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811002] · MS 2018 · 쪽지

2022-01-13 19: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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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대치동 재종 상담받은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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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총맞고 입원해서 1학기 놓치는 바람에 걍 수능 한번더치려고 결심함...


그래도 오르비 보니까 대치동에 재수종합학원 많다고 해서  대강 알아보고 전화로 상담받고 싶다고 하고 이왕하는거 의대 목표로 하고싶다고 이야기함ㅋ


그래서 한번 와서 성적도 보고 상담 받아보자고해서

부랴부랴 병원 컴퓨터로 성적표 프린트해서 닝겔 꼽고 상담받으러감


가니까 상담사가 젊은 남성분이셨는데 친절하게 맞아주시더라ㅋㅋ

근데 내가 환자복입고있으니까 의아해하긴하더라

내가 프라이버시라고 하니까 더 안물어보더라

아무리 그래도 영어 못해서 배에 총맞았다고는 이야기 못함ㅋㅋ


쨋든 상담 시작하는데 상담사분이 성적표를 보고싶다고해서 병원 컴퓨터로 뽑아간거 주니까 갑자기 부들부들 떠시더라


그러고는 나보고 이성적 갖고 어디서 수능치겠다고 꾸덕꾸덕 기어나왔냐고 화내더라

나도 화나서 아니 그러면 나같은 사람은 수능 어떻게 치냐고 하니까



“네가 수능를 어떻게 아냐? 네깐 게 뭘 안다구 감히 수능를 입에 올리냐?”

상담사는 순간 잔을 던지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너무나 돌연한 웃음이어서 나는 그때 꽤나 놀랐다. 상담사가 그처럼 미친 듯이 웃는 것을 나는 그날 처음 보았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나는 수능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허지만 누가 수능을 진심으로 사랑한 줄 아냐? 너희냐? 너희가 수능을 사랑한 줄 아냐?”

나는 긴장했다.그의 눈에서 번쩍이는 눈물을 보았기 때문이다.

“너는 성적이 아깝다구 했지만 나는 성적을 보고 세상 살맛이 없어졌다. 나는 살기가 울적할 때마다 허공에서 대학의 입결을 찾았다. 나는 수능을 통해서만 살아가는 재미와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수능 역시 사정은 나하구 똑같았다. 나를 발길로 걷어찼지만 수능은 나를 잊은 적이 없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만 사랑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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