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1008734] · MS 2020 · 쪽지

2021-11-23 16: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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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힘든 사람 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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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이 쌓여 말을 잃을 때
그런 때가 올 것이다
그럼 밤을 기다려라


한밤에
불 다 끄고 눈을 감아보렴
네 숨소리 들리는 한 너는 생명체이니
이 우주가 너와 더불어 존재하는 것 아니냐
그럼 된 것이다 내 아가야


가다가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그런 때가 올 것이다
그럼 밤을 기다려라


한밤에
숲 속에 들어가 눈을 감아보렴
벌레 소리 들리는 한 너는 피조물이니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위대한 일 아니냐
그럼 된 것이다 내 사랑아

호호백발 할머니 되어 운신하기 어려울 때
그런 때가 올 것이다


한밤에
창가에 서 하늘 한번 올려다보렴
별이 있는 한 너의 유한자이니
무한을 꿈꿀 수 있지 않느냐
그럼 된 것이다 내 분신아.


 이승하의 딸에게라는 시인데 수험생활동안 불안할 때마다 읽었어요 세상 일이란게 마음대로 흘러가주지도 않고 내가 전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일단 살아있는 게 어딥니까 우린 수험생이기 전에 생명체잖아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가 어디 있겠어요 지금 힘든 것도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이고 분명 웃으면서 내가 그랬어 하고 말하게 되는 때가 올 겁니다 결과야 어찌됐든 다들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수고하셨어요 앞으로도 계속 살기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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