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을 때 읽는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3593395
1-1
열등감. 다들 가지고 계실 겁니다. 가지고 있긴 한데, 버리고 싶으면서도 절대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습니다. 실패로 인해 비참해보이는 내 인생, 그 앞에 서 있는 듯한 남들의 성공을 보면 화가 나죠. 죽고 싶어요. 다 뒤집어엎고 싶어요.
수능의 특성상 친구들끼리 비교되기 쉽고, 거기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쏟아부었는데도 결과가 좋지 못해 끝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옆사람들과의 학력 비교가 콤플렉스로 남아서 열등감에 잡아먹히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재수를 했으니까요.
오늘 실패해도 괜찮아요. 오늘 농구공이 안 들어갔으면 내일은 들어가겠죠. 운칠기삼이잖아요.
1-2
올해 수능 잘 본 사람이라고 해서 자만할 이유도 없고, 못 본 사람이라고 해서 숨을 이유도 없습니다. 수능 만점자는 외계인인가요? 고득점자들 중엔 사수생, 삼수생들도 분명 있을 거고, 실패를 늘상 하다 이번에 딱 한 번 성공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마땅히 이뤄져야 할 일들은 언젠가 선물처럼 앞에 다가와있을 겁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산타가 열심히 일한 나의 집에 선물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그럼 내년엔 와 있겠죠. 모두에게 '쉽게' 선물이 주어진다면 그게 선물일까요? 본인의 발자국들을 믿고 있으면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선물을 받을 수도 있는 거예요.
선물 아직 안 왔어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산타가 밥먹느라 조금 늦었나 봅니다.
1-3
자기 자신을 믿고,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내일의 나는 희망찬 마음가짐으로 눈을 뜰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다면 미리 감사 기도를 드리고. 각자의 프라임 타임이 있고, 그건 누구도 알려주지 못합니다. 본인도 모르는데 남들이 그걸 어떻게 말해줄까요. 다만 끝없이 정진하고 또 정진한다면 생각지 못한 순간 그 시간을 누리고 있을 겁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자그마한 뇌 안에 있는 걸 너무 멀리서, 어렵게 찾을 필요도 없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내일은 행복할 겁니다.
1-4
제가 수능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1원칙입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으니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정당한 노력을 하자. 운이 7할이면 3할만 잘 챙겨가자. 난 3할만 퍼펙트하게 채운다. 7할은 하늘이 준다. 그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정말로 정말로 실패해도 괜찮아요. 운칠기삼이잖아요. 내일은 성공하겠죠.
2-1
절대 낙담하지 말고, 절대 남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지 말고. "그럴 수도 있지. 지금 힘들어보여도 나중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의 마음가짐. 2021년 1월 서울의 대치세정 작심독서실에서 저는, 현역 때 수능을 망쳤다는 현실이 죽도록 미웠지만 하늘의 뜻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수를 했는데 재수학원에서 인연을 만날 수도 있잖아? 함부로 미래를 평가하지 말자.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모든 시간 속에 배울 것들이 있으니 열등감 느낄 필요 없어."
그 후로 비교의 감정과 열등감을 이겨내는 데만 몇 달 걸렸지만, 이제 와서 보니 다 신의 큰 그림 아니려나 생각하는 중입니다. 19살의 저는 몰랐던 많은 감정을 이젠 알 수 있거든요.
조금은 멍청해도 괜찮아요. 조금은 길을 돌아가도 괜찮아요.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2
상처들로 우울할 때에 비관적 생각을 관두는 것은 참 어려워요. 수능날에 오늘 모고들처럼 치면 어떡하지? 이 실수를 수능날 하면 어쩌지?
너무 많은 양의 모래를 쥐고 있는 손을 떠올려보면 어느 방향으로 모래가 나가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불규칙하게 모래가 빠져나갑니다. 버림이야말로 최고의 미학입니다. 모래를 쥐는 것보다 버리는 게 어려워요. 욕심을 쥐는 것보다 버리는 게 백배천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버려봅시다.
우울해져도 괜찮아요. 가끔은 울어도 됩니다.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3
굳이 비교하면서 살 필요 없어요. 각자의 삶이 있는 거지, 그걸 누가 더 잘하네 누가 더 못하네 가리면서 살면 준비하지 못한 순간에 크나큰 실패가 찾아왔을 때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 저울질을 버리지 못해 평생 후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남과의 비교로 인해 자기부정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 또한 많고요. 그 어느 누구든 도전하는 자라면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데 말이죠.
