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cueman [477882] · MS 2013 · 쪽지

2013-12-19 15:22:16
조회수 1,761

3년만에 다시 수능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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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은 나이에 수능을 다시 한 번 치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도움을 얻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2011학년도(2010년에
시행된) 대수능을 치뤘구요. 이과에 지1 1 2 선택으로 344333을 등급을 받았었습니다.



내신이 3.8정도여서 2
후반~3점 초반(언외는 거의 고정3정도
수리는 3~4 탐구가 1~2 왔다갔다.)이었던
평가원 성적을 믿고 정시 드림을 꿈꾸며 수시는 하나도 지원하지 않았었구요. 기대 이하의 점수와 수능보기 한 50일 전부터 공부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서 재수를 하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설득에 못 이겨서 가까운 지방대 소방행정학과에
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2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현재는 의무소방원으로 군복무중에 있습니다. 2014 9월 전역으로
8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의무소방원으로 구조대에 약 1000건 정도의 출동을 했습니다. 평소에 소방에 대한 인식도 좋았고, 부모님께서 소방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마땅한 대안도 없고, 군복무를 해보니까 공무원이라는 안정성도 있고, 남에게 피해안주고 남을 도와준다는 것이 제 가치관가 부합해서 소방관을 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나로 인해 환자분이 도움이 됐으면 됐지 조금이라도 마이너스가 되게 하면 안되겠다, 그리고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안 주려는 생각에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무리를
했는지 디스크 파열이 와서 수술을 해야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술을 하면 소방관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갑자기 제 인생에서 5년 정도가 날아갔다는 생각에 유리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그 동안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막 살긴했지만, 어느정도
꿈을 향해 조금이나마 노력을 했는데, 그 시간들이 다 수포로 돌아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수능을 다시 한 번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인 것을 알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고 가능성이 큰 도전이라고 생각됩니다. 목표라도 높게 잡으면 못해도
비슷하게는 가겠지라는 생각에 목표는 명문대 의과대학으로 정했습니다.



명문대인 이유는 명문대에 가고싶은 욕심아닌 욕심도 있었지만 지방대를 다니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지방대를 폄하하거나 안좋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환경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구요. 물론 의지가 강하다면 관계없는 얘기겠지만, 저는 의지가
약한 편입니다. 정도 많고 거절을 못하는 성격입니다. 핑계지만, 처음에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놀았습니다. 그런데 노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게으름과
나태함에 탄력이 붙어서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더군요. 머리가 비어간다는게(똥이
찬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속된 말로 똥멍청이가 된다고 느껴졌습니다. 진짜 게임만 했던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공부 하나도 안했습니다. 수업만 앞자리 에서 들었지 예습, 복습 하나도 안했습니다. 중간고사때 b학점을 맞았는데, 기말 토익시험에서 550점 정도로 a+을 맞고 1년 종합성적에서 a를 받았습니다. 이 점수에 a를 맞은
것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한번 뿐인
인생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도 없겠구나. 평범한
삶도 못 살 수도 있겠구나..싶었습니다.



그리고 의과대학을 원하는 이유는 제가 구급차를 타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 아버지와
나이대가 비슷하신 심정지 환자를 이송한 적이 있습니다. 차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고 의사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살려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하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족들이 왔는데, 따님분이 저와 비슷한
또래였습니다. 사망선고가 내려진,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아버지를 앞에
두고 목 놓아 우는데, 그 슬픔이 헤아려지지 않더군요. 그때 도움이
될 수 없다는게 이렇게 찢어지게 마음 아픈 일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입니다. 그때 의사분들의 모습을 보고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이구나, 내 생각 이상으로
멋진 일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구급차를 타면서 내가 의학적 지식이 있다면,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환자의 가족분들에게도  환자의 상황을 설명해줘서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요약하자면 2011년 이후로 신나게 3년여를 놀다가 텅빈 머리 상태에서 수능을 보려고 하는데 목표는 명문대 의과대학인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의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강하며 올해에 떨어진다고 해도 1년 더 할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습니다만, 현재(올해 수능은) 군인 신분이여서 ebs커리큘럼을 타고가야 될 것 같은데
ebs만 해도 충분할 지 약간 불안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수능을 생각하면서 지금까지의 저를 진단해봤는데, 학교
수업이랑 야간 자율학습은 어느정도 열심히 했지만, 그 이외에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구요. 끝까지 들은 인강이 하나도 없었고, 끝까지 푼 책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모의고사나 수능을 생각해봐도 뒷부분 문제들에서 많이 틀렸구요. 의지력이 상당히 약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알아보니까 비교내신이 적용되는데


이제 막 목표를 정하고 설계하는 단계인데 선생님들도 잘 모르겠고 학교를 떠나서 공부하고 수능을 치루는 것은 처음이라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야될 지 막막하네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정리안 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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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타르 · 351971 · 13/12/19 15:46 · MS 2010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 Rescueman · 477882 · 13/12/19 16:22 · MS 2013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음가짐 · 479602 · 13/12/19 15:47 · MS 2013

    대단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Rescueman · 477882 · 13/12/19 16:21 · MS 2013

    고맙습니다^^ 힘이되네요

  • 적란운 · 352770 · 13/12/19 15:57 · MS 2010

    쪽지보냈습니다.

  • Rescueman · 477882 · 13/12/19 16:22 · MS 2013

    확인했습니다.

