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야 잘지내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3750958
오늘은 공부얘기가 아니에요.
그냥 이정도 나이되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 한편의 아프고 그리운 추억얘기하나.
인정하기 싫었지만 오고야말았던 그날의 생생한 기억을 이제야 정리할수 있어서
인스타에나 할법한 얘기를 해봅니다.
같은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들은 공감하지 않을까요.
혹시 불편한 친구들은 미안합니다;
2021년 10월 23일 오후 9시 15분.
(엄마)“노준아 모니가 이상해! “
듣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는 20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제발 살아만있어달라, 2주전 스치는 5분이 마지막이라는 것은 너무하지 않니..
발을 동동거리며, 어떻게 운전하고 있는지도 모를때즘 병원번호로 전화가 왔다
(의사)”사망징후가 전부있습니다. 의식없고, 호흡기로 붙잡고 있을 뿐입니다. 보호자님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노준)”선생님, 저5분안에 도착하니까 잠시만요”
헐레벌덕 2층을 뛰어올라가서 문을 열자마자 터지는 눈물과 함께 소리질렀던 “모니야!”
에 반응해준 것일까.. 온몸에 움찔, 순간적으로 경련이 일어났다.
모니야..라는 이름밖에 부를수 없고 아무얘기없이 울기만했던것 같다.
아버지, 노재(동생) 그리고 난 차가운 선반위에서 마지막 기도와 함께 호흡기를 뗐을때
그 슬픔의 기억은 지금도 깊은 한숨과 함께 맘이 찌릿한다.
오후 10시45분.
일산에 위치한 화장터로 가는 40여분의 시간동안 우리 가족은 정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각자 핸드폰안에 모니사진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듯했다.
정말 한줌의 재로 조그만 항아리에 담긴 모니와 함께 집으로 오는길은 어찌나 허탈하던지
더 잘해주지 못한, 내 생활에 바빠서 소홀했던 내가 너무 미웠다.
2주전 한번도 그러지 않던 모니가 현관문 밖에 엘레베이터 앞에까지 와서 빤히 바라보고 있던 모습에
잠깐 쓰다듬어주면서 얼릉 들어가! 라고 했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모니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무조건 없었다.
내 인생 가장 힘들었던 시기 아팠던 마음을 치료해줬고 보듬어주고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해준친구가
모니였는데
난 그친구를 우리가족의 삶으로 들어오게 해놓고선 결혼&일과 함께 점점 소홀했다.
모니와의 예상치못했던 첫만남
(퀵서비스) “안녕하세요 OO오피스텔 A동 808호 맞으시죠? 5분안에 도착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피디를 그만두고(이 얘기는 나중에 또) 좌절감에 두문불출한 13일만에 처음 들은 다른사람의 목소리와 나의 대답.
거의 2주를 폐인처럼 지낸집에 멍멍이가 온다는 약간의 미안함때문에 대충 청소했다.
적어도 널브러진 쓰레기와 함께 키울순 없으니.
그 당시 피폐한 내 몸과 마음에 한줄기 구원을 되어주길 바랬던 것도 분명히 있었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가장 편안한 솔루션이 ‘푸들키우기’라는 기사를 봤기에)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난 진짜 이기적이었다.
이빨도 없고 눈도 겨우 뜨고 꼬물딱 거리는 손바닥만한 새끼를 처음 봤을때 느낌은 '이건뭐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편지에 어떻게 키우고 이런저런 얘기를 보면서도 ‘내가 과연할수 있을까’ 였었다.
그때부터였다.
내 모든 삶의 중심이 바뀌고, 내 웃음과 행복의 모든 시작은 너였다.
처음 강의를 시작하고 집에서 혼자 연습하면서 학생들이 앞에 있는 것 같은 시뮬레이션을 할때도
모니 니가 앞에서 눈 똥그랗게 나의 모든 동작과 말을 들어주고 있던 기억이 생생하다.
수많은 둘만의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본가로 널 같이 데리고 왔을때
그리고 우리집의 셋째아들로 엄마, 아빠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두분 얼굴에 웃음짓게 해주는 너 모니를 보면서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그 당시 우리집엔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중이었거든.
니가 없는 첫명절은 너무 허전하다.
33개월 된 내 아들이 “아빠 모니는 어디갔어?”에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쩔쩔매면서 얼버무리고 있다.
모니야.
그곳에서는 다리 아픈거 없이 맘껏 뛰어놀고, 좋아하는 인형찾기 놀이 나랑 꼭 다시 언젠가 만나서 하루종일 하자.
