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틀린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연세대는 스탭이 되기 위해서 똬리를 틀고 비벼볼수 있는 대학병원이 자교를 제외하고도 여러곳에 있기에 교수가 되는 비율이 타 학교 대비 압도적으로 높고,

페닥이 되었을 경우에도 연봉이 조금 더 높고, 개원을 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누리는 이점이 많습니다.

동네병원 갈때는 친절하고 가깝고 실력만 있으면 의사 출신학교 따지지 않기 때문에 출신학교 중요하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이 말도 괄호치고 서울 연세대는 제외일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요새는 병원에 갈때 응급이 아닌 이상 홈페이지 들어가서 의사약력 뒤져보고 찾아서 병원가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교육과 소득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런 경향이 많은 듯 하고, 깐깐한 경우에 이 의사의 출신 대학이 어디인지, 수련병원이 어디인지도 구별하며 병원게시판이나 커뮤니티등을 통해 병원의 분위기나 평판이 어떠한지까지 따져보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일수록 차후 의사 입장에서 블랙컨슈머로 돌변할 확률도 높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전엔 20-50대 여성의 비보험진료가 많은 과목이나 산부인과에서 특히 높은 비율이었으나 요새 한창 유행하는 관절 척추수술 및 시술 등등 다른 곳에서도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반대학과는 좀 다른 의과대학의 입결 순위따위에는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 연세대만 더더욱 빛이 나는것 같기도 합니다.

시골에 계신 제 할머니께서도 울산의대와 영남의대는 전혀 구별하시지 못하지만

인근 2차병원에서 서울대학교 출신 의사를 초빙했다는 플랫카드를 내건 이후로는 그저 고혈압 약을 처방받는 것조차 그 병원으로만 가신다고 하시네요;;

성균관대나 울산대의 위상도 높아지는게 사실이나 그 학교 졸업생분들이 교원에 임용되는 시점이 비교적 최근일이고  

그분들이 실제적인 연구성과를 내고 학회같은데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이런 것들을 의대나 의료계에 큰 관심 없는 일반 사람들이 인지할 정도가 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3. 지방의대 -> 재수 인서울의대 ?
    국립대도 나쁘지 않은 선택



2번 문제와도 어느정도 이어지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지방의대 다니는데 재수해서 인서울 의대 가고싶어요 라는 글들은 예전에도 참 많았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고민하기에 앞서 자기가 바라는 모습의 포커스를 정확히 맞춰보는게 우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단 난 무조건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면 고민말고 후자이겠죠.



하지만 기타 다른 이유라면 확률이 높고 낮음은 있을지언정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 본인이 잘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뭐라고 이야기하기 힘든게, 
사실 의대생활을 하고 의사가 되고 수련을 받고 하는 일련의 긴 과정들은
뭔가 뻔해보이지만 인생이 그렇듯 본인이 막상 겪다 보면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수많은 변수들 앞에 놓이게 되고, 필연적으로 그것에 휘둘릴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운이 좋다면 본인이 생각했던것보다 좋아질수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많이 나빠질수도 있습니다.



수험생들이 흔히 말하는 메이저의대에 들어간 뒤 좋은 성적을 받겠다 다짐하지만 

말이 쉽지 그것이 고등학교때처럼 쉽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유급을 당할수도 있고

좋은 성적을 받았음에도(학교때는 그래도 공부만 잘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는지)
 
재수없게도 떨턴이 되어서 아얘 학교에서 버림받고 중위군의관으로 군대에 가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공 정할때가 되니 누가누가 어떤 교수님 친인척 및 지인이라는 이야기들은 어디 숨어있다가 그리 많이 튀어나오는지 새삼 놀랍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1학기 끝날 즈음 반수한다고 잠적하는 몇몇을 보고 잠깐 고민했었지만,

이제와서 달리 더 공부하기도 싫었고 지금 학교랑 집도 가깝겠다 배때기가 너무 따뜻해서 그냥 지방에서 학교 다녔습니다만,

여차저차해서 운 좋게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나름 인기과(경쟁률이 1을 초과하면 그게 인기과 아니겠습니까)에도 들어가게 되고,

또 요새 가끔씩 서초구민 코스프레하면서 반포한강공원에서 맥주한잔에 치킨 뜯으며 강비린내도 쐬며 생각하기로 오히려 재수나 반수를 했다면 애초에 서울대 합격할 그릇은 아니었으니 
이정도 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라고 자기위안합니다.



그래도 본인의 꿈이 스탭이 되는 것이라던가, 어떤 특정 병원의 이름이 자신의 목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라면(교수는 하고 싶다고 다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높은 확률은 그 병원이 자교병원으로 있는 학교로 입학하는 것이 맞습니다.