자신의 성취를 가치 있다 여기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게 행복 아닐까요? 1등이 되어야만, 1등급이 되어야만 행복이 찾아오는 건 아니랍니다. 그저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대가 없이 다가와요.
지금의 내가 너무나 초라해보인다고요? 괜찮아요.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2-4
수능 치신 분들 다 고생 많으셨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가끔은 물 흐르듯 살다 보면 보상받을 날이 올 겁니다. 목표 성취하신 분들은 보상을 일찍 받으신 거고.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삽시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만 잃지 않으면 된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2021을 자랑스럽게 여깁시다. 전 작년에 재수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배웠어요. 그리고 그 학습 내용엔 수능 문풀 스킬만 있진 않았답니다.
후회해도 괜찮아요. 진짜로 진짜로 괜찮아요. 인생은 자신만의 마라톤이잖아요.
그동안 쓴 글들을 쭉 모아보니까 2022년의 제가 2021년의 수험생이었던 저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이 보이더라고요. 짤막하게 편집해봤습니다.
0 XDK (+10,940)
-
5,000
-
1,000
-
1,000
-
1,000
-
100
-
100
-
500
-
10
-
100
-
이번엔 의반 많아서 과탐 백분위 망가지고 겉으로 보이는 고속식 누백 뻥튀기...
-
한완기 돈이 살살 녹네
-
했지만 다시 본드로 붙이고 공부하기.
-
심한 척추측만증 때문에 신경성두통 경추통 거북목통증 매일 달고있는데 이게 아픈것도...
-
소원임
-
말만 하고 정작 도전하는 사람은 거의 없네요 요즘은 메디컬도 쉬워졌다 이러는 사람들 까지 보임
-
제발여 젠슨황 선생님..20층 올려놔..
-
응 안 가 1
하..
-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비난은 ㄴㄴ
-
역시 국어 > 수학 > 영어 > 사탐 인가 공부량 상관없이 언미사탐 중에서
-
옛날엔 그게 좋았는데 애초에 목적 자체를 나 혼자 연애에 두고 있으면 상대방과...
-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2
논리싫증주의자는 관심이 없다
-
아주머니 추우신데 막 이것좀읽어보세요~~하면서 전단지 돌리고계시길래 무교긴해도...
-
재밌게들 지내는구나
-
개념 + 추론을 줄여서 개+추라 칠판에 적으셨는데 바로 개추 눌렀다 ㅇㅇ
-
살 분 있나요?
-
늙었나봄
-
제가 이제 고2이고… 노베인데 정시로 가려고 해서…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수학여행을...
-
지들 얼굴 인증하는 건 어케 보고 참았냐..? 애니 프사 달고 애니 추천하는 건...
-
벡터가 뭔데 4
닷프로덕트는뭐고크로스프로덕트는뭐야 내머리 으아아아아악 정시충인권을보장하라
-
배운내용 체화하고싶은데 워크북같은게 없어서 아직 기출 안봤으면 그냥 원솔멀택도 같이 할까요?
-
진짜 긴장되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하..
-
모르겠음 학생들 국어실력 좀먹기만 하는 쓰레기 공부
-
하트츠하트도 되고요 하트츠하츠도 되고요 하츠투하츠도 되면서 하츠츠하트같이 별 이상한게 다 됩니다.
-
살면서 벽느낀적이 별로없는데 하아
-
빈도는 줄었지만 집순이라 종종 들어옴 솔직히 대학 반수 마려워서 들어오는 것도 있음..ㅋㅎ
-
베이지 색 셔츠+검정 블레이저 화이트 팬츠+검정 벨트 첼시부츠 검정 이런착장은...
-
1컷은 생1이나 생2나 헬 같은데.. 타임어택도 둘 다 심하고 체감상 킬러는 생1이...
-
내가 좋아하는
-
쓰는 글들은 칼럼위주겠지만 그때가면 또 다르려나
-
남녀갈등이나 물가 문제나 전세사기 등등… 정부나 기업이 나서야 하는 문제 말고 지역...
-
울음 꾹참고 3문제 한시간동안 개열심히풀었는데 자꾸 하나씩 빠져서.. 눈물나오기 직전에 밥먹으러옴
-
대학 갈래요 0
이제 보내줘...
-
수업은 못알아듣겠고 친한사람은커녕 아는사람도 한명도 없고
-
보건복지부에서 의사 관련 정책 이야기 나올 때 꼭 확인해 볼 만한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2
'총액계약제'이거 언급되면 진짜 긴장하셔야 합니다.
-
야! 0
라고 해도돼? 니꺼라고 해도돼? 우리둘만 아는 애칭이 필요해!
-
야 7
생동물
-
92점은 23이 어려워보이고 100점은 24수능이 어려운듯 23은 미적이 무난하고...
-
지원하려면 수능에서 화학1 물리1 응시가 필요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그게 필수조건...
-
알바/연애/반수 상담뿐이라고 생각
-
아이묭 예매 성공함 17
누나가 옆방에서 해줌.. 절하고왔다
-
겉보기 백분위가 창나있으니까 온갖 억까가 난무하는구나
-
수련도 없고 6년졸하면 바로 개원 가능..ㄷㄷ
-
ㅈㄱㄴ 제 친구는 노트에 정리하면서 공부하길래…
-
난 대학 들어가면 입 봉쇄 시작하고 학교 나와야 입 열림 말할사람이 없어 이정도면...
-
자러감
-
하나만 더 구해보자
-
버닝이벤트 해줘도 못갔으면 반수 n수를 그만하시는게 라는 나쁜 말은 하면 안되겠죠~
-
대학생활 어쩌구저쩌구 인생은 오르비에 있지 않아요 여러분
흐어어어 ㅠㅠㅠㅠ 감동...
각자의 길이 있는거고...모두가 의대를 모두가 서울대를 갈 수는 없는거고.
다만 내가 후회가 없도록 노력하면, 내가 꾸준히 더 나아진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요
만화 「위천마펀치」에서 깨달았습니다...

