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 [985712]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1-15 02:00:24
조회수 729

대충 글 끄적였는데 평가좀영 ( MBTI에 관한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3050947

MBTI : 사후 확신 편견

인간 본성과 사회 이론의 역전 관계


2020년을 기점으로 MBTI 성격유형검사는 선풍적인 유행을 끌고 있다.

MBTI 검사는 모두 4개의 분야에서 각 2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여 인간의 성격을 총 16가지로 파악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제목에서 느낀 것처럼 필자는 MBTI를 믿지 않는다를 넘어 혐오하기까지 한다.

왜 필자는 MBTI를 혐오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앞서, MBTI가 왜 선풍적인 유행을 가져왔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인간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자,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 욕구는 당연하다. 역사적으로도 그래 왔다.

그럼 왜 유독 2020년에 들어서 너도 나도 인스타에 자신의 성격유형을 공유하고 술자리에서 유형을 물어보며

심지어는 과외학생을 구할 때조차 학생의 성격유형을 궁금해하는 현상이 빈번해진 것일까? 

이는 코로나 19와 관련이 깊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 특유의 공동체적 사회가 나노 사회로 분열화 되면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예전보다 상당히 많아졌고, 더욱이 코로나 19로 인해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사람들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자기 계발서의 판매량이 20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일명 'n잡'도 빈번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발전을 위해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고 '나'가 무엇인지 규명하고 싶은 욕구를 더욱이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시대적 상황에서 mbti 성격유형검사는 '나'에 대해 규명할 수 있는 기회이자 수단이었고,

검사 자체의 참여적 특성에 흥미를 느낀 2~30대층의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필자는 mbti가 무서운 괴물처럼 느껴진다.

물론 mbti를 맹신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맹신, 신뢰의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mbti를 검사하고 결과를 본 시점부터 상당수는 이미 괴물의 입에 들어간 셈이다. 사실 인간은 대체로 비슷해서 경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mbti도 이러한 경향성을 꽤나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mbti유형검사 결과의 경향성은 자신과 비슷할 확률이 높다. 이 지점 때문에 사람들은 사후 확신 편견에 빠진다(물론 사후 확신 편견이라는 용어의 적확한 사용은 아니다. 다만, 필자가 생각하는 MBTI와 현대 사람들 간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기에 해당 용어를 사용한다.). 그 후부터는, 생각과 행동의 수동성이 강해진다. 내가 이렇게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규정지었기 때문에 행동하는 역전 관계가 나타난다. 마치 열쇠 구멍을 보고 열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열쇠 모양을 보고 열쇠 구멍을 찾는 셈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확장된다.

사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사실 내가 진짜 원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규정에 의해 영향받은 나의 행동들은 결국 모순성을 만들어 낸다. 이 모순성은 관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내면의 자아 확립에 큰 혼란을 준다. 그때부턴 걷잡을 수 없는 아노미 상태이다.


모든 사유(이해)는 경험(지식, 경험) 뒤에 따라온다라는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자신을 일개 100년 전 심리검사로 규정짓는 것은 상당히 오만한 태도이고,

과감하게 말해서 멍청한 태도이다. 


혹시 MBTI 검사를 해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해보아라. 술자리에선 요긴하게 쓰일 테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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