타교출신이라고 무조건 안되는 법은 없지만 그 사람들은 자교생과 비교했을때 바늘구멍을 한두번 더 통과해야하니 2배 이상 어렵습니다.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마음이 확고하다면 1-2년 정도는 투자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재수를 하여 소위 말하는 메이저 의과대학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성적이 애초에 본인이 원했던 학교에 들어갈 정도로 월등하지는 않은 애매한 점수라면 선택의 딜레마가 생기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곳이 우선이되,

지방 거주자라면 소위 말하는 지방삼룡이나 인서울 한양대 중앙대보다는 경북대 부산대가 나을수도 있습니다.

거주지가 전남이라면 전남대도 마찬가지로 더 나은 선택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교를 비하하여 논란을 일으키고자 함이 아니라 지방 국립대가 탄탄함에 반하여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너무 저평가되어있다는 개인적 의견이니 오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흔히들 의사는 시스템에서 길러지는 것이지 혼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환자 개개인이 각각의 연구사례가 될 수 있고, 의사는 그런 환자들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뛰어난 의사로 길러집니다.

학생이 어떤 수능성적으로 의대에 입학했느냐는 사실 그렇게 큰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병원들이 앞다투어 몸집을 불리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 그 병원의 지역기반이 탄탄한가는 생각보다 많이 중요합니다.

교통의 발달로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당장 수도권 내에서 특정병원으로의 환자집중 문제가 더 크다고 봤을때

장기적으로 제도가 계속 바뀌어 나가고 삼성이나 아산병원을 같은 대형상급종합병원이 지속해서 몸집을 불릴 경우에 

자본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수도권의 다른 대학병원들이 얼만큼 버텨낼 수 있을지가 개인적으로는 의문입니다.

지방 국립대는 졸업 후 지방에 있지 않고 BIG5 병원에서 수련받는 환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삼성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제 의과대학 동기 말로는 삼성병원에서는 성균관대 서울대 경북대 부산대 그외 나머지 라는 표현을 사용하더군요.

예전에 의전원으로 막 바뀌던 시절에 경북대 이제 망했네 어쩌네 식의 이야기도 한때 떠돌았습니다만, 의대이든 의전원이든 명문이 순식간에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4. N수



저는 현역이었지만 의과대학시절에 형들이랑 유난히 친했고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 가장 친한 사람도 인턴할때 짝턴했던 계기로 우연히 친해진
(짝턴이란 말이 어감이 좋은데 반해 사실 그 이유만으로 친해지는건 거의 어렵습니다) 37살 형님이에요.
그 형님은 31살에 의전원 입학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늦게 의대 들어오는 것에 비교적 관대한 생각을 가진 편입니다. 

제 생각에 남자든 여자든 아직 20대라면, 그리고 꿈이 있다면, 의대 들어와도 할만한 것 같습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질수록 인생에 있어 어떤 부분들을 미루거나 희생시켜야 하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은 본인이 감당해야할 부분이니 타인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있을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삶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질수는 없습니다.

의대 내에서의 어린 친구들 및 선배와의 인간관계 또한 자기 하기 나름인데 제 경험에 비추어 볼때, 나이 많은거 감내하고 오신 분들이 그런 이유로 불편함을 겪는 모습을 거의 보지는 못했습니다. 

표본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이미 20대 중반 나이대를 넘어버리신 분들의 경우 제가 나이가 어려도 학교선배대접 확실하게 해주시고 그럼 저도 확실하게 인생선배대접 해드리니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나이에 제일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집단이 3수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다른 것으로는 나이가 많을때 주로 전공선택 관련의 불리함 같은 이야기들을 주로 물어보는데,

보통 지방의 병원은 그런 경향이 조금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학교 출신이 섞여 모이는 수도권의 병원에서는 그런 불리함도 그리 크지 않다고 봅니다.

앞에서 말한 제 짝턴이었던 선생님도 자교출신이 아니었음에도 경쟁 뚫고 당당히 피안성정재영 중 한곳에 입성했습니다. 
(사실 성모병원같은 경우는 오히려 본교에 메리트가 너무 없다는 말도 있긴 합니다만)

요새도 보면 인생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항상 능글능글 환자분들과 라뽀도 좋으시고 
노인환자분의 자녀보호자분들(가정을 이룬 30대 중후반)과 나이대가 비슷하신 경우가 많아(;;) 
같이 이야기하면서 맞담배도 피우시고 하는거 보면 나이 많은게 꼭 불리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의 병원은 고여있는 물이여서
그런지 나이어린 사람 선호하고 부려먹기 좋은 사람들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던거 같은데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는 실습도는 학생들에게도 폴리클샘 혹은 학생선생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네요.

저 실습돌때는 화난 목소리의 야 의대생 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항상 기가 죽었는데 이런 분위기는 정말 좋더군요.



대체로 많은 의대생들이 N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이유는 점점 나빠지는 의료여건에 비해

본인이 선택할수 있었던 상황들 내지는 본인 또래의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개개인의 상황은 개개인만 알 수 있는 겁니다.

전 나이 상관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은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무조건적인 된다 안된다 하는 법도 없고 나머지가 다 안되도 
본인이 되면 본인한테는 그게 100%의 확률이 되는겁니다.

