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칼럼) 시험장에서 킬러 문장 독해하는 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0200369
6평 인과적 과정 이론이나 9평 반자유의지 논증 지문이나
읽다가 '엥?' 싶은 구간이 하나쯤은 있었을 거임
6,9평의 기조를 봤을 때 이번 수능도 고난도 인문 지문이 하나쯤 나올 텐데
여기에서 역시 뚫어내기 어려운 문장들이 최소 하나는 등장할 거임.
뭐 고난도 인문이 아니어도 난해한 문장은 꼭 하나 등장할 거고.
그런데 이 놈의 소위 '킬러 문장'들은 몇 번을 봐도 대처를 못하는 분들이 많을 거임
그냥 볼 때마다 엄마 생각만 나겠지.
그런데 이해가 한 번에 안 간다고 엄마 생각만 하지 말고
다음 짤 하나만 생각하자.
멈춰!!!
요즘은 지문은 한 문장 한 문장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게 '몹시' 중요함.
문제에서 물어보는 정도가 꽤 깊기 때문임.
게다가
근데 한 문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뒤의 문장들이 싸그리 무너지기 시작함.
당연히 문제 풀 때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로 풀게 되고, 정답을 맞힌다 한들 시간적인 손해가 상당할 거임 ㅇㅇ
물론 순간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문장을 마주할 땐 멘탈 안 나가는 게 이상함
여기에서 말리면 뒤에 몇 지문 못 푸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들거든.
그래도 일단은 좀 멈춰보자.
아까 말했듯이 최소한의 이해도 안 해놓으면 오히려 시간을 많이 쓰니까.
아니 그럼 멈춰서 뭐하는데? 뭐 넉놓고 바라볼까?
이해가 안되는데 어쩌라고!!!
그래서 준비했음
이해 안 되는 문장의 처리 방법 4단계
바로 시작해보자구
1) 의미 덩어리를 묶어보며 꼼꼼히 읽기
일단 당신이 문장 자체를 잘못 읽었을 수도 있음.
찬찬히 구절 등의 의미 덩어리를 묶어가며 읽어봐야 함.
특히 문장이 길고 구조가 복잡할수록 더더욱 그래야 함.
영어 구문 어려우면 구문 분석하는 것과 같은 이치.
예시)
16세기 전반에 서양에서 태양 중심설을 지구 중심설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작된 천문학 분야의 개혁은 경험주의의 확산과 수리 과학의 발전을 통해 형이상학을 뒤바꾸는 변혁으로 이어졌다.
-> 16세기 전반에 서양에서 // (태양 중심설을 지구 중심설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작된) 천문학 분야의 개혁은 // (경험주의의 확산과 수리 과학의 발전을 통해) 형이상학을 뒤바꾸는 변혁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하다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문장 자체의 의미 분석이 안 돼서인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달을 거임.
쉽게 말해서, 의미 덩어리를 묶어보며 읽는 것만해도 많은 문장이 이해 갈 거임.
2) 일단 빡센 이해가 필요한 문장인지 확인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꼼꼼히 다시 읽었는데도 이해가 잘 안간다?
그럼 이제 원래부터 이해가 필요하지 않게 서술된 건 아닌지 확인해줄 차례임.
평가원은 한 번에 모든 정보를 친절하게 제시하지 않음.
이해를 위해 필요한 개념어나 결론(떡밥)을 던져 놓고
그 다음에 이들을 회수하는 서술 방식인데 이게 참 그지 같음.
만약 회수가 되면 정보의 중요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아니면 중요성이 낮아짐.
왜냐하면
지문에서 필자가 공들여 설명한 만큼, 문제는 어려워지기 때문임.
스쳐가듯 설명한 정보는 문제에서도 표면적인 정도밖에 못 물어보지만
정보가 여러 문장에서 엮여서 등장하면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고 있다는 뜻이고
문제에서도 꽤 깊은 추론을 요한다는 뜻임.
따라서
앞뒷내용을 확인해서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는 정보이다 -> 한 번 쯤은 빡세게 이해/납득할 준비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지 않는다 -> 대충 표시만 하고 나중에 돌아와 볼 수 있도록 하기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는 예시)
계약에 개념들에 대해 여러 문장들을 반복해가며 설명함 -> 문제에서 깊게 물어볼 가능성 up
공들여 설명하지 않는 예시)
실체법과 절차법에 대해 스쳐가듯 설명 -> 문제에서 표면적인 부분만 물어볼 가능성 up
3) 앞뒷내용 땡겨와서 이해하기
만약 이해가 필요한 문장 + 다시 읽어서 안 된 문장이라면
이제 다른 문장들을 활용해서 이해해주어야 함.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는 정보라면 아마 여러 문장에 그 정보가 엮어있을 거임
그 정보를 이해하려면 이 흩어진 문장들을 다 땡겨와서 읽어주어야 함.
