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어린왕자 [376622] · MS 2011 · 쪽지

2014-03-12 22: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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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모의 국어B형 38번 3번 선택지에 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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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사(觀察使)가 각 고을을 돌아다니며 관곡을 조사하다가 정선 고을에 와서 축난 것을 보고 크게 골을 내며

“어떤 놈의 양반이 이렇게 했단 말이냐.”

하고 양반을 잡아 가두라고 하였다. 군수는 그 양반이 워낙 가난해서 관곡을 갚을 길이 없음을 불쌍히 여겨 차마 가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해서 무슨 딴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퍽 곤란한 처지였다. 양반은 밤낮으로 울기만 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아내는,

“평생 글 읽기만 좋아하더니 관곡을 갚는 데는 전혀 소용이 없구려. 허구한 날 양반, 양반 하더니 그 양반이라는 것이 한 푼어치도 못 되는구려.” 했다.

마침 그 마을에 있는 부자 한 사람이 집안끼리 상의하기를

“양반은 비록 가난하지만 늘 존경을 받는데, 우리는 비록 부자라 하지만 늘 천대만 받고 말 한번 타지도 못할 뿐더러 양반만 보면 굽실거리고 뜰 아래서 엎드려 절하고 코가 땅에 닿게 무릎으로 기어 다니니 이런 모욕이 어디 있단 말이요. 마침 양반이 가난해서 관곡을 갚을 도리가 없으므로 형편이 난처하게 되어 양반이란 신분마저 간직할 수 없게 된 모양이니 이것을 우리가 사서 가지도록 합시다.”

부자의 말에 담긴 생각 :

☞ 군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 추론할 수 있다.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양반을 옥에 가두면 신분을 박탈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말을 마친 후 부자는 양반을 찾아가서 빌린 곡식을 대신 갚아 주겠다고 청했다. 양반은 크게 기뻐하며 이를 허락했다. 그리고 부자는 곡식을 대신 갚아 주었다.

군수는 그 양반을 위로할 겸 또한 관곡을 갚은 내력을 들을 겸 그를 찾아 갔다.

무엇을 위로할 것인가? 그것이 무엇이든 군수가 양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군수는 양반이 지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관곡을 갚음으로써(어떻게 갚았는지는 모르고) 그것을 면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위로할 것은 그런 상황에 처했다가 모면한 일을 겪었었음을 위로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관곡을 갚은 내력’이 양반직을 내려놓음으로써 관곡을 갚을 수 있었던 것을 의미하고 그것의 내력을 (세세한 이야기 or 본인의 입으로 하는 이야기...) 들으려 한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면 교육청의 답처럼 3번 선택지는 답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해해야 관곡을 갚은 내력이 곧 양반직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의미할까... 

그런데 양반은 벙거지를 쓰고 소매가 없는 짧은 옷을 입은 채 뜰 아래에 엎드려 ‘소인, 소인’ 하면서 감히 군수를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군수는 뛰어 내려가 붙들고,

“아니 왜 이렇게 못난 짓을 하시오.” 이 말 단독으로 군수가 양반이 신분을 잃은 것을 몰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욕되고 못난 짓을 함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 양반의 해명은 밑줄 친 것처럼 단지 왜 ‘욕되고 못난 짓’을 하는지를 해명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판단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이 군수가 양반이 지위를 잃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확증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양반은 더욱 두려워하며 머리를 수그리고 엎드려서,

“황송합니다. 실은 소인이 감히 스스로 욕되고 못난 짓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양반을 팔아서 관곡을 갚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을에 사는 부자가 양반입니다. 소인이 어찌 감히 양반인 체하고 자신을 높일 수 있겠습니까.” 하는 것이었다. 군수는 이 말을 듣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38.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선 양반은 나라에서 곡식을 꾸어다 먹고 갚지 못했다.

군수는 정선 양반의 처지를 동정하여 그를 잡아 가두지 못했다.

군수는 정선 양반이 양반 신분을 판 것을 위로하기 위해 그를 찾아 갔다.

군수는 부자가 양반을 도와주었다는 것에 대해 의로운 행위라 칭송했다.

군수는 부자의 요구에 따라 증서에 격식을 갖춰서 서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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