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보다 인수분해가 더 매력적이다(거인들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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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래마티스트(박상준)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이패드를 선물 받았습니다.
CNN 뉴스도 바로 읽을 수 있고,
"Friends"도 다운 받아서 볼 수 있기에
길거리 다닐 때 무료하지도 않고
게임 좋아하지 않는 저도
angry birds의 중독성에서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참 신기하고 재미납니다.
3살 난 제 아이도 "야후! 꾸러기"앱을 손가락으로 열고
찾아갈 정도니
참 직관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오늘 댓글을 달다가
아이패드보다 더 신비한 것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인수분해"나 "극한"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 개 안 되는 개념으로
수백 개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수분해 공식,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인류가 그것을 만드는데.........아마도 수백 년이 걸렸을 것입니다.
누가 이것을 처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극한은 더 신비합니다.
"무한대"라는 개념을 누가 제일 먼저 생각했을까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 같아 더욱 신비하고 놀랍습니다.
과연 누가 제일 먼저 생각했을까요?

임제 선사는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오늘 우리가 공부한 하나하나의 내용에는
아이패드를 만드는 데 투입되었던 천재보다
더 많은 천재들과 온 인류가 거기에 결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연도로 대충 읽고 넘어간 역사 속에는
스티브 잡스의 파란만장한 전기와 개발 이야기보다 더 놀라운
역사적 현실이 가득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헌신과 피와 죽음과 고통과 환희가 들어 있는지 알게 되다면
너무나 놀라서 잠을 이루지 못할 내용들입니다.
엥겔스가 쓴 "영국 노동자 계급의 현실"이라는 책을 읽으면
19세기 산업혁명기를 살았던 영국 노동자들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우리가 대충 외우고 넘어간 그 '산업혁명'이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거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들의 고뇌와 현실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부하는 하나하나의 내용도
이 못지않게 놀랍고 자극적이고 신비합니다.
영어에도
어떤 규칙이
신비한 원리가 숨어 있다는 것이
가르치면서도 늘 놀라게 되는 부분입니다.
인간이 어떤 정보를 일정한 형식으로
마치 그릇에 내용을 담듯이 전달하는 이 과정이 참 흥미롭고 재미납니다.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에게는
스타크래프트만큼이나 바둑이 흥미롭고 자극적입니다.
바둑을 잘 두는 제 동생은
"바둑을 모르면
인생의 즐거움의 반을 모른다"라고 하더군요^^
바둑에는 무리한 욕심을 다스려야 하고
전체를 보고 앞일을 생각하며 한 수를 두어야 하는 인내와 기다림,
전략과 임기응변이 있습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바둑은 그저 "지루하고 재미없는 흰 돌 검은 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막상 알게 되면 거기에는 수천 년동안
사라지지 않고 이어진
놀라운 신비와 인간의 삶이 들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둑 기사가 되어 평생을 두어도 질리지 않는 무궁무진함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건축과 음악과 문학과 수학과 자연과학이 마찬가지입니다.

공부 자체에 충분히 빠져 봅시다...........
너무나 거북한 이야기이지만
공부 자체에 한번 몸을 담가 봅시다..........
거기에 상상력을 불어넣고
수천 년간 인간이란 종족이 만들어온
이상한 구조물을 한 걸음 물러서 음미해 봅시다.
그렇다면
그저 놀라고 놀라게 될 것입니다.
영어를 잘한다고 젠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글쎄"하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수학을 잘한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글쎄"하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안다면 무엇을 알겠습니까?
우리는 무엇을 처음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다만 인류가 만들어 낸 것의 작은 일부를 맛보고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수능 시험이 대단한 것이고
정말 우리의 창조성과 두뇌를 테스트하는 것일까요?
좋은 대학을 들어간 사람은
정말 천재들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모른다 해서 기죽을 이유도 없고
조금 잘 한다 해서 다른 사람을 위압할 이유도 없습니다.
수능 시험을 만점 받았다 해도
신문 하나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물가에서 조개껍데기를 가지고
해 질 때까지 노는 아이처럼
인류가 만든 몇 개의 조개껍데기의 색깔과 모양에
감탄하면서 즐겁게 이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모른다는 것에 주눅 들지 말고
조금 알게 되어도 너무 휘두르지 말고
겸손하지만, 호기심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면
입시가 아니라 "배움"만 남게 된다면
그것이 결국에는 최선의 결과도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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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유행했던...................너무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nanos gigantium humeris insidentes)"입니다.
뉴턴도 자신이 좀 더 먼 곳을 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갔기에 그렇다고 했습니다.
스티븐 호킹도 "거인들의 어깨 위"를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인류가 만들어 놓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많은 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올라갑시다.
젠체하지 말고
기가 죽지도 말고
한 걸음씩 올라가다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고
시야가 넓어지면 점점 더 즐거워질 것입니다.
주눅 들지 말고
그저 오로지 배우고자 하는 열의에 가득 찬 눈으로
우리의 시간들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부수적으로 주어질 것을 믿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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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어요.
'거인의 어깨위에 선 어린아이와 같았다' 는 그 말 저도 예전에 본 후로부터 인상깊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았을때의 느낌은
정말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는 그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것처럼 넓어진 느낌이었겠죠..ㅋㅋ
뭐 여기서 사용된 뜻과는 다르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예....우리도 이런 넓고 큰 시야를 가질 것을 목표로 공부했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했던 내용들이랑 너무나도 일치해서 정말 공감하고 갑니다. 저 역시 입시 공부를 힘겹고 지루한 일의 연속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공부를 통해서 알아가는 새로운 것들로 부터 즐거움을 느끼고 공부가 학생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순수한 재미에 눈을 뜨면 입시조차도 지루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 같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반갑습니다^^
학문의 즐거움에 눈 뜨면 성적같은 건 부수적으로 따라오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덤으로 따라온다"고 늘 생각합니다^^
농담이지만 그래도 전 아이패드가 더 매력적입니다.
ㅎㅎ...충분히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