나보다 어릴때 와서 나보다 나이가 많아져서 세상을 떠나는 너는
우리가족에게 사랑과 추억과 그리움을 남기고 갔구나.
괜찮아 지겠지 하면서도 너무나 보고싶은 오늘이다.
형도 열심히 살면서 우리 모니 절대 잊지 않을게
앞으로도 당분간은 모니방에 밥그릇과 물통을 치울수가 없을 것 같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베갯속 터졌다 5
세탁하다 터져버림 오늘 뭐베고자냐 ㅋㅋㅋㅋ
-
밖에서 먹는게 맛있는데 나갈까
-
대치동 학원 3
대치동 학원 다니려고 생각중인데 왕복 거의 1시간 반 정도 걸리더라구요 학교 끝나고...
-
.
-
어떰요 답은 4번이라는데
-
뭔 릴스 3개당 2개꼴로 나오냐
-
나한테 벌스 불러서 보내줌 ㅋㅋ 대호감
-
홍대 다니다가 자퇴 후 반수 기숙 학원 다니려고 하는데 메디컬을 목표로 내년까지...
-
한입만 마렵내 진차
-
뭐냐
-
ㅈㄴ 성지순례가 될거기에 곧 지움 1. 칸트의 미학 2. IMF(브레턴2) 3....
-
모의고사 1~2등급 정도이고 지금 합류해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장재원 선생님...
-
5랜만입니다 0
빵 굽습니다잉
-
요즘 정시 기균 3
정시 기균 좋나요 요즘에???? 한등급정도는 더 올려서 보내주나..?.?
-
반수 확통에 생 지 할려고 하는데 지구는 오지훈T듣고 생명은 백호T 한종철T 중에...
-
하..
-
사설도 불독서를 낼 거고 그러면 평가원에서는 리트문학과 옛기출 문학을 했어야 됐다고...
-
외출해야겠다.
-
Everyday Grow, and Glow "매일 성장하며 빛날 당신" 안녕하세요,...
-
수십명의 군복코스프레한 여자들에게 둘러쌓이고 싶구나... 3
이걸 실제로 하는사람이 있음... 표정 좋아죽을라하네...
-
Na 6모 대비로 국어 몇개 풀려는데 일단 인강컨 위주로 풀고 hands 풀이 올릴 예정 추천 부탁
-
왤케 페이스메이커 언급은 잘 안되는거같지
-
-a-1이 t^3+3t에 접해야 하니까 a가 -1이 될때가 최대 아닌가요?ㅠㅠ 답지...
-
탈릅
-
ㅈㄱㄴ
-
걍 노예임
-
기출 2회독 하고 괜찮은 것 같아서 n티켓 괜찮게 풀고 4규 넘어갔는데 수1은 잘...
-
확통이고 1회풀었는데 난이도 어느정도인가요..? 현역이라 5모 쳐서 3등급대...
-
9번부터 15번까지 10번 하나 맞은줄 알았네 어휴...
-
최근 4일정도 공부가 너무 안돼서 거의 한게없는데..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려야겠죠?...
-
전략도 좋고 뭐 사탐런 다 좋은데 그냥 깔짝하다가 안되면 런치면 그만이야...
-
하
-
멸망함.. 지금까지 본 국어 시험중에 제일 못 본듯.. 오답해야하나..짜증나는데
-
귀찮다 걍 gpt로해야겠다
-
미적 잘 못하는데 할만할지...
-
수분감1회독하고 뉴런 듣고있습니다 수분감 2회독하기엔 교재 바로 위에 문제풀어서 또...
-
4규 vs 미적 0
볼텍스 미저구도함수 활용 부분이 좀 쉽게 느껴졌고 못 푸는것도 별로 없었어요....
-
둘다 서의치반으로 들어갈것같음 최상위가 자연보다 좀 더 비싸고 라인업도 좋은 것...
-
분명 평가원이 화1 생태계의 붕괴를 두고보고있진 않을겁니다.. 올해 좀 어렵고...
-
밑변의 한점에서 빗변의 한점으로 수직으로 선을 긋고,그빗변의 한점에서 나머지변으로...
-
대통령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장기적 정책 수립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이원집정부제적...
-
하지만 내겐 죽기 전에 풀어야 할 히카가 남아있다
-
독서 기출문제집 마더텅과 자이중 어떤걸 선호하시나요??? 11
뭘 선호하시나요???
-
그리고 문제도 살짝 손봄 풀지마 풀이 (누르면 펼쳐짐)
-
탈 화1 하세요 4
문과계산은 아무것도 아니네 과탐 ㄹㅇ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