이게 극단적으로 필요한 게 점유소유 지문인데
"점유개정으로는 선위취득을 하지 못한다."
이 문장을 이해하려면 앞에서 설명한 점유개정과 선위취득을 이해했어야 하고
점유개정을 이해하려면 간접점유와 소유권 양도 조건을 이해해야 하고
이들은 위 문장과 물리적으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제시된 정보임.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서 제시된 개념을 땡겨와서 읽어주어야 그나마 이해가 가능하다는 뜻
그런데 이렇게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서 제시된 정보를 땡겨주려면
처음부터 어느정도 최소한의 이해는 다지고 왔어야 함.
이해가 한 번 무너지면 계속 무너지는 게 바로 이 때문임.
4) 그래도 안 되면, 맥락화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뭔 소린지 이해가 안 간다?
이제 어느 정도는 포기할 때임.
즉, 해당 구간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틀릴 확률도 어느 정도 감수는 해야 함.
특히 문제가 깊은 이해를 요하는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고.
한두 문제 맞히겠다고 계속해서 물고 늘어질 수는 없으니까.
물론 완벽하게 다 포기한다는 건 아님.
그렇다면 여기서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을 써야하는데
그게 "맥락화"임.
즉 해당 구간에서 뭘 설명하고 있는지만 파악해보자는 거지.
이렇게 맥락만 파악해놔도 문제가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이후의 내용을 이해할 때도 꽤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음.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고? 오케이
예시를 하나 가져와보자.
위 문단을 이해하지 못했다 치고,
위 문단에 대해 맥락화를 해보면 다음과 같음.
필자는 일단 두 가지 정도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임
(1) 데카르트는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로 근거로 이원론(정신과 육체는 다르다)을 주장
(2) 데카르트의 논증 평가하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는 의심이나 생각을 포함할 때는 적용할 수 없음.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과 이원론과 무슨 상관인지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이 왜 의심/생각을 포함할 때는 적용할 수 없다는지
이해는 안 감
그치만 필자는 어쨌든 그런 말을 하고 있다는 건 알겠음.
이 정도까지만 맥락화 해도 대만족임.
이것마저 기억이 안 될 것 같다 느낌이 들면 지문 옆에 간단히 메모해도 ㄱㅊ
4번 선지를 보자.
(나)에서 왼손과 오른손은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에 따라 동일한 대상이 아니라 함.
그런데 (나)를 보니, '왼손은 있다' 생각하면서 '오른손은 사라졌다' 생각이 가능하다 함.
이 때 쯤에 떠오르는 생각
"아까 필자가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는 생각 포함할 때 적용 안 된다 한 것 같은데?"
물론 아직도 왜 의심이나 생각을 포함할 때 적용이 안 되는지 이해하진 못함.
하지만 문제에서 4를 정답으로 의심해볼 수는 있음
(실제 정답도 4였고.)
완벽한 이해를 놓쳤기에 정답을 무적권 맞힌다는 보장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이게 맥락화임.
---
후.. 글이 길었는데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음
이해 안 가는 문장 나오면 일단 멈추고
1) 문장 꼼꼼히 의미 덩어리 묶으면서 읽어봐라
2)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3) 필자가 공들여 설명하고 있는 거면 앞뒷내용 끌어와서 이해하기
4) 그래도 안 되면 "맥락화"
---
오랜만에 칼럼으로 돌아온 유성입니다.
사실 파이널 기간에는 칼럼을 올리는 게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점점 독해법이나 풀이법이 확립되신 분들이 많을 텐데
제 글이 혹여 방해가 되거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미 잘하고 계신 분들은 가볍게 읽고 '이렇게 대처할 수도 있구나'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편의상 음슴체로 쓴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있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음
-
ㄹㄹㄹㄹ 이러고 잇으면 머하나
-
사문 인강 0
임정환 듣다가 27강 도표에서 걸쳐서 무슨말을 하는지 도통알수없고 판서랑 책이랑...
-
외모가 출중하신 분들은 도대체 왜 오르비를 하시는거지 9
내 인생..
-
그 이후에 복귀해라 제발…
-
현역 고3이고 이번 3모 화작 3개틀리고 74점 나와서 2떴는데 언매 해도...
