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 공부하고 정법 1등급 받기(feat. 비열함)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3581055
안녕하세요, 저번 ‘경제 선택자들에게 보내는 조언’에 이어 글을 하나 더 쓰게 되었네요.
오늘은 정치와 법(제가 현역일 때에는 법과 정치이었던) 과목에 대해 제가 아는 지식을 조금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번 글에 비해 전문성은 떨어질 겁니다. 제가 법이나 정치 관련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그저 반수 당시에 정법을 선택했을 뿐이거든요. 그렇기에 온전히 수험생 입장에서의 정법 공부법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하지만 널리고 널린 다른 분들의 1등급 수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4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공부해서 1등급을 얻어냈다’는 점인데요. 따라서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글을 써내려가려 합니다.
본격적인 조언에 앞서서, 제가 정법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때는 2020년 8월, 저는 아직까지도 경제를 제외한 사탐 나머지 한 과목을 선택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제주도 여행까지 다녀온 상태라 공부 습관 자체가 안 잡혀있었죠. 현역일 때 생윤을 선택해서 만점을 받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15개정 교육과정의 생윤은 달라진 점도 많았고, 과목 특성상 휘발성이 강해서, 그 많은 양의 개념을 다시 보고 공부한다는 것은 남은 기간 내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경제와 더불어 암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인 정법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4개월도 안 되는 시간 내에, 두꺼운 개념서를 모조리 외우고, 기출문제까지 풀고 분석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로 보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최대한 비열하게 공부하기로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비열하다는 말은, 수능날을 가정해, 거꾸로 전략을 짜나간다는 뜻입니다.
먼저 다른 분들의 합격 수기를 찾아봤습니다.
수십 개의 리뷰를 보며 제가 찾아낸,성공적으로 정법 과목을 소화해낸 분들의 공통점은, 수능날 들고 갈 한 페이지 내외의 개념 노트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요약을 잘해도 그 많은 분량을 한 페이지 내에 제대로 정리할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답을 해준 사람은 바로 2~3년 전의 자신이었습니다. 암기 과목 내신 시험 직전에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셨나요? 저는 학교 프린트나 학원 프린트 등을 최대한 빨리 넘겨가며 제가 잘 모르겠는 부분만 다시 보곤 했습니다.
여기까지 설명드렸으면 눈치채셨을 겁니다. 바로 본인이 아는 부분은 덜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외우고 외우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도 자신 없는 부분만 해당 노트에 적어가는 겁니다. 그러면 한 페이지 안으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시험이 시작하면, 1번부터 푸는 것이 아닌, 페이지를 넘겨가며 그 개념이 필요한 문제 위에 해당 개념을 적는 겁니다. 그러면 머리 속의 단기 메모리를 최대한 비울 수 있습니다. 비열하죠?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결과가 제 전략이 통했음을 보여주니까요.
두 번째로 제가 한 일은 바로 작년 기출을 아무런 기초 없이 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푼다는 말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답을 찾는 데 필요한 개념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저는 말 그대로 쌩노베이스였기 때문에 이마저도 100% 제대로는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과정이 도움이 되었던 이유는 ‘남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공부’가 아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공부’만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양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번 더 비열하게 행동했습니다. 바로 20번 문제, 선거구 문제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만점 받는 것을 포기한다면 확실한 2등급, 운이 좋으면 1등급, 운이 더 좋아서 찍어서 맞춘다면 만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 계신 분들에게 선거구 문제를 버리라고 바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저와 다르게, 꼭 1등급 혹은 만점이 필요한 학생 분들도 계시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방법은 실기나 논술 준비 등으로 시간이 부족하신 분들께만 추천드립니다. 사실상 방법이라고 할 것도 없죠. 시간이 없을 때 가장 어려운 걸 버리는 건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선거구 문제를 버림으로 인해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당시에 19번까지 OMR을 전부 체크하고 한 번 검토하고 나서도 5분 이상 남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검토를 한 번 더 하고, 답 개수를 세면서 20번 문제를 찍었죠. 물론 틀렸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 전략이 틀렸다고 말하기 힘들 겁니다.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도, 여러분이 이 글을 클릭해서 들어온 이유도, 다 제가 수능장에서 정법 1등급을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런 비열한 글 속에 몇 가지 본질이 들어있음을 알고, 적절히 활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이 글이 조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다른 분들의 합격 수기를 적절히 활용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번에는 글 내용이 내용인 만큼 질문은 딱히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제 지식이 닫는 데까지 답변 드리겠습니다. (커리큘럼, 세부 암기법 등등)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육아물 몇개 본게 전부인데 나름 볼만했네요 그 이후에는 노벨피아로..
-
미적분 김기현쌤커리타고있고 기본개념(파데) 실전개념(아이디어) 까지했는데 4점은아직...