산타가 밥먹느라 조금 늦었나 봅니다.=산타가 곧 선물 주러 온다

어떤 분이 맨날 올리시는 글 있었는데앞은 다 짤라먹고...
하지만 그건 끝까지 가본 사람밖에 모르는 거야!!

요새 인정하기 싫지만 열등감이라 해야하나.. 약간의 견제 심리가 많이 들었는데이렇게 또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냥 제 자신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성글 조아요
재수 실패한 비루한 삼수생 위안받고 갑니다,,,
너무 숨고 싶어서 sns 전부 탈퇴까지 해버렸어요 ㅠ

올해 성공하면 됩니다. 보여줍시다ㅏㅏㅏㅏ엄청 친한 친구가 있는데
제가 목표를 말하니까 그 친구도 나중에 가서 제 목표와 같아졌어요… 그냥 너무 심란해요 ㅋㅋㅋㅋ 글 읽음서 마인드 배워간 것 같네요 ㅠㅠ 남 의식하지말고 최대한 열심히 해야겠어요

화이팅잉니다!!넘 멋지세요~
초5부터 단 한달도 방황한적없고 못한적도없어요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아직 결과기다리고있긴하지만 1지망 떨어졌어요 주위는 재수까지해서는 다
성공했고 그냥 쪽팔려요 ...그래도 저글땜에 좀 힘나요ㅠㅠ

저도 작년에 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마음 고쳐먹으니까 행복이 금방 찾아오더라고요,홧팅! 잘 될 겁니다.어떻게고쳐요ㅠㅠㅠㅠ감사해요

주어진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자연에 감사하기산타새끼야 너도 파업했냐..

나름 맘에 드는 대학 합격했음에도 주변 친구들과 비교하며 노력보단 못 간 것 같다라는 미련을 가지고 있었는데 글 읽고 생각이 나름 정리된 것 같네요! 글 스크랩하고 생각날 때마다 보러올게요 :)감사합니다.
L님 1원칙 손글씨로 필사해서 두고두고 볼게요.
재수 삼수 실패 때문에 좌절도 많이 했지만 공부가 아닌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노력중입니다 ~~
인생은 기니까요.

진짜 맞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