다만 제가 20대 정도까지 할만하다 라고 말한 이유는, 
의대 졸업시의 전공선택도 전공선택이지만 실질적인 정년때문입니다.

다 아시는 사실로 의사의 자격에는 정년이 없습니다만 실제적으로는 정년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교수는 정년이 있고(스타급 교수님들 같은 경우 은퇴 이후에도 명예진료수 혹은 촉탁교수 등으로 1-2년 단위 재계약을 하시기도 합니다)

페이닥터도 원장급이 아닌 이상에야 60대까지 일한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처음 채용시에도 같은 값이라면 어린 원장을 선호하는건 모든 병원장들의 동일한 심리일 것입니다.

개원의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원장은 '40대 중반의 얼굴을 가진 의사' 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어디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의사도 젊어보이기 위한 외모관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5.수입



기대수입이 갈수록 적어지는것은 누누이 들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직업적 보상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것이 결국 불가능해질때 나오는 최후의 수단이 근로시간의 단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제는 전공의의 노동강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부터 작년과 올해가 확실히 다름을 체감하고 있는데요.

이전세대의 의사들이 전문의 이후의 고소득을 기대하고 전공의의 고충을 참아낼 수 있었다면

이제 우리세대의 의사들은 그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두가 받아들여버렸기에 더 이상 참을수가 없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빛을 내서 개원을 해도 몇 년 안에 빛을 갚고, 이후 몇 년 안에 건물의 한 층을 분양받고, 또 몇 년 안에 그 건물을 통째로 인수하더라 라는 식의 이야기는 우리 아버지세대의 꿈같던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기초자본 없이 빚 내서 개업 함부로 하는 시대는 절대 아닙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성공하는 의사들이 있지만 그분들은 의사보다는 사업아이템을 잘 기획한 유능한 경영자에 가깝고 

그 정도로 흐름을 꿰뚫어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의 소유자라면 의사를 하지 않아도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요.



페닥 월급도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의사월급은 net이라는 표현을 써서 세후기준으로 계산되는걸 감안하면 
아직도 일반 회사원 보다는 높은 편에 속합니다. 

간혹 후배들하고 이야기해보면 내가 고등학교때 공부를 더 많이 했고 의대에 와서 또 더 공부를 많이 했으니 다른 친구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잘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식의 
생각이 엿보이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아주 한심한 생각입니다.

지금 제 친구들중에 유일하게 자가용으로 1억이 넘는 벤츠를 모는 친구는 의사도 변호사도 아닌 대농장주의 아들입니다.

대학에 진학할 필요도 없었고 결혼도 일찍 하고 주말마다 바다낚시를 취미로 다니더군요.

학교다닐때 공부 잘했던 거랑 잘 사는 거랑은 아무 상관 없다는 사실은 빨리 직시할수록 좋습니다.
 


소득은 본인의 성적이 아닌 생산성에 비례하는 것이고 많은 돈을 받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고용주(병원)에 그만큼의 돈을 가져다 주는 것이죠. 

생각해 봅시다. 

아무리 3분진료를 한들 의사가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의 숫자에는 결국 한계가 있고 

의사가 버는 돈은 비보험과목이 아니라면 국가에서 정한 수가에 종속되어 있고, 

수가는 상승보다는 포괄수가제같은 것들 때문에 실제적으로 하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사의 숫자는 해마다 점점 늘어납니다.(고령화 때문에 환자도 늘기는 합니다만)

당신이 얼마나 똑똑하고 실력있는 의사이든 얼마나 열심히 살든 그것과 상관없이 당신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는 차치하고, 주어진 상황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페이는 대체로 서울보다는 지방이 약간 더 높습니다.

아까 지방국립대를 좋게 말한 이유중 또 하나가 여기서도 기인합니다.
지방에 거주할 경우 월급은 더 많이 받는데 부동산비용과 물가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의사의 삶의 수준은 지방이 서울에서보다 훨씬 좋을수밖에 없습니다.



써놓고 보니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아 보일수 있겠지만, 
그래도 직종별 상대수익에서는 의사가 갑자기 뒤로 확 밀려나는 일은 없을거라고 봅니다.

앞으로도 의사는 상대적 고소득자에 속할 것이고, 
중산층 대부분이 서민으로 전락해가는 대한민국에서 

아직 의사는 큰 욕심부리지 않으면 중산층으로 살면서 저축도 조금씩 하고 한가족 먹여살리는데는 별 문제가 없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6. 미래



지금은 공부에 전념할 때이지만,  수능이 끝나고 좋은 성적표와 함께 운좋게 자신에게 선택지 몇장이 주어진다면, 

그리고 본인은 저같은 허무주의 귀차니스트와 다르게 어떤 상황에서도 So be it 할 자신이 없다면, 

그 때는 깊은 고민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의료사회와 시스템이 어떤식으로 변화할 것인지,

그렇게 된다면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나의 미래와 그 모습이 과연 부합할 것인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의술은 참 자유롭습니다.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의료 지식과 기술은 세계 어느나라를 가더라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똑같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왓더퍽킹하게도 한 국가 내에서의 의료체계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의료는 국가기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의사는 국가가 정한 원칙에 따라 

제한적인 권리를 부여받고, 의료시스템은 국가정책에 절대적으로 휘둘릴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란 국가에서는 정책을 결정해가는 어느 사이드에서도 의료계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한쪽에서는 다수의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복지공약의 일면으로 포괄수가제 확대시행 등으로 대책없이 의사들을 옥죄어 옵니다.

