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1er] 신축성 있는 옯창 [1092850] · MS 2021 · 쪽지

2021-12-10 00:49:13
조회수 2,800

조심하세요! 38만원 기부(?)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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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1시 30분경에 일어나고

등급컷을 확인하던 중


생2 표준점수가 낮음과 국수 표준점수가 떨어짐에

실망한 채 

차분하게 표준점수를 계산하고 있었는데



12시 04분

신원 미상의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십니까? 혹시 XXX 휴대폰 본인 맞으십니까?

수고하십니다. 저는 서울북부지검 OOO 검사입니다

현재 본인 앞으로 명의도용이 접수가 되어

확인차 연락드렸는데 통화 괜찮으신가요?


이런 멘트로 시작했다


얼마 전 삼반수 준비 겸 과외 준비 관련해서 책을 사오는 과정에서

이 책을 사오는 길에 민증을 잃어버린 기억이 있었는데


그 경로로 재수없이 유출되었나보다 해서

그렇군요... 그러면서 그걸 바보같이 믿어버렸다


이런 사연과 재수없이 맞물려서 속아넘어갈 줄 몰랐다


그 일당은

사건을 설명하였다

2021년 1월부터 이PP을 필두로 한 일당이

본인 명의를 도용하여 중고거래사이트 사기행각을 벌였고

피해 금액은 약 3500만원으로

본인 명의 계좌와 대포폰이 발견되었다 하면서

이 문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고하였다


이후

KT 휴대전화로 통장을 개설한 적이 있는지

최근 6개월 이내에 통장을 개설한 적이 있는지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누군가에게 

고의적으로 뿌린 적이 있는지


주절주절 물어보는 '수사'를 강조하는 질문에

하나하나 쓸데없이 성실하게 대답했다


이 질문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피의자로 처리되어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주의를 가장한 '협박'을 하면서


끊고 싶고 배틀그라운드 한 판 하고 싶은 마음을 짓누르고

추가 질문에 답했다


잔고 계좌에 얼마 있는지, 보유 주식/부동산이 있는지

꼬치꼬치 물어봤고


이 질문의 목적은

빼내어 갈 돈의 출처가 있는지 면밀하게 알아본 거였다


잔고 합계가 36,000원밖에 없고 

보유 주식/부동산은 없는 코인 58,000원 가량만 있는 

흙수저기에 이 부분은 문제 없이 넘어간 듯하다


이후

거의 다 끝나간다고 은밀한 안심을 시키며

본인 명의로 다A, 캐쉬RRR 등으로 결제가 되었다 하면서

본인 인증번호 ARS 시스템으로 본인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그랬다


솔직히 본인은 여기서 의심했다

갑자기 결제대행사를 나열하면서 확인을 한다고?!

그냥 끊을려 했다 이 타이밍에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범인이 전화를 잠시 끊고 ARS 요청이 들어왔는데

멘트가 놀랍게도 '서울북부지검에서 요청한 ARS~'로 시작했다

당연히 이것은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 나는

그대로 문자를 복붙해서 '서울북부지검 민원실'이라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전달했다.

그 인간 지시대로ㅡ,,ㅡ

그때만 해도 돈이 빠져나가는 문자는 일체 오지 않아서

단순 본인인증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피해증명이라고 가장하는 과정이 끝나고

진짜로 이게 종결이 되면 그 사람 피셜 본인에게

15~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나도 피해자로 간주되었구나'라는 안도감과

'보상금까지 받네 개꿀!' 이런 마음에 

통화를 종료했다


시간이 좀 흘러

평소에는 한산한 문자 숫자가 늘은 것을 보고 정리하려고

봤더니 이런 미친 X같은 쓰레기가 

19만원을 두 번씩 긁어버린 것이었다


부모님께 빨리 말씀드리고

112에 긴급전화로 신고하면서

경찰측에서 상황을 인지하게 했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알려준 이후

YY 경찰서에 가서 제출할

서류들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고

결제내역과 상품권 회사에 전화하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2020년 학원 담임선생님께서 

추석 전후 택배회사 사칭 메시지로 포인트를 날리셨다 하셨을 때

나는 이런 게 본인같이 청빈하고 빈궁한 사람한테는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벌어놓은 돈도 없고 집안 수저도 은수저 이하인데

본인같은 보잘것없는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도

이런 게 올 것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도

피의자, 가해자로 간주되어 본인이 받게 될 처벌이나

이것을 해명할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두려워서

그냥 그 인간이 시키는 대로 했다


내일 아버지와 경찰서에 대동해서 

이 사안에 대해 꼭 해결할 것을 부탁드릴 것이다

잃어버린 내 38+@만원 꼭 찾아오고

본인처럼 당할 다른 사람도 보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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