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 쪽지

2014-02-19 23:21:54
조회수 25,013

네가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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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서 대학 꼭 가야 하느냐고 묻는 글이 몇 번 올라와서 적어 봅니다.



...
며칠 전 한 예능프로에 가인이 출연했다.

새 앨범에 영화까지 개봉했으니 TV에 얼굴 내미는 거야 당연지사.

MC가 물었다.

싸이의 젠틀맨 MV에 출연했었는데 해외에서 러브콜이 없었냐고.
(1년 전 일을 물어보는 센스하고는... -_-;;)


가인이 대답했다.

MV 촬영 당시 싸이의 미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던 스쿠터 브라운이 함께 했는데,

영어를 할 줄 몰라 말을 걸어보지도 못했다고.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는데 영어가 안 되어서 너무 답답했다고.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한창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

만약 그가 영어를 못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한두 번이야 불러다 말춤도 시켜보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을 것이다.


얼마 전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 소식이 들려왔다.

놀랍게도 단지 현지 로케이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배우도 한 명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주인공은 여배우 김수현.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배우다.

국내 여배우 약 40여명이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 10명 정도는 국내에서 톱급의 여배우라고 한다.

그런데 별 인지도도 없는 그녀가 발탁된 것이다.


원인은 영어에 있었다고 복수의 연예매체에서 보도했다.

제작사 측에서는 무엇보다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을 첫 번째 조건으로 내걸었고,

어린시절 미국에서 산 경험이 있는 김수현이 낙점된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대학도 영어와 마찬가지다.


지금은 아직 당신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 할 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분명 하고픈 일이 생긴다. 목표가 생긴다.


그리고 그 시점에 되었을 때, 당신의 발목을 붙잡을 가능성이 가장 큰 건,

역시 '4년제 대학 졸업장'이다.


참 희한하게도, 또 참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고교 졸업생의 절대 다수가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다.


이 나라에서 대학이란 존재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20대 초중반의 사람을 만났을 때,

누구도 "직업이 뭐냐?"고 묻지 않는다.

"학교가 어디냐?", 혹은 "전공이 뭐냐?"고 묻지.


참 놀라운 일 아닌가?

사람들은 상대가 대학에 다니지 않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으레, 대학을 다닌다고, 혹은 졸업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은 대학 졸업장이 없다.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없단 말이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곳이든 '직장'이란 곳에 '취업'을 하려면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가 몇 가지 있다.

2. 남자라면 군대를 '필'했거나, '면제'받았을 것.

3.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할 것.

그리고 대망의 1번은 바로,

1.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당신에게 대학 졸업장이 없다면, 군대를 필했건, 해외 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1번에서부터 이미 당신은 이력서조차 들이밀 수 없다.


"요즘엔 다 블라인드니 열린 채용이니 한다는데 대학 안 나와도 실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냐?"


당신만 실력 있는 거 아니다.

까놓고 말해, 유수의 기업에 SKY 출신들이 척척 붙는 게,

걔들이 SKY 출신이라서 붙는 것 같나?

물론 학벌 덕도 보았겠지. 하지만 걔들은 계급장 떼고도 당신 정도는 가볍게 누를 정도의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하는 기업이 몇 군데 있다.

공영 방송사들이 대표적이다.

그래도 한 해 공영 방송사 신입사원의 1/3은 SKY 출신이다.

전국 190여개 대학 가운데 고작 3군데에서 방송사 신입사원의 1/3을 쓸어담는다는 거다.

블라인드를 했는 데도.


무슨 실력을 어떻게 기를 건가?

자격증? 토익? 인턴 경험?

대학 도서관 가봐라. 자격증 공부, 토익 공부 안 하는 사람 있나.

인턴? 인턴도 대학을 다녀야 기회가 주어진다.


해외 봉사활동?

유럽 배낭여행?


글쎄 당신 머리에서 나온 생각들은 이미 대학생들도 다 하고 있다니깐.



난 미용사를 할 거니까 대학 졸업장은 필요없어.

난 공무원을 할 거니까 대학 졸업장은 필요없어.


이런 경우에는 대학, 필요없을지 모른다.

얼른, 일찌감치 본인의 길을 찾았다면 그 길을 향해 달려가면 된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꿈이 없고 목표가 없다면,

대학은 꼭 가야 한다.


또 하나.

대학이란 장소는 당신이 목표를 찾고 설정하는 데 꽤나 유익한 공간이다.

적어도 대학에 다니지 않는 동안 당신이 대학의 테두리 바깥에서 할 그 어떤 행동보다도,

나는 대학이 당신에게 도움을 줄 거라 믿는다.


대학을 다니지 않는 당신이 70%까지 경험이 가능하다면,

대학을 다니는 당신은 100%까지 경험을 할 수 있다.


당장 눈 크게 뜨고 한 번 찾아봐라.


"대학생 지원 불가"

라는 글귀를 적어놓은 공간이 있는지.

반대로,


"대학생(휴학생 포함) 지원 가능"

은 엄청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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