반대쪽에서는 원격의료를 시발점으로 기업과 대형병원의 배를 불려주고 의료의 자본종속화를 향해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지만 앞서 말했듯 의료는 국가와 국가정책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대한민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다른 국가에서 의사가 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길게 바라보면 어떻게 될까요

설국열차라는 영화에서 2시간이 넘도록 풀어서 설명한 뻔한 이야기같이 
맨 뒷칸에 타고있던 외팔이 할아버지는 엔진실에 있던 주인 아저씨랑 언제나 한패입니다.

마찬가지로 서민 편드는척 하는 쪽이나 대놓고 자본에 달라붙는 쪽이든 크게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포괄수가제가 확대시행될수록 이미 널리 알려진 부작용들이 생길 것이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자본가들은 본인의 돈을 더 내고서라도 제대로 된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고 싶다는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에 따라서 정책가들은 국민건강보험을 점점 허물어낼 것이고 

부자들은 민간보험을 이용해 대한민국 0.1%만이 이용할수 있다는 차움의 라이프센터같은 곳들에서 최상급 대우를 받지만,

일반 사람들은 큰 병에 걸려도 진주의료원같은 지금은 없어지던 말든 쳐다보지도 않는 수준의 국립병원밖에 이용할 수 없게 될겁니다.

그리 이상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원격의료 법안을 시작으로 정치권에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정책을 바꿔나가니 

의사든 국민이든 이 말이 맞나 저 말이 맞나 휘둘리며 어쩔줄을 몰라하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미래에는 삼성병원 신사점 종로점 목동점 등등이 직영으로 생겨나고 

젊고 잘생긴 지점원장과 의료진이 고용되고

그 곳에 삼성메디슨에서 만든 첨단 의료장비들을 구비하고
 
또 나이스한 원격의료시스템도 이용해서 삼성서울병원 '본점'의 유명하신 교수님들과의 다이렉트한 자문협진체계를 갖추는 멋진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을수도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이 아니라 삼성화재를 이용하는 고객은 진료비의 0.5%가 적립될수도 있어요.

특별히 토탈헬스케어 패키지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에 한해서 더 수준높은 검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마치 파리바게트와 파리크라상의 퀄리티 차이정도 될 수 있을까요.

그쯤 되면 의사 개인이 본인의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체인점들 사이에 맛으로 버티며 살아있는 동네빵집보다 힘들어질수도 있습니다.

의사들이 동네빵집이 자본에 휩쓸려 망해가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듯,
일반 사람들도 개인병원이 망해가는데는 큰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상적으로 잘만 굴러간다면 일반사람들 중에는 홈플러스가 격주로 일요일에 쉬게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시나리오를 더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이 있을겁니다.
자유경쟁시대니까요.

결국 의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자본에 귀속되어 있는 계약직 고소득 노동자쯤 될지 모릅니다.

(차병원이나 삼성까는 글 아닙니다. 그냥 거대자본의 하나를 예시로 든 것일 뿐입니다.)

물론 이런 상상은 지금 시점에서는 극단으로 치닫고 논리의 비약도 많은 소설에 불과합니다만,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여러분 나름대로의 생각과 논리로 본인의 미래를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위에 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료의 완전한 자본종속화와 그에 따라 개인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1차의원의 전반적인 몰락까지는 제 세대의 의사가 겪을수 있는 일이라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7. 의대에 입학한 후배들에게 바라는 점



의대에 입학하기 전 생각했던 의대의 모습과 실제 의대교육현장의 모습 차이보다

의대에서 생각했던 의료현장의 모습과 실제 의료현장의 차이는 더 큰 것 같습니다.

파업 이야기가 나오는데 파업이라는 단어와 밀접하게 연관된 단어중에 노동자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노동이란 단어는 분명히 멋진 말이고, 사전적 의미에서 의사는 분명히 노동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선입견 때문인지, 현실이 이정도인가 싶어 씁쓸할때도 많습니다.

분노할 일도 많을겁니다. 벌써 분노하는 친구들도 있으려나요.



다만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작정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소통을 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 파업이야기는 그조차 힘들어져서 나오는 수단이긴 합니다)



의대에 들어온 이후 종종 느꼈던 사실중 하나가, 
의사집단 내에는 (의대와 병원을 벗어날 경우) 편협하고 소통할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최고의 지성이었던 사람들이 한 곳에 오래 모여서 자기들끼리만 대화하고 생활하고 공부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 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대화가 필요없이 항상 대접받았고 우월의식을 갖는데 익숙했거든요.

