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inescent [1108262]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1-29 23: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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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싫을 때 읽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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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열등감. 다들 가지고 계실 겁니다. 가지고 있긴 한데, 버리고 싶으면서도 절대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습니다. 실패로 인해 비참해보이는 내 인생, 그 앞에 서 있는 듯한 남들의 성공을 보면 화가 나죠. 죽고 싶어요. 다 뒤집어엎고 싶어요.


수능의 특성상 친구들끼리 비교되기 쉽고, 거기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쏟아부었는데도 결과가 좋지 못해 끝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옆사람들과의 학력 비교가 콤플렉스로 남아서 열등감에 잡아먹히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재수를 했으니까요.


오늘 실패해도 괜찮아요. 오늘 농구공이 안 들어갔으면 내일은 들어가겠죠. 운칠기삼이잖아요. 




1-2


올해 수능 잘 본 사람이라고 해서 자만할 이유도 없고, 못 본 사람이라고 해서 숨을 이유도 없습니다. 수능 만점자는 외계인인가요? 고득점자들 중엔 사수생, 삼수생들도 분명 있을 거고, 실패를 늘상 하다 이번에 딱 한 번 성공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마땅히 이뤄져야 할 일들은 언젠가 선물처럼 앞에 다가와있을 겁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산타가 열심히 일한 나의 집에 선물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그럼 내년엔 와 있겠죠. 모두에게 '쉽게' 선물이 주어진다면 그게 선물일까요? 본인의 발자국들을 믿고 있으면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선물을 받을 수도 있는 거예요. 


선물 아직 안 왔어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산타가 밥먹느라 조금 늦었나 봅니다.




1-3


자기 자신을 믿고,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내일의 나는 희망찬 마음가짐으로 눈을 뜰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다면 미리 감사 기도를 드리고. 각자의 프라임 타임이 있고, 그건 누구도 알려주지 못합니다. 본인도 모르는데 남들이 그걸 어떻게 말해줄까요. 다만 끝없이 정진하고 또 정진한다면 생각지 못한 순간 그 시간을 누리고 있을 겁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자그마한 뇌 안에 있는 걸 너무 멀리서, 어렵게 찾을 필요도 없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내일은 행복할 겁니다.




1-4


제가 수능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1원칙입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으니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정당한 노력을 하자. 운이 7할이면 3할만 잘 챙겨가자. 난 3할만 퍼펙트하게 채운다. 7할은 하늘이 준다. 그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정말로 정말로 실패해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내일은 성공하겠죠.






2-1


절대 낙담하지 말고, 절대 남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지 말고. "그럴 수도 있지. 지금 힘들어보여도 나중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의 마음가짐. 2021년 1월 서울의 대치세정 작심독서실에서 저는, 현역 때 수능을 망쳤다는 현실이 죽도록 미웠지만 하늘의 뜻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수를 했는데 재수학원에서 인연을 만날 수도 있잖아? 함부로 미래를 평가하지 말자.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모든 시간 속에 배울 것들이 있으니 열등감 느낄 필요 없어."


그 후로 비교의 감정과 열등감을 이겨내는 데만 몇 달 걸렸지만, 이제 와서 보니 다 신의 큰 그림 아니려나 생각하는 중입니다. 19살의 저는 몰랐던 많은 감정을 이젠 알 수 있거든요.


조금은 멍청해도 괜찮아요. 조금은 길을 돌아가도 괜찮아요.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2


상처들로 우울할 때에 비관적 생각을 관두는 것은 참 어려워요. 수능날에 오늘 모고들처럼 치면 어떡하지? 이 실수를 수능날 하면 어쩌지?


너무 많은 양의 모래를 쥐고 있는 손을 떠올려보면 어느 방향으로 모래가 나가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불규칙하게 모래가 빠져나갑니다. 버림이야말로 최고의 미학입니다. 모래를 쥐는 것보다 버리는 게 어려워요. 욕심을 쥐는 것보다 버리는 게 백배천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버려봅시다.


우울해져도 괜찮아요. 가끔은 울어도 됩니다.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3


굳이 비교하면서 살 필요 없어요. 각자의 삶이 있는 거지, 그걸 누가 더 잘하네 누가 더 못하네 가리면서 살면 준비하지 못한 순간에 크나큰 실패가 찾아왔을 때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 저울질을 버리지 못해 평생 후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남과의 비교로 인해 자기부정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 또한 많고요. 그 어느 누구든 도전하는 자라면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데 말이죠.


자신의 성취를 가치 있다 여기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게 행복 아닐까요? 1등이 되어야만, 1등급이 되어야만 행복이 찾아오는 건 아니랍니다. 그저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대가 없이 다가와요.


지금의 내가 너무나 초라해보인다고요? 괜찮아요.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4


수능 치신 분들 다 고생 많으셨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가끔은 물 흐르듯 살다 보면 보상받을 날이 올 겁니다. 목표 성취하신 분들은 보상을 일찍 받으신 거고.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삽시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만 잃지 않으면 된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2021을 자랑스럽게 여깁시다. 전 작년에 재수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배웠어요. 그리고 그 학습 내용엔 수능 문풀 스킬만 있진 않았답니다.


후회해도 괜찮아요. 진짜로 진짜로 괜찮아요. 인생은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그동안 쓴 글들을 쭉 모아보니까 2022년의 제가 2021년의 수험생이었던 저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이 보이더라고요. 짤막하게 편집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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