-
술땡김 5
ㅠ
-
여성향 작품은 자주 봄 사실 여성향 작품이라고 불리는것들도 댓글만 아니면 나름...
-
일부 풀이 공개 그만 알아보자..
-
이번에 안정권으로만 썼는데도 다 떨어져서 추가모집 넣고 있는데 부모님이 안전빵으로...
-
과연 사올까
-
빅포텐 어윽 시벌 18
뭐가 존나 위독한 맛이지만 몸에 좋은 약을 먹은 기분이다 이번주는 그냥 어싸랑...
-
재수생입니다 현역때 1~3 진동을 했고, 혼자서 기출분석하고 연계 분석했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정당할듯.. 두 명이 친구 중에서 한과영 면접떨인데(시험 붙은...
-
일이 너무 피곤하네요
-
어차피 그림의 떡이기에 먹지못하는걸 알기때문
-
2월이 끝나가 0
봄이 오고 있어
-
美 총살형 15년 만에 집행...“독극물 못 믿어” 사형수가 직접 선택 1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사형수가 자신의 사형 방법으로 ‘총살형’을 직접...
-
실전적풀이vs사후적풀이 | 직관적풀이 vs 논리적풀이 2
결론부터 이야기 해보자면, 사후적 풀이 / 논리적 풀이는 나의 '체급'을 올려주는데...
-
만약 내가 공부 ㅈ빠지게 하다보니 어쩌다 의대 점수가 나와서 의대지원이 가능하다해도...
-
삼수 고민 0
삼남매 중에 첫째인지라 부모님께서 지원을 못해주실 거 같은데 6월까지 알바랑 공부...
-
근데 여기 있을 거 같아서 구체적으로 걔 칭찬하다가 걔한테 특정당할듯
-
물가 조정방법 0
1. 상품 가격을 동결한다 2. 상품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감소한다 3....
-
시험 망해써.. 16
물리랑 화학 시험 보고 왔는데 화학은 쉬웠는데 물리가 진짜...와.. 역학 ㅅㅂ...
-
오직 전문직이 살 길..
-
그만 나대야겠다 1
자꾸 술게임할때 사람을 죽임 원한을 많이쌓았어 ㅠㅠ
-
그림이나 그리고 앉아 있네..
-
수학 칼럼) 체계적으로 문제 읽기 1 (미적 231129) 4
안녕하세요! 이 글에서 다루어 볼 주제는 수학 문제 읽는 방법입니다. 문제 푸는...
-
공지했던 2월 말도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다
-
수학 평가원 기출을 더 보는게 좋을까요 아님 교육청 사관학교를 봐야하나요… 한완기...
-
헐 2
집앞에 잇던 아마스빈 어디갔니 내 세상이 무너졋다..
-
하아조나추ㅂ네 10
손잡아줄애인까지엊으면 죽어야되겍지
-
알바몬 질문 1
지원 중복이라 지원불가라고 뜨는데 다시보니까 지원완료 라고 뜨네요. 뭐가맞죠?
-
이젠 너무 지쳤어 더 어떻게 기다리며 더 어떻게 맞춰주겠어 누구의 잘못도 없고 그냥...
-
와! 동테! 1
와!
-
이번주 토1 현강 대기풀려서 첫수업인데 뭐하나요 혹시 주차별 커리큘럼 있으신분 좀...
-
모의고사 풀었던 세트를 다시 푸는 것도 의미가 있나요? 6
ㅈㄱㄴ 미적 다하고 기출 세트로 실모 보고싶은데 작년 기출 세트 공통은 9평빼고 다 풀어서..
-
그래야 배가 안아플것같아
-
박광일 김민정 김민경 국어 라인업 꽤 괜찮은데
-
근데 여고가면 8
비엘 메이저임 근데 불싸로 보면 매장당함
-
WOW
-
재수생입니다 담요단이어서 쌍윤 항상 자신 있었는데 수능 3등급이 떴어요 둘 다요...
-
남자는 군대가서도 큰다는데난 군대 아직 안 갔으니까 아직 키 더 자라겠지?
-
과외가 낫나요 아니면 시대인재에서 과제 벅벅하는게 낫나요
-
공부하면서 밥 점심만 먹고 간식도 안먹고 물만 계속 마셔댔는데 1.5키로 찌는거...
-
아 씼기 싫타 6
귀차나..
-
진짜.죽어.
-
ㅈㄱㄴ
-
근데 기출 보고 몇년도몇번 이런 건 어케 기억함? 11
문제를 졸라 많이 풀면 기억남?
-
나 진짜 피곤한데 씻어야함 .. 아기에겐 ㄱ너무 힘든 일
-
그냥 최소학점으로 수강신청 해놓고 학교 안가면 되는거 맞나요? 별 문제 없겠죠?...
이번에도 칼럼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들으셨던 인강, 공부법 궁금해요
정법이 생윤보다 개념양이 적다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