고등학교때는 문과들 미적분도 제대로 못하는 문돌이라 무시하고 

대학교때는 약대생들 의대 못가서 약대 진학한 것들이라  깔보고 

치과의사는 기술자지 의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학을 졸업해서는 의전원 출신은 태생이 의대보다 못한 종자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책을 결정하고 국가를 이끄는 사람들은 결국 그렇게 우리가 무시했던 문과출신들이고  멍청하게 병원 내에서 공부와 진료만 했던 의사집단은 생각보다 훨씬 호구 취급을 받습니다. 

공직약사회나 공직치과의사회는 있지만 공직의사회는 없습니다. 

의사는 거리에서 파업을 해야하지만 그 친구들은 정부 안에서 직접적으로 정책결정에 참여합니다.

의전원 출신을 아무리 무시해봤자 실제로 그들이 받는 제도적 불이익은 없기에 거기서 체감하는 상대적 박탈감의 정신승리에 불과합니다.
미국 남부의 백인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좁히고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존재라고 여기는) 히스패닉 사람들한테 가지고 있는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는 작용기전입니다.

좋지 못한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동료와 협력자들이 필요한데 온통 주위에 적개심만 불러일으키고 다니는 꼴입니다.



위의 사례와는 별개로 
의사들이 주장하는 바가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전혀 틀리지 않은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슬프게도 우리의 주장이 옳고 그른지의 여부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회는 옳고 그름의 순수한 논리로만 흘러가지는 않거든요.

그렇게 사방에서 집단간의 이익이 상충하며 힘의 밸런스 게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많은 의사들은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세대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똑같이 몰락해 갈 거란 사실은 어느정도 자명합니다.
그러니 공부하느라 힘들더라도
여유 있으실때 책도 많이 읽으시고 대화하는 방법도 연습해보고 글도 조금씩 끄적거려보시길 바랍니다.

또 앞으로 당신들이 마주할 어느 상황에서라도 

"겨우 이런 대우를 받자고 우리는 힘들게 10-15년을 바친게 아니다" 라는 전제가 느껴지는 태도로
타 집단에게 의견을 표출하고 논리를 전개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 있어 타 집단을 상대적으로 깎아내려는 시도 또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불로소득이 아닌 본인의 노동 생산성에 기대어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 힘들지 않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예전의 고성장시대가 아닌만큼 사람들이 나누어 먹을수 있는 파이 자체의 크기가 작아졌다고들 말합니다.

전과 같은 수준의 노력으로는  동등한 수준의 사회적 위치도, 금전적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다는건 너무나 뻔한 이야기겠죠.

대한민국 사회에서 특별한 어떤 급변상황(전쟁 or 통일 or both - 개인적 생각임)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건 앞으로도 계속될거라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불확실한  대한민국에서 대다수가 바라보기에 그래도 의사집단은 아직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밟고 서 있는 절망적으로 보이는 이 바닥조차 또 많은 사람들에게는 천장으로 막혀있어 올라설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니 그런 사람들이랑 비교해서 안도감 느끼자고 미쳤다고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한 것이 아니다.

비교 대상이 잘못되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의대에 올수 있었지만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볼까요?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기재부에 들어간 스스로 세종감옥에 수감되었다고 말하는 친구도

고교시절 3년내내 전교1등하더니 2번의 도전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연수원을 졸업하고 대형로펌에 들어간 수재녀석도

이름있는 로컬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유명한 스트레티지스트를 꿈꾸며 RA를 하는 친구도

경찰대 졸업하시고 본청 경비국에서 밤새 일하시는 고등학교 선배님도

다들 새벽같이 출근하여 밤 12시 전에 퇴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똑같이 젊음을 바치고 있고 똑같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말단이나 끝자락부서 한직이 아닌 이상에야 공무원도 정시퇴근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있을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편한 의미로 공무원이란 단어를 함부로 쓰시면 안돼요)



저는 당직을 서고 다음날도 당직을 서고 그 다음날도 당직을 서고 뭐 그렇게 쭉 이어지는 생활도 종종 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수면부족을 핑계로 머리 감는걸 과감히 포기해도 됩니다.

셔츠는 가운안에 입으니 다림질해 입을 필요도 없고 넥타이는 단색 지퍼넥타이면 충분하고

일단 출근한 이후에는 대충 스크럽복으로 갈아입고 크록스 끌고다니며 활개치면 됩니다.

짬내면 낮에도 쪽잠을 잘 수 있고 운 좋으면 합쳐서 하루에 6시간까지 잘수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다른 곳에 있는 친구들은 적어도 매일 아침 단정해야 할 의무까지 있네요.

제가 너무 긍정적인가요?



