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2-01-12 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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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 교육이 싫어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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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42376385   1편 


https://orbi.kr/00042470383   2편


https://orbi.kr/00042520885   3편








 제가 오늘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험생, 학생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취미를 가져보자'




 입니다.








 여태 댓글과 반응을 보니까, 참 많은 분들이 저처럼 호기심과 창의성을 억누루고 오랫동안 살았다고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또 그러한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아하니 한국의 미래가 참 밝구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저는 여러분이 편견과 고집에 빠지지 말고, 몸 속에 가지고 있던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 그런 영향력이 아마 우리가 사는 국가를 넘어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앞의 1,2,3편을 다 보지 않더라도 이번 편만은 다들 꼭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 한국에서 대체로 취미 활동은 값싸고 접하기 쉬운 '온라인'에 수렴합니다. 그 중에서도 게임을 많이 하시죠. 저 또한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재수 삼수 동안에도 주말에 쉬는 날 게임을 하는 것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바쁘고 쥐어 짜이는 상황 속에서 취미마저 너무 값싸고 쉬운 것만 경험해왔다는 큰 단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 예시와 전쟁사 사례를 통해서 한번 이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강철로 된 선박은 바다에서 끊임없는 해풍과 염분이 높은 바닷물에 노출되어 계속해서 썩어갑니다. 녹이 끊임없이 생기는 것이죠

https://news.v.daum.net/v/20210704103036586?f=p








 우리가 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배웠습니다. 철은 물을 만나면 녹이 슨다. 특히 물 속에 염분 같은 전해질이 섞여 있으면 그 화학 과정은 더 빨라진다. 우리가 보통 '철'이라고 하는 물질은 지구 표면에서 꺼낼 때 '산화철'의 형태로 채굴합니다. 산소와의 강력한 반응을 통해서 순수한 철은 보기 힘든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철 이라고 하면 우리의 상상으로는 단단하며 지구 상에서 많이 존재하고, 또 오랫동안 가는 수명이 질긴 물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건데, 보통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랫동안 형태와 빛깔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보통 합금 입니다. 철과 다른 물질이 섞여서 녹에 더 튼튼하게 바뀌거나, 혹은 아예 철보다 반응성이 높은 물질이 대신 먼저 희생을 해주는 것입니다.




 철은 금속 중에서 값이 싼 편이지만 순수한 철은 산화되기 쉽고 그렇게 결국 녹이 슬어 물성이 변하고 쓰지 못하게 됩니다. 제가 여태 전쟁사에서 해전을 소개하면서 이런 부분을 말하지는 않았는데, 실제로 함선 승조원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이렇게 강철로 된 군함이 녹이 슬지 않게 방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특히 해군의 경우에 심각해집니다. 바다는 그야말로 철에게 지옥같은 존재입니다. 과거 2차 세계대전 군함이 침몰한 잔해를 심해에서 탐색해보면, 산호초가 자라고 녹이 심하게 슬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만약 인간이 손으로 직접 관리하지 않고 바다에 냅두면 수십년 이내에 그렇게 심하게 훼손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보통 배들을 보면 가라앉는 부분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따개비나 해양 생물이 잘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페인트입니다. 또 페인트가 일종의 코팅막같은 역할을 해 주어 바다에 닿아있는 철의 녹을 방지합니다.




 해군에서 쓰는 모든 물건은 적절한 관리를 받아야 하고 이런 염분과 수분, 공기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훼손되지 않게끔 더 특수한 처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 공군과 육군에서 쓰던 항공기를 단순히 색깔만 바꿔서 해군에서 썼다간 그야말로 비행기가 점점 썩는 경험을 할 것입니다.







군함의 위장 색은 왜 파랑이 아닐까? 사물궁이 잡학사전

https://samulgoongi.com/2952









 저는 탐구과목 응시자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에어소프트건'이라는 취미에 맛들리면서 이러한 사실들을 다시 한번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에어소프트건은 쉽게 말해서 성인용 BB탄 총을 말하는 겁니다. 제가 어릴 때도 이런 BB탄 총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이걸 만지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말그대로 성인용 장난감인데, 확실히 아동용보다 가격도 쌔고 사용하는 가스, 총을 구성하는 물질도 다양합니다.








