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인더트랩 [368164] · MS 2011 (수정됨) · 쪽지

2022-01-01 15: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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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 대한 생각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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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마이너 서저리 1년차 들어가는 현 인턴임


의사수명이 50년이 넘는데 이제 1년했을 뿐이라 나의 식견은 매우좁을수밖에없음


그래도 내가 가장 최근에 경험하고 고민해보았던 의대생활, 의사에 대한 생각, 과선택에 대한 생각정도를 얘기해보려함.


1. 의대생활

예과는 알아서 잘들 의미있는거 하면서 보내면됨. 연애, 술, 각종 대외활동 다 좋고 취미생활도 좋은데 게임은 진짜 남는거없으니까 하지마셈. 게임보다는 가치있는 것들이 세상에 너무 많음. 내가 진짜 할게 없다?? 그렇다고 게임을 할바에 별거 안해도 되니까 부모님이랑 시간보내는거 추천함.


본 1~2 : 솔직히 쉽지만은 않음. 내 또래 다른 대학생들은 1교시가 있어서 힘드네, 공강이 없어서 힘드네 하는데 걍 본과부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풀로 수업 꽉꽉. 학비는 비싼데 국장받기도 힘들고 여기저기 돈쓸데도 많음. 매주 시험에 틈만나면 희한한거 자꾸 시켜서 가면갈수록 할일이 쌓임. 성적에 많이 연연하는 성격이면 더 힘들 것임. 그래도 동기들 다 하는거니까 참고 견디면 됨. 남들 공부할때는 꼭 하면됨. 의대생활에서 남들과 떨어진다는 것은 아주 스트레스 받는 상황임. 다들 여기저기서 좀 날리던 애들이 온건데 그 안에서도 또 줄세워보면 차이가 많이남.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성실한 애들이 모여있어서 대충대충 살다보면 티가 날 수밖에없음. 공부가 해도 스트레스 안해도 스트레스일텐데 이럴거면 하고 스트레스 받는게 나음


본과 3~4 :  PK 실습. 그래도 가운입고 환자도보고 교수님 앞에서 발표도 하고 뭐라도 된것같은 느낌이 남. 동시에 내가 얼마나 미진한 존재인지 확 깨닫는 순간이옴. 아 교수님은 진짜 레전드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어떻게 그 나이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해서 회진한번 샥 도시고 나머지 시간에 수술 외래 연구 학생지도까지 다하는 것인가..  그리고 PK를 돌면서 하기 싫은 과들을 r/o하게 될텐데 솔직히 대부분의 과들이 r/o 된다. 바이탈과들이 하고싶어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PK입장에서 아는게 진짜 없지만 내외산소 선생님들 진짜 힘들어 보인다.. 이거는 알수있음. 하지만 또 직접해보는거랑은 다르기때문에 너무 일찍 아 나는 수술과는 아닌것 같아, 나는 내과는 절대 못하겠어 이런식으로 가능성을 닫지는 말고 계속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는걸 추천함. 뭐가 싫다고 이거날리고 저거 날리고하다보면 할 과가 없음.


2. 의사에 대한 생각

사람마다 직업에 대한 추구하는 바가 다를 것임. 나는 명예와 보람임. 세상 어느직업이 1년차따리부터 존중받고 내 말에 귀기울여 주겠음. 땡깡피우던 환자, 불안해서 떠는 환자 다 그나마 의사말 잘들음. 기고만장하란 얘기가 아니고 내 말에 힘이 있는 만큼 더 많이 공부하고 환자한테 더 잘하라는 것임. 나는 그런 과정에서 보람을 느낌. 일을 하면서 더 배우고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보람참. 일하는것 자체로도 자기계발이 되는 것이 장점임 그래서 나는 의사란 직업에 만족함. 돈? 맨땅에서 돈많이 벌기는 글렀음. 어느과를 가도 죽는 소리나옴. 옛날보다 정말 힘들어진게 맞음. 앞으로는 더 힘들거임. 돈보고 할거면 의사하지마삼. 산부인과는 분만시 과실이 없어도 배상하는 법이 있고 돈 많이벌려면 진짜 실력으로 환자를 여기저기서 많이 흡수하는 거 아니면 좀 문제있는 방벙을 쓰게 되는 것같음. 그럴바에 남자기준 의대6년 수련 1+4년 군대 3년 총 15년 동안 다른 길을 걸었으면 더 행복하게 돈 더 많이 벌지 않을까? 그래도 아직까지 의사면허만 있으면 대한민국에서 뭐라도 하면서 살수있는게 맞음. 그치만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와 30대 초반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돈만보고 의사하려고 하는것은 너무 불행한 삶이 아닌가..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함.


3. 과선택

나는 솔직히 바이탈 과에서 구를 자신이 없어서 마이너 서저리 선택했음. 나도 학생때는 수술방이 극혐이었음. 하지만 인턴때 자주들어가다보니 또 수술이 재밌고 좋아졌음. 고생하는게 적성인 사람이 있겠음? 겉으로 봣을때 힘들어보여도 또 해보면 할만할지 누가알겠음. 그러니까 힘들어보인다고 그 과에 대해 잘 알아보지도 않고 나의 가능성에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음. 선배들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관심있는 과가 실제 생활이 어떤지 정도는 한번 들어보삼.

나는 바이탈을 선택하지않았지만 항상 바이탈과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있음. 멋지다고 생각함. 성적이 좋아도 소신있게 바이탈가는 사람들도 많음. 공부안하면 내과간다, 에이 갈과도 없는데 내과나 가야지 이런소리는 좀 안했으면 좋겠음.

현재 경쟁해서 들어가는 초인기과들이 OS ANE PS RM RAD 등등등임. 여기 없는 과들도 좋은과 많고 경쟁하는 과들많지만 인기과 위에서부터 몇개 꼽아보라하면 누구든 저중에 3개는 뽑을거임. 저 과들이 항상 인기과였던 것은 아님. 현재 대표적인 기피과인 소아과도 경쟁해서 들어가던 시절이 있었음. 그러니까 현재 인기과에 너무 꽃히지 말고 내가 잘하는거, 좋아하는게 뭔지 생각해보는게 좋음. 고점매수해서 내가 필드나갔을때 떡락일지, 소신있게 저점 매수했는데 수요공급원칙따라서 내가 필드나갔을 때 내몸값이 떡상할지 아무도 모름. 그래도 내가 한가지 하는 생각은 OS가 망할일은 거의 없지않을까...


미래가 또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내가 대단한 안목이 있는것도 아니기에 남에게 의대를 가라마라 무슨과해라 조언해줄수있는 입장은 아님.

하지만 의사 멋진직업이고 후회는 하지 않을 것임.

힘든길은 분명하지만 눈감고 이악물고 하면 또 못할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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