여튼 우리가 하는 말이 옳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먼저 들어줄수 있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길 바랍니다.
다른 집단이 의사를 이해해주길 바란다면 먼저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의 의대생들이 의사가 되고 나중에 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점이 언젠가 오게 되었을 때는 지금보다 대처방식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전망에 그저 휩쓸려가는 것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전망을  준비해야 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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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앜 · 444450 · 14/04/21 16:25

    좋은글이네요 ^^

  • 베리타스루스미아 · 284850 · 14/04/21 16:27 · MS 2009

    긴 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은 평소 말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 criticality · 480333 · 14/04/21 16:31

    근래에 본 의사에 대한 글중 단연 최고네요

  • 저격총 · 487949 · 14/04/21 16:42

    글 좋네요. 몇일전 아무개씨가 올린것과 비교하면 완벽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 동글몬 · 404192 · 14/04/21 16:55

    진짜 잘쓰고 좋은 의견

  • 성골 · 344151 · 14/04/21 17:06 · MS 2010

    글 진짜 잘쓰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뜻 밖의 행운 · 496790 · 14/04/21 17:29 · MS 2014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헤게모니 · 444405 · 14/04/21 17:44 · MS 2013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닭고기 · 477078 · 14/04/21 17:56

    필력 ㄷㄷ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솜씨 또한 엄청 나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

  • 국영란 · 488173 · 14/04/21 18:05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링크드 · 431537 · 14/04/21 18:07 · MS 2017

    정말 많은것을 느끼게 해 주는 글이었습니다. 비단 의료직종사자에게만 국한된 얘기도 아니겟지요... 어차피 다 비슷하게 흘러가니까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새로이 생각해보는 내용도 많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 장관 · 472453 · 14/04/21 18:09 · MS 2013

    글쓴 분께서 자신을 너무 폄하하신 듯해요.
    게으르시고 복종하시는 청소년기를 보냈으나 지금은 이런 글을...ㄷㄷㄷ
    엄하게도... 엄청나게 훈남이실 것 같네요 ㅋㅋㅋㅋ
    이런 유머와 안목, 배려를 지니셨으니... 킹왕짱 하세용 ㅎㅎㅎㅎ

  • C3PO · 441400 · 14/04/21 18:10

    이렇게 써주면 얼마나 읽기 좋고 보기좋아ㅠㅠㅠ정말잘봤습니다ㅠㅠ비록 의대생은 아니지만...ㅋㅋㅋㅋ

  • 장관 · 472453 · 14/04/21 18:11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추억앨범™ · 6955 · 14/04/21 18:36 · MS 200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의대 공부하고 전공의 생활하다보면 이런 필력 잃어버리기 쉬운데 글 상당히 잘 쓰시네요.
    근데 이런 글쓰시면서 저를 언급하시면, 비추몬 달고다니는 전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ㅠ

    글 내용 중에 "자본에 귀속되어 있는 계약직 고소득 노동자" 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제가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말입니다. 이게 우리 의사들의 미래예요.
    의사가 된 뒤의 생활이 궁금한 분들은 아마 이 말을 곱씹어보면 정답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

  • PrettyBeauty · 503100 · 14/04/21 20:57

    제가 수험생 시절에 추억앨범님 싸이월드 일기장 몰래 눈팅하면서 나도 꼭 의대가야지 했었더랬습니다 ^^

    아직도 계서서 개인적으로 많이 반가웠습니다.

    저는 막상 의대 간 이후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내 삶이 지치니 오르비같은 공간을 떠나게 되었는데 추억앨범님 아직도 남아계시면서 쭉 멘토역할 해주시는거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비추몬이라는 것은 저 손바닥인가요? 훈장이라고 생각하십시요 ㅎㅎ

  • 섹서아저씨 · 467928 · 14/04/21 18:38 · MS 2013

    멋지십니다. 그 어느글보다도 단연 이해하기쉬우며 명쾌 통쾌합니다

  • 조오용 · 350817 · 14/04/21 18:41 · MS 2010

    제가 의예과 진학해보니까 너무 선배 중심적인 생활을 하네요.
    독고다이로 성적만 좋아서는 되는게 아니라고 선배들이 강조하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PrettyBeauty · 503100 · 14/04/21 20:58

    학교마다 많이 분위기가 다르니 뭐라 해줄말이 없습니다만,

    극단으로 치닫고 싶을때도 중간에 묻어가려고 최대한 노력해 보세요.

  • 리앙 · 343397 · 14/04/21 18:42 · MS 2010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궁금했던점들이 싹 사라졌네요 감사합니다 ^_^
    수험생활 하는동안 힘들때마다 이 글을 봐야겠네요 ㅎㅎ 정말 감사드려요!

  • 램신 · 469883 · 14/04/21 18:44 · MS 2013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임독양맥 · 434190 · 14/04/21 19:09 · MS 201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슈돌이네 · 369414 · 14/04/21 19:11 · MS 2011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해파리ENT · 406319 · 14/04/21 19:11 · MS 2012

    의대지망생은 아니지만 정독했네요 잘읽었습니다ㅎ

  • 다큐 · 386689 · 14/04/21 19:26 · MS 201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큐 · 386689 · 14/04/21 19:26 · MS 201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HannahS · 311822 · 14/04/21 19:30

    글이 참 잘읽히네요.
    의대생들은 사실 글을 비교적 못쓰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근거없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필력이 대단하신걸 보고 읽으면서 내내 놀랐습니다.
    레지던트생활, 병동 생활 타입이라는건, 어떤 의미인가요?