에어소프트 건 중에서도 매우 인기있고 사람들에게 친숙한 '글록'(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사용한 그 총)도 다양한 파생형이 출시되었습니다. 지금 이미지로 보시는 것은 마루이라는 회사의 제품인데, 대략 최소 30만원 정도 나갑니다.

http://gunmall.co.kr/product/%EB%A7%88%EB%A3%A8%EC%9D%B4-%EA%B8%80%EB%A1%9D19-%EA%B0%80%EC%8A%A4%EA%B1%B4/5715/








 다들 매우 잘 아시다시피 제가 밀덕이라서 이런 류에 관심을 가지다가 이런 총기를 구매도 해보고, 이것을 통해서 전문 사격 자격증도 딸 수 있고 동호인들끼리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거나 집에서 혼자 연습하며 쏘더군요. 아마 제가 본 제품 중에서 에어소프트건 최저가는 25만원이 안될듯 합니다. 꽤나 부담가는 금액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이 시장에서도 그러하듯, 돈지랄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딱 외관이 저거랑 비슷하면서 부품들을 스틸(강철)이나 메탈(잡철, 알류미늄 합금 등) 등으로 바꾸어서 실총과 유사하게 재연하거나, 반동을 더 크게 한다거나 퀄리티를 높여서 리얼리티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여태 본 가장 비싼 권총이 아마 300에 가까운듯 합니다.




 각설하고, 저는 이런 에어소프트건을 처음 구입하면서 느끼게 실감한 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철의 산화, 녹'입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철로 된 에어소프트 건들은 위의 군함과 비슷하게 주기적으로 건 오일(기름)을 발라서 마찰을 줄이고 방아쇠와 연결된 부위가 녹이 슬지 않도록 조금씩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은 여름에 습도가 굉장히 높아지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높은 습도는 이런 철에게 가장 강력한 적입니다. 때문에 가장 좋은 관리 방법은 실리카겔을 락앤락 통에 넣어서, 거기에 에어소프트 건을 보관하면 습도로부터도 안전하고 관리가 매우 편리하다고 합니다.









 상상해보십시오. 만약 여러분이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기념품, 뭐 자전거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듯이 자전거 이런 것들은 계속 움직이고 손질을 해 주어야 고장나지 않고 잘 굴러갑니다. 당연하게 관심을 가지고 신경쓰겠죠.




 저도 철이 녹이 슬고 그것은 산화 환원 반응이다라는 지식은 고등학교에서 자주 배웟고 수능에서도 사용했지만, 그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책이나 그림으로 단순히 외우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이런 산화 환원을 정말 신경쓰고 실제로 제가 가진 물품을 직접 기름칠 하고 관리할 생각까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에어소프트건에 취미를 가지게 되면 이런 화학 반응에도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고 좋은 보관방법을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이건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것이 아니죠. 이런 에어소프트건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신경써서 스스로 찾아보고 여러 사람들과 좋은 방법을 토의할 것입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https://www.news1.kr/photos/details/?2557910





 이제서야 저는 왜 공병, 정비병들이 항상 검은 때가 묻은 천을 들고 다니는지. 손과 얼굴에 검은 흔적이 있는지 왜 항상 기름을 두르고 다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당연하게도 여러 장비들은 대부분 철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군병기의 경우에는 워낙 험하게 다루기 때문에 그만큼 관리에 신경을 써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녹 관리를 안해서 대당 수십억짜리 전차와 자주포를 고장나게 만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제가 직접 에어소프트건을 구매하고 관리하고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지식들을 스스로 공부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취미는 가히 무한할 것입니다. 저처럼 글을 쓰거나 에어소프트 건을 직접 관리하고, 전쟁사 관련된 자료를 계속 탐닉할 수도 있고요. 누구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인스타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요령과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재미를 가지고 스스로 공부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결국에는 인생의 대부분을 일 하면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일하는 종목이 자신에게 더 재미있고, 취미와 비슷하고 더 유익하면 좋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스트레스도 덜 받으면서 오랫동안 일하고, 운이 좋다면 거기서 무언가 획기적인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대학생이 될 수험생들에게 꼭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대학을 가거든 실컷 놀고 다양한 취미를 가져보세요. 가격이 싸고 비싸고에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되도록 다양한 취미를 가져보고 경험으로 실감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말 뇌가 찌릿찌릿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전쟁사 사례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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