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청어 [995931] · MS 2020 · 쪽지

2021-11-21 18:51:46
조회수 632

수능 3주 전에 허리디스크 터졌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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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응급실 실려가고 발목에 류마티스 관절염도 같이 와서 앉지도 못하고 서있지도 못하고 밤에 누워서 눈물만 질질 흘리면서 그렇게 수능 못 칠 줄 알았는데, 수능 2주일 남았을 때부터 서서히 발목염증 가라앉고 10분-30분-1시간 조금씩 앉을 수 있게 되고 교육청에서 시험장 최대한 편의 봐줄 수 있게 도와주고 엄마도 매일 격려해주시고 주사도 맞고 그렇게 부축 받고 지팡이 짚고 걸어가서 수능을 봤음. 

수능 끝나고 가채점 하고나서 많이 울었음. 디스크 안 터졌으면 성적이 더 좋았을까. 더 좋은 학교를 노릴 수 있었을까. 진작 건강관리 잘할 걸. 허리 아프다고 괜히 중간에 약 먹지 말 걸 그랬어. 엄마아빠 기대 많이 하셨는데. 등등.. 그냥 다 서럽고 그랬음. 그런데 지금은 수능 본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함. 디스크 터지고 누워있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게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포기하고 싶어지는 거였음.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수능을 봐. 그 생각이 너무 괴로워서 울었던거 같음. 그런데 결국 수능을 쳤잖아ㅎㅎ 나한테 기회가 왔던 것만으로도 기적이었으니까 이제 아쉬워하고 싶지 않음. 1년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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