-
새르비 1
새르비 여러분들 맞팔해요
-
와 ㅈㄴ섹시하네 3
-
살아있음을 느낀다 힐링
-
새벽이라우울하군 1
잘까
-
연계였어서 그냥 쌩으로 물어봐도 될 문항을 빈칸형으로 15번에 박아서 물수학이란 평을 듣게함
-
다 나가네 걍 1
으음
-
5등급 현역 정파 국어 공부법 좀 알려줘 제발!!!! 간절함!!!!! 1
잉단 난 정신 개늦게 차림 고1 2학기때 정신 차린줄 알앗는데 아니엿고 고2때가...
-
아니면 리세마라 기회라도
-
수의대
-
더 푸는건 시간 좀 아까운데 그냥 자야겠다
-
폰끄고 자라 넵
-
D-221 0
영어단어 영단어장 day1 영어 어려웠던 문장 복습 힘 빼고, 휴식기간 가졌으니...
-
(진)새르비가조타 12
절대과제를다못해서과제하려다가오르비에잠깐들어왔는데한시간?째하고있다가글쓰는거정말절대완전아...
-
뭐지 5
f 개형까지는 찾았는데 c ak는 뭐지 삼각함수의 치역과 관련이 있는 걸까
-
또 풀어볼까
-
인생 망한 시점 2
2005년 9월 8일
-
의치한 중에서 어디든 괜찮은데 그래도 의대가 의료행위 할 수 있는 범위도 많고해서...
-
확실히 뭔가 계획적인 느낌이 듬 입시 계획부터 해서 공부 말고도 앞으로 해야 할...
-
설수의 기원 3일차 11
설수의 오르비언과의 밥약도 기원.
-
그냥 순수하게 재미씀 읽고있으면
-
후우…
-
이 구간구간마다 실력차이가 조오오오온나 큰데 또 저기서 원점100...
-
새벽엔 3
글 리젠이 안돼요 오르비 말고 할게 없는 옯붕이는 울어요
-
N티켓 괜찮네 4
쉬워보여서 안풀려다가 밤에 심심해서 푸는중 문제가 깔끔해서 재밌네
-
오이이아이오오이이이아이
-
못 막음
-
나의 우울증 극복기 28
이런얘기 여기서 하면 비호감 스택 적립이겠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
영상 봤음
-
이것만 올리고 자러갈게요
-
유지장치 4
교정기 유지장치 끼기 싫어서 일년을 안썼더니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엄마 미안해 난 이대로 살게
-
흐흐흐 0
-
이겨다
-
선착순한명 3
차단해드림 차단자리너무여유로움
-
고2 상위권 남학생, 생기부 너무 대충하는데 진짜 속터지네요. 내가 대학가냐 니가 대학가지…
-
슬슬 3
새르비 합류선언
-
아직도 적응 안 됨 나에게 미기는 미분기하학인데.. 심지어 비슷하기까지 하네 ㅋㅋ
-
그런거임
-
좀 채울까 82872같은 애들
-
니가 들어가라
-
정시일반 의대 기준 3년 풀로 박았으면(현역 재수 삼수) 일반적으로 각이 나온다고...
-
예전에 풀었던 거 업로드
-
포도먹는중 6
이거맛있네요
결국 시간내에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도저히 안되면 좃털렸음을 ㅇㅈ하고 납득만 하고 지나간뒤 상남자같이 틀린다군요 실전적이다..!!
무조건 틀린다보단 그나마 정답가능성을 높여본다가 맞을 것 같아요ㅎㅎ 감사합니닷!!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데카르트 지문 몇년도 몇월 기출인가용?
예비시행
감사합니다
맥락화 정말 공감되네요
이해가 안됄때는 그단어 자체를 대상으로해서 인과관계로 구조도만 그려놓고 가도 선지에서 같은단어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처리가 가능하더라구요
이거 내가 기계적으로 모르는 지문나왔을 때 쓰는 방법... 알려지면 곤란한뎊ㅍㅍㅍ ㅠㅠㅠ
ㄹㅇ 예를 막 들어준다? 이거 3점짜리로 낼거니까 제발 플리즈 이해 좀 해달라는거죠...그래서 그런거 나오면 빡집중하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해요
제발 플리즈 ~좀 해달라는 <<이거 어떤 강사가 자주 하는 말인데 혹시 아시나요? 갑자기 생각이 안나요ㅜㅜㅜ 누구지??
현우진 아니에요..?

아 맞는거같아요ㅎㅎㅎㅎㅎ개운제가 쓰는 방법론이랑 비슷해서 전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칼럼 최고네요
머리가 똑똑해진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