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허수의 고1 고2 허수들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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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허수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렇게 해라!" 이런 얘기 못합니다. 앞 게시글 보고 오시면 알겠지만 진짜 오르비식 허수 아니고 그냥 허수입니다...ㅋㅋㅋ
제 실패 얘기를 조금 들려드릴건데 그걸 1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제파악 잘하세요
오 복사해서 하니까 굵은 글씨 되네요
뭐 이 말 듣고 기분 나쁘실수도 있는데 제가 좆망하게된 계기 중 하나라 말씀드립니다.
저는 중학교 때 나름 월클이었습니다. 중2때까지 4등 밖으로 안밀려났습니다. 근데 중2 2학기때 영어 듣기평가에서 7개인가 틀려서 영어가 89점으로 B뜨고 자사고는 포기했습니다. 그러고 3학년때 축구만 주구장창 하면서 18등 언저리까지 밀려났죠. 근데 여기서 포인트는 학교가 개 좆밥 학교라는겁니다. 평균 97정도면 전교 5등안에 드는 학교였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월클인줄 알았고, 그거랑은 관계가 없지만 8살때부터 취미로 축구하고 2종선수(아마추어)로도 계속 뛰기도 하며 한 축구 클럽을 8살때부터 응원하다가 '팀닥터'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대학 잘보내는편이었는데 마침 제 고입때 의대 대박을 친 학교(집에서 멀어서 조마조마하며 지원함)에 1지망 박고 진짜 됐어요. 기분 정말 좋았고, 그렇게 입학했습니다.
고1 3월 모의고사에서는 잘본건 아니었지만 전교 9등을 했더라구요. '아 이거 ㅆㄱㄴ인데?' 이랬습니다. 그러고 고1 내신은 3.2 3.4... 저희 학교가 중딩때 3년 전체 1등만 4~5명 모인 그야말로 일반교 붐에서도 개 몰린 케이스입니다.
네 의대 물건너갔어요. 제가 주제파악을 잘했다면 여기서 정시로 돌리던가 꿈을 완전히 접었을겁니다. 근데 저는 '의전원 있으니까~' 그리고 '수시는 던지는거 아니라는데...' '1학년 성적 의미 없다는데...' 등 어디서 주워들은 말로 저를 합리화했습니다. 그렇게 2학년이 되고 내신은 2.4 2.6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고2 올라와서 내신 올리는게 쉽지는 않으니까요(안하다가 한게 아니라면) 근데 저한테는 의미가 없죠? 꿈이 '팀닥터'니까요. 그리고 이때부터는 제 꿈을 주변에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안된다는거 알았고, 정시로 돌렸어야 하는데 전 깡이 없었고, 이때는 '지금까지 해온게 있는데...'라며 정시로 돌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고3 1학기 내신은 2.25
또 올렸죠? 제 내신을 보면 레전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내신 추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제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못해 이건 뭐 답도 없죠 이과로서는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렇게 결국 정시 공부 중간에 툭 툭 끊어져가며 하다가 진짜 정시를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는 전 게시글에 있습니다.
전 제 공부에 대해서는 특별히 후회하지 않습니다(물리 선택한거 빼고)
그러나 내신을 놓지 않았던 제 소심함과 아둔함은 후회합니다.
제발 이 글을 보시는 고1 고2분들에게 말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학교 선생님들은 여러분의 편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대학을 잘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분들이지만 현실은 보지 못하셔요.(본인들 실적때문에 그런건지 진심으로 대학을 잘 갔으면 좋겠는건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이게 마냥 학교 선생님들 탓은 아닙니다. 뭐 일 개빡세게 한다고 돈 더주는 것도 아니고 행정 일도 엄청 많거든요 그리고 학교라는 좁은 시스템에서 수십년을 있으니 넓게 못보시는것도 이해가 됩니다.
제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세요. 주변에서 '수시 무조건 해라' 이런다고 저처럼 무지성으로 하지 말라는겁니다. 내가 수시를 어디까지 올려서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제발 제대로 파악하세요. 그리고 그래서 정시로 돌렸다면, 친구들 다 점심시간에 축구할때 혼자 묵묵히 해야됩니다. 그럼 애들이 겁나 깔거에요 왜 안나오냐고. 어쩔 수 없죠 그런거로 손절하면 딱 거기까지인 친구인거고 굳이 잡을 필요도 없습니다.
다시 한 번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시고 남들한테 휘둘리지 마십시오. 관조적으로, 또는 건조하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가 뭘 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세요.
물론 월클들은 수시 정시 둘다 해서 둘다 의대 성적 나오죠. 근데 저같은 애매한 사람들은 하나라도 제발 제대로 합시다.
그리고 다음은 제가 수시하면서 느낀점 두가지 적어볼게요
1. 선생님들을 너무 신뢰하지 마세요. 여러 분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십쇼.
2. 1학년 성적 커버 안됩니다. 잘보세요. 커버 안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커버 안됩니다. 커버되는건 원래 안하던 애가 정신차리고 겁나 올리면 됩니다.
전 허수라 제가 맞는게 아닙니다 다르게 생각하신다면 그게 정답일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의 핵심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건조하게 봐라' 이겁니다
추가적으로 도움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더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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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등학교 3년 기억에서 선생님이 제일 싫고 빡침
애초에 기대가 없으면 되긴 합니다...ㅋㅋㅋ 이게 교사들이 역량이 안좋을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해요 수업준비 ㅈㄴ열심히 해가도 애들은 ㅈ도 안들어 행정업무는 뒤지게 많아 열심히 하나 쳐 노나 월급도 그대로야 대충해도 잘리지도 않아 솔직히 열심히 하는게 비정상이라고 봐도 될정도의 환경이긴 함
저희 담임쌤도 사회에서 만났으면 진짜 좋은 어른이십니다(나이차이 40살 넘게 나는 애들이랑 몸으로 장난치고 막 노는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근데 교사로서의 역량은 ㄹㅇ 마이너스임 사고가 30년 전에 멈춰계셔서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