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비리두비두바 [999272]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12-10 19:21:32
조회수 631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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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때 수능점수 45256

지금 반수해서 수능점수 37466.....


야심차게 이번엔 정말 수능을 잘 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다니던 대학교도 자퇴하고 반수를 시작했는데...

정작 반수를 시작하니 공부가 정말 안되더군요


기초수급자,차상위 계층이라 저희 가족 정말 가난하거든요

그런데도

엄마한테 손벌려서 한달에 50만원이나 하는 독재학원도 다녔는데 6평 때 전과목 75799 9평 때 35599였나..

저희 가족이 잘 살수 있는 방법은 그나마 명문대 사는 것 뿐인데도요


이상하게 모의고사만 보면 정말 긴장이 안되더라고요 문제 풀기가 정말 너무 귀찮고요. 

평소 문제 풀때 이런 감정을 느끼진 않았는데..

물론 제가 정신을 아직 못 차려서 수능을 다시 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그런거겠죠

아마 집중력 문제도 있었을 겁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공부한적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보통은 공부할 때 딴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잖아요

그정도면 저도 아 adhd인가 정신병원이라도 한번 속는 셈 치고가볼까 이렇게라도 했을텐데 저는 딴생각이 아니라 망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차라리 아이돌 보고 싶다 이런거라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덕질을 안하면 되니까요.


근데 저는 그런게 아니라 망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기억상으로는 정말 이틀에 한번은 무조건 했습니다

주로 제가 인서울 대학생이 되어서 놀고 다니는 상상,인정받는 세상,제가 천재가 되서 사람들한테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는 상상...현실에 만족을 못하니까 그런 망상을 한거겠죠


그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망상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그래서 망상하다 지칠 때까지 망상을 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망상이 들 때 운동이라도 하고 올 걸 그랬습니다 근데 운동을 갔다와도 앉아있으면 계속 또 망상이 들더라고요

하루 6시간 공부..틈틈히 망상하고 또 망상하고...


오전 일찍 일어나서 학원에 제일 빨리 도착해서 앉으면 완벽한 아침을 보냈단 사실에 오전에 공부가 정말 잘 되더라고요

그게 맘에 들어서였을까? 오후에도 계속 망상이 안들고 공부집중이 잘되더라고요 

그래서 해결책을 찾았다는 생각에 한동안 그렇게 지내다가..어느날부터 갑자기 또 어느순간부터 오전 11시 그쯤이 되면 망상이 시작되더라고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후부턴 그냥 자포자기로 공부 집중 될땐 곤부하고 안될땐 계속 망상하면서 지냈습니다

휴대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휴대폰 때문에 공부가 방해될까봐 하루에 15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잠금해놨어서요


근데 10월달엔 결국 정줄 놓고 학원 쉬는 시간,학원 끝나면 잠자기 전까지 계속 폰을 했었어요...그냥 미친거죠


수능 끝나고 계속 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고민을 해봤는데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돈의 소중함을 몰라서,사회가 나한테 각박하다는 것을 몰라서 아직 제정신을 못차린걸까 싶어서 이번주에 4일 동안 막노동도 해봤습니다 

근데 전혀 깨우친게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느끼는 것은 "일 너무 힘들다" 와 돈 생겨서 좋다...뿐입니다

막노동을 해봤음에도 깨달은 게 없어서 너무 괴로워요


어쨌든 알바는 장기알바가 구해지는대로 무조건 2월달까진 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경험을 많이 해봐야 시야가 넓어지고 관점도 바뀐다고 그래서 무언가 경험을 해보고 싶은데..무슨 경험을 해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할 수 있는 것은 사회생활 겸 돈벌이인 알바를 하는 것이고요 여행은 돈 모아서 단기로 한번 가볼 생각이긴 합니다


그리고 대학교는 일단 갈 생각입니다 저 점수가 제 한계라면...일단은 책임을 질 생각입니다 지금 상태로 삼수를 해봤자 도무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요


대학교 다니는 도중에 제 정신상태가 바로잡히면 그땐 삼반수를 도전할 생각입니다

물론 반수비용은 제 알바비로 하고요


지금 떠오른 건데 어쩌면 저는 제가 빠른이라고 남들보다 1년 늦어도 똑같이 가는 거라고 저한테 자기위로하고 합리화를 한 것 같습니다 

대체 어디 대학을 갈수 있고 어떻게 해야 제 망상은 멈출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제 정신을 좀 똑바로 차릴까요..


이대로라면 제 인생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일텐데...도무지  길이 안 보이고 막막합니다 제가 봐온 사람 중 제가 제일 막장인생입니다


일단 제 계획은 12월까진 쉬고 1월달부터 알바를 구해서 2월달까진 무조건 알바를 하며 수학,국어,토익 공부,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대학 입학 전 일주일 여행을 갔다오고 3월부터 5~6월까진 가능하면 알바를 하고 수학,국어,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운동을 할 생각입니다 


대학교 전공은 일단 수능공부에 그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한 영문학,국문학과에 지원해서 전공공부도 국가장학금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며 살 생각입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해봐야 정신을 좀 차리겠죠


제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조언 주신다면 정말로 감사할 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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