  • PrettyBeauty · 503100 · 14/04/21 21:00

    저도 정확하게 무슨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잘 안씻고 아무데서나 쪼그려서 잘 자고 하는것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 의대고고씽~ · 409873 · 14/04/21 19:31 · MS 2017

    감동적일정도로 좋은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갈매기의꿈 · 275794 · 14/04/21 19:46 · MS 2009

    후배들, 그리고 앞으로 후배가 될 이들에게
    귀한 조언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줌달연성울 · 457245 · 14/04/21 20:29 · MS 2013

    멋있다 그래서 부럽다

  • 웨하스 · 362791 · 14/04/21 20:35 · MS 2010

    내용도 좋지만 글솜씨가 압권이네요. 부럽습니다.

  • yoyo · 33499 · 14/04/21 20:45 · MS 2003

    엄청 좋은말

  • PrettyBeauty · 503100 · 14/04/21 21:03

    yoyo님 글들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본질을 들여다 보면 결국 제가 쓴 글과 거의 다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악성 댓글에 너무 마음쓰지 마시길^^

  • 프랑스초코칩 · 479710 · 14/04/21 20:5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프랑스초코칩 · 479710 · 14/04/21 20:53

    최고네요. 특히나 가장 공감가고 옳은말

    '학교다닐때 공부 잘했던 거랑 잘 사는 거랑은 아무 상관 없다는 사실은 빨리 직시할수록 좋습니다.
    소득은 본인의 성적이 아닌 생산성에 비례하는 것이다'
    제발 오르비 공부벌레들아 공부가 돈이랑 비례할거라 생각좀 ㄴㄴ해.
    공부가 중산층에 진입할 확률을 높여주는건 사실이지만 어느정도 수준만 넘으면 개인의 생산성차이지 공부량차이가 아니에요 ㅎㅎ.

  • sycusk · 433978 · 14/04/21 21:22 · MS 2012

    진짜 최고네요.. 저장해놓고 틈틈이 읽어야겠어요ㅎㅎ
    같은 반포동 주민으로서 의대 붙게 된다면 꼭 식사 한 번 대접하고싶네요ㅋ

  • 성의15여신 · 446819 · 14/04/21 21:38

    이런 글 너무 좋아요 작년 현역때부터 재수를 결심할때까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어요 이런 좋은 글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듯한 수험 생활에 확신을 가지게해주네요ㅠㅠ

  • dojaebong · 451689 · 14/04/21 22:19

    전달과 내용면에서 나무랄데없는 좋은글 수험생에게 많은 도움 될거예요 major병원에서 수련하시네요. 유능한 의사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 기술자君 · 27444 · 14/04/21 22:52 · MS 2003

    스압이어서 더 좋았던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ldnxk · 465662 · 14/04/21 22:59 · MS 2013

    제가 오르비에서 본 글중에 단연 최고의 글이네요. 거의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댓글도 쓸정도로 ㄷㄷ
    특히 마지막 의대 후배들을 위해 쓰신 글은 정말 프린트해서 의대가는 학생들한테 읽혔으면 좋겠네요. 훌륭한 글 잘 봤습니다

  • TS외과의 · 501143 · 14/04/21 23:03 · MS 2014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던 학생일수록 나중에 현 의료시스템과 현실때문에 더 좌절한다고 하셨는데 ㅠㅠㅠ그말이 슬프기도하고ㅠㅠ또 외과의를 꿈으로 가진 저로서는 그래도 일단 의대를 갔으면 좋겠네요...외과의사라 하셨는데 의사가 되길 잘했다고 저렇게 생각하시는거에 대단하신거같아요 또 저 말이 웃기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구요. 아쉽게도 성적이 부족한 저는 의대진학을 위해서 1년 더 남들보다 늦게 가는걸 선택했는데요...언젠가는 저도 의사선생님이 될 수 있겠죠..?.잘읽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해요. 당직에 당직이라 하셨는데 그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 산업공학시바ㄹ · 496202 · 14/04/21 23:14 · MS 2014

    필력 대단하시네요.. 역시 학벌과 필력은 비례하는가

  • 줌달연성울 · 457245 · 14/04/21 23:27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2015b · 493705 · 14/04/21 23:29 · MS 2014

    글쓴이분이 참으로 겸손하다는 것이 글전체에서 풍깁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 math1st · 420752 · 14/04/21 23:29

    다른길을 걷고있지만 충분히 공감가는글이었어요. 글 잘쓰시네요. 라뽀충만한 성실한 의사쌤이실거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생올국대 · 464043 · 14/05/06 21:27 · MS 2013

    라뽀가 뭐에요?

  • 생올국대 · 464043 · 14/05/06 21:27 · MS 2013

    라뽀가 뭐에요?

  • YUMCP · 491201 · 14/04/21 23:30 · MS 2014

    정말 글 잘쓰시네요.
    의대에 이런 분들만 있는건가.. 새삼 의과대학에 대한 경외심도 약간 드네요..

