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2주남기고가입한재수생 [1091513] · MS 2021 · 쪽지

2021-11-20 02:09:41
조회수 1,352

국어 불수능 강하게 원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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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얘기 꺼내진 않았지만 긴장도, 실수도 많이 하는 타입이라 9평처럼 나와버리면 긴장 많이 하는 나는 수능장에서 아무리 잘봐도 한계가 있겠다 싶었음. 아무리 물이어도 만점을 받을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오만한 생각이었음. 

긴장 많이 하는 타입이라면 불수능일 때 당연히 긴장이 더 될텐데,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나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음.

수능장에서 어떻게 됐냐면 

화작에서 30분 쓰고 2개 틀리고 지문 3~4개는 아예 읽어보지도 못하고 67점 나왔음. 

고3, 재수생 때 응시한, 사설을 포함한 수많은 국어 모의고사들 중 단 한번도 60점대로 내려가본 적이 없었고 당연하게 지문을 통째로 못 읽은 경우 또한 단 한번도 없었음. 

아무리 국어를 망쳐도 2 밑으로 내려갈 일은 절대 없을거라고 생각했음.

1교시 국어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울었음. 수학 보고도 울었고 밥 먹으면서도 울었고 영어 보면서도 울었고 한국사 보면서도 울었고 과탐 보고도 울었음. 

빈혈에 생리 이틀째였는데 울기까지 해서 수능장에서 어지러워서 기절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음. 그러다 차라리 기절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음. 

내가 아무리 국어 다음에 치는 다른 과목을 잘본다 해도, 아무리 국어가 불수능이라 다른 사람들도 다 못봤다고 해도 수습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망쳤다는게 뼈저리게 느껴져서 도저히 멘탈을 잡을 수가 없었음. 아니 다른 사람이었다면 잡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난 실패했음. 왜 이렇게 됐지? 

이게 니가 원하던 불수능이냐, 만족하냐 하는데

만족하겠음?

이 상황에서 내가 불수능을 원했다고 해서 죄책감 느껴야 할 이유가 대체 뭐지 싶으면서도 자괴감 들어서 미칠 것 같음

그냥ㅅㅂㅋㅋㅋㅋㅋ 아 죽고싶다 내가 멍청한 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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