  • 정시합격생 · 408254 · 13/12/19 17:22 · MS 2012

    이름있는 재수학원에 등록하고 들어가서 과목별 선생님들께 공부법을 상담받고 공부하시는걸 추천드려요
    내년부터 의대정원이 2배 늘어나니 절호의 기회입니다 꼭 열심히 하시고 성공하세요

  • Rescueman · 477882 · 13/12/19 18:49 · MS 2013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복무중이라서 재수학원 등록은 힘들 것 같네요.
    오랜기간 쉬었기도 하고 지금 제 수준은 한 5~6등급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서 공부법을 상담받고싶은 마음은 큰데..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네요..

  • 정시합격생 · 408254 · 13/12/20 02:29 · MS 201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내가할수있다고믿어야할수있다 · 435595 · 13/12/19 18:07 · MS 2017

    근데 하실꺼면 올해안에 끝낸다고 생각하시고 도전하세요. 안되면 1년더하지 이런생각하면 성공하기 힘들어요. 진짜 올해안에 끝낸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해보세요! 화이팅입니다

  • Rescueman · 477882 · 13/12/19 18:51 · MS 2013

    허리치료도 있고 군대라는 제한적인 환경과 ebs만으로 가능할지 걱정이되네요.. 그래서 실패한다 하더라도 내후년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좋은 말씀, 응원 감사합니다^^

  • yousu6513 · 475803 · 13/12/19 18:40 · MS 2013

    멋지시네요 그 꿈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 Rescueman · 477882 · 13/12/19 18:52 · MS 2013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조심하세요~

  • adsasgag · 398627 · 13/12/19 22:41

    일단 수학 진도 한번 쭉 훑는 거 추천드립니다. 제일 쉬운 교재로요 ㅎㅎ

    교과서도 좋고 익힘책도 좋으니까 쭉 한번 그냥 훑으세요.

    그걸 메꾸는건 전역하고 시간 많이 남으면 하시면 될거같아요 ~

    그리고 ebs 이외에도 유명한 인강선생님 많이 찾아서 들어보시길~!

  • Rescueman · 477882 · 13/12/19 23:21 · MS 2013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교과서도 없고 익힘책도 없어서 기본서를 구매해야될 것 같은데 정석이외의 기본서는 접해본 적이 없어서요. 수학을 놓은지 오래되서 개념을 탄탄하게 잡고싶은데, 서점에서 제가 보고 선택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여건이안되서...요즘에는 어떤 교재가 좋은지 추천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리고 ebs로 수학 개념을 잡는 건 조금 불안할까요??

  • adsasgag · 398627 · 13/12/20 20:04

    ebs 괜찮아요!

    정석 좋습니다

    개념쎈 괜찮구요 ㅎㅎ

  • 정시합격생 · 408254 · 13/12/20 03:19 · MS 2012

    수학은 일단 이렇게 해보도록 하세요
    (여기서 1회독이란 5등급 이하에게는 수학 상.하 수1,수2,적통,기벡 전부를 푸는 것을,

    4등급 이상에게는 수학 하,수1,수2,적통,기벡 전부를 푸는것을 말한다

    수학 상 을 푸는 이유는 5등급이하는 수학적 센스와 기초가 부족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고

    수학 하를 푸는 이유는 수능문제의 기하학적 접근 능력을 기르는데 있어 수학 하 의 내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반드시 모든 문제는 노트를 반 접어서 세로로 풀어 내려가야 한다.수학 전용 노트를 사도 좋다) 

    1.기본정석을 2회독한다. (정석을 읽을때 개념설명도 한두번 읽어봐야 한다)

    2.쎈수학을 2회독한다

    ))이렇게 하면 3등급은 나올것이다
    안나온다면 2번을 3등급이 나올때까지 반복한다

  • 정시합격생 · 408254 · 13/12/20 03:20 · MS 2012

    3. 이제 실력정석을 1회독 하는데, 이때 마플 이라는 기출문제집을 같이 푼다 예를들어 실력정석으로 행렬을 다 풀면 마플로 행렬을 한번 더푼다

    4. 위의 과정을 한번 더 한다

    5. 이제 1등급 안 나오면 ㅂㅅ이다. 그러니 1등급이 나왔다고 치고 일품과 일등급 수학1,2
    를 사서 각각1회독한다. (이때 일등급 수학을 완벽히 푸는것은 자제하도록하고-- 너무 심하게 더러운 문제는 안풀어도 좋다)

    6.아직도 1등급이 안나오면 나를 죽여다오ㅋㅋㅋㅋ
    -출처:내머릿속♥-

  • 정시합격생 · 408254 · 13/12/20 03:45 · MS 2012

    위의 방법으로 공부하신다면 수능 수학 1등급은 기본이고 제대로만 하신다면 100점 까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죠ㅠㅜ 실제로 저거 다하다보면 머리가터지는듯 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수도없이 들겁니다ㅠ
    그래도 의대는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의대정원이 늘었어도 밑바닥에서부터 자연계 상위 2%가 되는것은 상상을 초월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재수 결심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는데요. 당신의 모든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를 포기할 각오가 있으면 전체에서 20점 이상오를 거고, 목숨을 걸 각오가 있다면 그이상의 기적이 가능할겁니다

    제가 이렇게 오글거리고 긴 글을 쓴 이유는 님이 정말 진심인것 같아서입니다. 나이 많이 먹고 공부하는거, 쉽지않아요. 머리도 많이 굳었을테고,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와 약속 때문에 공부할시간을 뺏기는 일도 많을거예요. 하지만 얻는게 있으면 반드시 잃는것도 있습니다.
    당신이 올릴 성적의 기쁨은 누군가에겐 뼈아픈 추락이 될거예요. 수험생활의 고통은 당신이 다른 수험생들을 짓밟고 올라가 얻을 기쁨의 대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