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맥주 [108810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12-24 22:25:11
조회수 5,891

수리논술: 직관적인 내용을 엄밀하게 서술하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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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우선 오늘 드릴 말씀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점 감안해 주시고

혹시 오늘의 글이 재미없다고 느껴지더라도

'에이...다음번부터는 저 할매 글은 읽지 말아야겠다.' 하지는 말아주세요ㅠㅠ 

다음부터는 좀 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로 찾아뵐 테니까요...!!


시간 없는 분들을 위해서 두괄식 요약 해드릴게용


(1) 등차수열도, 등비수열도 아닌 괴상한 수열은 대부분 주기수열이라는 건 

수능에서나 경시에서나 통하는 불변의 진리입니다.

왜? '수학은 패턴을 찾는 학문이니까'!!


(2) 관찰을 통해 발견된 내용을, 문자와 식으로 엄밀하게 서술하는 연습을 하면

나중에 수리논술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단, 직관에 의존하는 최근의 수능 트렌드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요!)




오늘은 수열 문제를 하나 보여드리려고 해요. (2020 KMO 고등부 2차, 5번이에요)



우선 아래 풀이를 보지 말고 답을 구해 보시길 바래요! 정말 직관적으로 구할 수 있거든요.

쉽게 풀어서 말씀드리면,

“모든 항이 자연수이고, 모든 항이 값이 서로 다른 수열 a(n)이 있다. 

a(1) = 1, a(n) = 2000이고, 각 항의 공차는 -3 또는 5이다. 

수열의 항을 최대로 늘렸을 때 n의 값은?” 이런 문제에요.



한번 a(1)부터, a(2), a(3), a(4),... 가 서로 다른 값을 가지도록, 

그리고 그 사이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정수들을 찍고 지나가도록, 직관적으로 늘어놓아 볼게요.


1, 6, 3, 8, 5, 2, 7, 4, 9, 14, 11, 16, 13, 10, 15, 12, 17,… 


그런데 우리, 수능에서도 등차수열도 등비수열도 아닌 경우에는 

보통 주기를 가진 수열로 답이 나오지 않았나요?

이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주기가 8인 주기수열이 관찰됩니다:


{1, 6, 3, 8, 5, 2, 7, 4}, {9, 14, 11, 16, 13, 10, 15, 12}, {17,… } .... 


이렇게, 주기 8을 기준으로 

모든 양의 정수들을 하나씩 빠짐없이 찍고 지나오는 방법이 존재하네요.


그러면 이렇게 계속 올라오다 보면, 

마지막에는 {1993, 1998, 1995, 2000}까지 올라오겠죠?

아마 이 수열이 답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 남은 일은, 어떻게 이 방법이 n을 최대로 하는 방법인가 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서술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았어요.


한번 각자 최대한 서술해 보시고 나서, 아래의 풀이를 확인해 보시면 좋겠어요.

저도 제 서술이 얼마나 논리적인지는 장담을 못하겠어요! 

(저도 KMO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신 사람이라는 걸 상기해 주셔요 ㅋㅋㅋ)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각 항이 음의 정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모두 다르려면, 

8번 중에서 공차 5가 네 번, -3이 네 번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야 함 ㅋㅋ' 

이거를 최대한 논리적인 비약이 없이 서술하고자 

a(n), b(n), c(n)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등장하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문제집을 풀 때도, 해설지만 읽으면 도대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나 싶지만

좋은 선생님이 옆에 붙어서 설명해 주시면 쏙쏙 이해가 되는 것이지요.)



풀이보다는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수능이라는 시험을 앞두고 계시는 분들께 

논리적 엄밀성을 키우라고 부탁드리는 건 조금 무리일 수 있겠지만,

일찍부터 명문대의 꿈을 품고 눈팅하고 계시는 중학생/고등학교 저학년생 분들께는

저런 증명 문제라고 해서 막연히 두려워만 하지 마시고, 한번 부딪쳐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제로 직접 보니까... 수능문제랑 크게 다르지 않지 않...으세요? ㅎㅎ

등차수열도 등비수열도 아니면 주기수열이거나, 아니면 꼭 주기수열은 아니라도 패턴이 명확하다는 거...!


그리고 이러한 관찰에 의해서 답을 얻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것을 수학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력과, 

비약을 허용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다만 이러한 논리적 정합성은, 평소에 집에서 키우셔야 하고

내신이나 수능 시험에서 이런 거 따지고 계시다가는 큰일납니다... 

시간 안에 다 못 풀고 등급 내려앉는 수가 있어요

(실제로 저도 수능 앞두고는 너무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는 습관을 일부러 버리려고 노력했었어요!)



그래서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1) 겁먹지 말고 도전하고, (2) 관찰하고, (3) 서술하자!! 

 

오늘 글은 너무 딱딱했죠? 문제도 하필이면 수열이고 ㅠㅠ

다음번 글은 좀 더 많은 분들께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테마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좋은 저녁 시간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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