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타 [311385] · MS 2009 · 쪽지

2014-03-24 20:48:00
조회수 429

공부법-서론,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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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수능, 2012수능을 치뤄봤던 경험을 살려 써봤던 글입니다. 지금하고는 좀 다를수도 있는데 혹시 참고하실분 있으면 보시라고 올려봅니다. 글 내용 대부분이 제 주관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ㅎㅎ


 대한민국 사회가 상당히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상당히 유용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수능과 관련된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 되어있고 크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공부를 잘하는 법에 대해서 나름의 방법론을 제시하려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 그것은 무언가를 잘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많은 능력, 기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선천적인 재능의 차이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익숙하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수능시험을 위한 공부에 있어서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머리로 아는 것을 손도 아는 정도인 것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생각해 보자. 자전거를 타는 법을 아무리 책에서 보고 이론을 안다한들 직접 탈 수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자전거는 타보면서 탈 수 있게 된다. 당구는 어떠한가? 당구는 수학적으로 그 경로를 계산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계산을 잘 한다는 것이 당구를 잘 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보통의 경우 당구 역시 많이 쳐본 사람이 잘 친다. 즉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남들보다 조금 오랜 수험생활을 거치면서 깨닫게 된 일종의 깨달음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영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방법론을 소개하고자한다.

 

언어

 

 언어는 필자에게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지만 공부법을 설명하기 가장 까다로운 과목이기도 하다. 사실 말하자면 처음부터 잘했고 그래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잘해진 과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어 역시 어떻게 하면 확실히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일종의 방법론을 제시할 순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꾸준히 잘해왔기에 별다른 고민이 없었던 언어영역조차도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딱히 공부법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어떠한 스킬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방식이 정말 맞는지, 정작 수능시험장에서는 성적이 잘 나올 수 있을지 불안했던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두 번의 수능에서 각각 99%, 100%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것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면 언어영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어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지문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이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EBS교재에 있던 지문을 하나 보겠다.


The process of reading is a process of meaning-creation by integrating one`s own need, understanding, and expectations with a written text. Each student will have a different need, understanding, and expectation, so each student will derive a slightly distinctive message from reading a particular book or poem. But the text itself will be constructed on the basis of conventions which may or may not be directly accessible to the student, and some of these conventions will, if misinterpreted, so distort the meaning that the text will be perceived as incomprehensible, or irrelevant. There is no point in leaving students to grope their way towards understanding without direct intervention to clarify what might remain unaccessible for so long that they will abandon literature in frustration if they are not helped.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문학공부란 문학적 관습을 익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학적 관습을 모른다면 문학작품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결국 그 의미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은 규모 상으로 국내최대의 시험이며 따라서 평가의 객관성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문학문제의 경우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그 방향을 [보기]를 통해 제시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문학문제에 해석의 준거가 되는 [보기]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문학적 관습이 상당히 보편적이기 때문에 문학적 관습을 잘 익히고 있다면 당연히 나와야 하는 정해진 해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문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문학적 관습을 익히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문학적 관습을 익히는 방법으로는 앞으로 제시할 방법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시도해보지 않았던 방법들에 대해선 뭐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물론 개인적으로 다양한 스킬을 중시하는 방법론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방법론과 관련된 서적이나 인강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그러한 서적이나 인강을 보지 말라고는 할 수 없겠다. 다만 필자는 가장 기본적인 접근법이 상당히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저 지극히 평범한 수업을 많이 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수업이란 예를 들어 시를 수업할 때 시어에 밑줄치고 무슨 의미인지 색 있는 펜으로 적어가는, 그리고 시의 주제, 대상, 상황 이런 것들을 시 옆에 적는 수업을 말하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인지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되는 그런 수업 말이다. 이러한 수업을 많이 듣고 스스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학적 관습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특정한 방법론이나 스킬로 문학을 해석하는 틀을 어느 정도는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그 틀이 완벽하기도 어렵고 더욱이 시험장에서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틀이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그 틀은 복잡한 틀이 되어서 익히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수학에서의 통계적 추정 파트의 신뢰구간을 생각해 보자. 신뢰구간이 넓어질수록 신뢰도는 높아지지만 신뢰구간이 너무 길면 그 추정은 가치가 없어진다. 반대로 신뢰구간이 짧으면 신뢰도가 낮아져 추정의 의미가 없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해석틀이 간단하면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좁아지고 해석틀이 복잡하면 적용 범위는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좁은 해석틀과 너무 복잡해서 익히기 어려운 해석틀 둘 다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다. 다시 수학으로 돌아와서 신뢰구간을 짧게 하면서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그것은 바로 표본을 늘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문학작품들을 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즉 많은 문학 작품들을 접해보고 스스로 감상도 해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보며 언어 선생님의 정확한 해석을 듣고 자신의 해석과 비교해보고 의문도 가져보고 자신이 자의적 해석이 의미를 왜곡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질문도 해보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학적 관습들을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 자체가 바로 문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정도라고 생각한다.

 비문학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글의 종류와 구성방식과 같은 이론들을 공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종류의 글을 읽는데 어떠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외우는 것은 너무나도 피곤하고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많은 비문학 지문들을 읽어보고 그 내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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