  • TmaYracle · 459467 · 14/04/22 00:32

    정말좋은글이네요ㅎㅎ지방의대를목표로준비하고잇었는데ㅎㅎㅎ

  • 수학 열공 · 349503 · 14/04/22 00:38 · MS 2017

    공감이 되는 좋은글입니다~^^

  • 별의소리 · 443355 · 14/04/22 01:19 · MS 2017

    최근 인터넷에서 읽어본 글들 중에 가장 부드럽고 깊이있는 글이었어요.
    의사의 미래도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네요..

  • 인생수업 · 488737 · 14/04/22 01:21 · MS 2017

    정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의사가 꿈인 학생들, 의대생들,젊은 의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이네요.
    의사답지 않은(실례라면 죄송) 글솜씨와 균형잡힌 마인드가 존경스럽습니다^^

  • 줄리엣94 · 386569 · 14/04/22 02:14 · MS 2011

    감동받앗어요..
    전공의 되고싶어요ㅋㅋㅋㅋ넝담ㅋㅋㅋ

  • 에이트리 · 165499 · 14/04/22 08:47 · MS 2006

    아주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최고.

  • young choi · 389209 · 14/04/22 13:42 · MS 2011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나 타넨바움 · 443112 · 14/04/22 18:51 · MS 201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러너s High · 288390 · 14/04/23 09:50 · MS 2009

    겸손하지만 솔직하고 핵심을 꿰뚫어 볼줄아는 분 느낌이 듭니다 ㅡ많은것을 배워갑니다 감사드려요

  • 일기일회° · 494883 · 14/04/24 09:21 · MS 2014

    정말 유익한글이네요ㅎ

  • 知識人™ · 15977 · 14/04/25 10:40 · MS 2003

    참 글이 좋네요. 정독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인턴 근무중인데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저도 후배들을 위해서 글 한번 남겨봐야겠어요 :)

  • smileface · 443717 · 14/04/27 10:23 · MS 2013

    읽으면서 반성이 많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편협한 생각이 부끄럽네요. 카톨릭병원 계시나봐요. 부럽습니다.

  • 단치가자 · 370462 · 14/05/11 14:58 · MS 2011

    글쓴이님 저기 저 진지하게 만나서 밥한끼 하면서 묻고 싶은데 어떠세요ㅡ ? 제가가톨릭병원으로 갈께요 쪽지주세요

  • 올라가고싶다 · 464934 · 14/06/22 17:07 · MS 2013

    28살에 의대에 입학한다면 많이..늦은건가요?글에서도 의사도 분명 정년이존재한다 말씀하셧는데..제 계산상으로는 28살에 예과1학년이라면..37살에 전공의4년차가되고 전문의자격을 취득하면 38살이..되겠군요..페이닥터로는 60살이상까진 일못한다하셨는데...28살에 예과1학년..많이늦은건지요?

  • 생올국대 · 464043 · 14/06/23 17:50 · MS 2013

    많이 늦긴하죠 그래도 군의관 3년빠지니까....

  • 꿈한가득 · 52184 · 14/11/15 13:44 · MS 2004

    저도 본과 3학년입니다만 의료계의 어두운?미래와 과거 부모님 세대의 성공을 보며 느끼는게 많아요.
    요즘은 다들 어렵고 중산층이 없어지고 서민화되는 현실 그리고 타전문직들의 몰락을 보며 그나마 의사가 최후보루가 아닌가 싶습니다.
    언급하신 계약직 고소득 노동자란 말이 공감가는데요. 우리나라 의료는 관치의료라 참 의사슨 공무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소득 공무원.
    이젠 많은돈을 벌고 여유있는 의사의 삶을 꿈꾸기는 어렵고 적당히 벌면서 가족은 먹여살리며 취업걱정은없는..그런 삶이 일반적일것 같네요.

  • 피망좋아 · 581372 · 15/07/29 02:18 · MS 2015

    의사들이 http://www.chobing.com/?NVKWD=%EC%9D%98%EC%82%AC%EC%82%AC%EC%9D%B4%ED%8A%B8&NVADKWD=%EC%9D%98%EC%82%AC%EC%82%AC%EC%9D%B4%ED%8A%B8&NVAR=PL&NVADID=1342885815+0CC0000nHFrjd-87005r
    정도의 연봉을 받는게 사실인가요?
    이정도면 박사 나와서 받는 초봉의 3~4배정도 되는것 같은데요. 궁금합니다. 특별한 꿈은 없고 고대 전전 합격했는데 뭐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합니다

  • 솔방울토토 · 878215 · 20/01/26 11:02 · MS 2019

    정성스러운 경험글 감사합니다.

  • 하얀안개 · 212435 · 23/11/29 18:55 · MS 2007

    10년이 다 되어가는 글이지만 너무 잘 읽었습니다. 필드에서 꽉 막힌 쌤들때문에 힘들때 많은데 속이 뻥 뚫리는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