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고 봄 오면 [967021] · MS 2020 · 쪽지

2021-10-20 11: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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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관련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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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은 평소 올리던 생활과 윤리 모의고사, 매일 1문항 시리즈가 아니라 수능 썰하고 팁을 가져왔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많은 분들이 이거와 관련된 글을 원하셔서, 최대한 자세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ㅎㅎ


글의 분량이 길어져서 수능 관련 이야기 1(수능 전, 국어, 수학) , 수능 관련 이야기 2(영어, 탐구, 제2외, 수능 이후), 수능 팁 (가져가야 할 물건들, 수능장 관련 이야기 (칸막이, 시험장 분위기 등등), 하고 싶은 말) 이렇게 3개의 글로 나눠 매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1편입니다!


많은 관심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ㅎㅎ


1. 수능장 썰 (수능 전)


 예비소집일부터 이야기를 들려드리자면, 수능 전날 아침에(정확히 몇시였는지는 기억이 잘...) 담임선생님께서 제 수험표랑 수능 잘 보라고 여러가지 선물들(학부모회에서 준듯...)을 주시면서 수능 잘 보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때 애들끼리 홀수형 짝수형 비교하고, 홀수형이 근본이다~ 짝수형은 쓰레기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고사장 같은 친구들 찾느라 난리였던 기억이 나네요. 다른 애들은 고사장 겹쳐서 막 신나하고 그랬었던 기억이 납니다. (막 좋다고 뛰어다니고 난리도 아니었던...) 예비소집이 끝나고 바로 같이 시험을 보는 친구 하나랑 제가 시험을 본 고사장으로 가서, 고사장 위치를 확인하고 같이 버거킹을 먹으면서 수능 잘보자고 이야기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정시로 서울대 심리 갔더라구요 ㅎㅎ) 


 끝나고는 피시방에 가서 리그오브레전드 3판? 정도(칼바람 나락)하고, 독서실로 가서 바로 직전에 푼 사설 모의고사 오답을 하고 문법 노트를 읽다가 8시쯤에 집에 온거 같아요. 정말 공부가 잘 안되더라고요... 막 내일이 진짜 수능? 인가 싶기도 하고 겨울방학때부터 러셀 다니면서 공부 열심히 했던 것도 생각이 나고... 이런 모든 것들이 내일 시험 하나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니깐 부담감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래서 수능장에 챙겨갈 짐을 싸고(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는 수능 팁에서 적어보도록 할게요.) 부모님하고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11시 30분쯤 잤던 것 같아요.



(핸드폰은 못 참지 사실 11시에 누웠는데 유튜브 보다가 11시 반에 잤습니다. 물론 멘탈 관리 그런 영상 봤어요. 하하)



2. 수능장 썰 (수능 당일 아침)



 거의 이런 상태로 5시 30분에 기상했습니다... 막 눈을 떴는데도 움직이기 싫고, 지금 내가 정말 수능을 보러 가는건가... 진짜 말도 안 된다 ㅠㅠ 라는 마인드로 눈만 깜빡깜빡 거리면서 침대에서 20분 정도 더 누워있었어요. 6시쯤 방에서 나오니깐 어머니 아버지가 모두 일어나있으시더라고요! 잘 잤냐고 물어보시고 몇시에 나갈꺼냐고 물어보시길래 샤워하고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뜨거운 물로 제 몸을 20분정도 지졌습니다. 가뜩이나 추워서 따뜻한 물로 샤워할 때 힘이 많이 나더라고요 ㅎㅎ 샤워가 끝나고 옷 얇게 여러겹으로 겹쳐서 입고 집에서 6시 50분쯤에 출발했어요! 


 가는 차에서 바깥 사진 찍으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수능 잘 보고 올게요~" 올리고, 수능보는 다른 친구들하고 연락하면서 갔던 것 같네요. 수능장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자기는 울 것 같다고 아버지랑 둘이서만 입구까지다녀오라고 하시길래, 차 안에서 덩달아 뭉클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무튼 아버지랑 수능장 앞에 가서, 이제 막 가려는데 아버지께서 갑자기

"가기 전에 셀카 한번 찍고 가자~ 이것도 추억인데 ㅎㅎ" 

이러시길래, 긴장도 풀 겸 사진 찍고 뒤도 안 돌아보고 수능장으로 총총 달려갔습니다.


 이제 딱 입구를 들어가더니, 학교 안에 배치된 인원들(정확히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이 안내를 다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 안내에 따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적정 거리선을 지켜서 손 소독하고, 체온 측정하고 그랬었어요. 손 소독해주시는 분들이 손 소독 끝나고 수능 잘 보세요~ 라고 말씀해주셔서 아침부터 기분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제 고사장을 못 찾을까봐 걱정이 많았는데,(이게 코로나라서 교내 출입이 예비소집일에도 불가능했었어요.  예비소집은 교문 밖에서만 ㅠㅠ) 학교 바닥에 몇번 고사장은 어디로 가라는 표지판이 다 있어서 고사장으로 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제 자리가 창가 쪽 맨 뒷자리였어요! 그래서 옆으로는 창문을 닫지 않으면 바람이 계속 들어와서 춥고, 히터는 하필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서 너무 덥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입고 온 옷들을 몇개 벗고, 창문을 닫아서 체온 조절을 했던 것 같아요. 혹시 몰라서 차가운 물하고 따뜻한 물을 모두 챙겨갔는데, 시험장에 들어오자마자는 차가운 물을 마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배탈이 났을 수도 있어서 조금 위험한 행동이었네요.. 여러분들은 다른 방법으로 체온 조절 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시험장에서 아는 사람이 2명 있었는데, 2명 모두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였어요. (1명은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1명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별로 사이가 좋지는 않았던...)

무튼 신경을 안 쓸려고 해도 신경이 쓰였는데, 그 두 친구가 각각 저한테 먼저 아는 척을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수능 직전에 기분 좋은 상태로 시험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정말로 수능 시험장에서 아는 사람 만날 확률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꽤 많이 만나는거 같은데...)


 저는 입실하자마자 어제 사 놓은 초콜릿을 먹으면서 무엇을 할지, 수능은 어떻게 나올지 고민을 계속 하다가, 국어 예열 지문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서 국어 시험지를 딱 폈습니다. 막 어려운 지문들을 보는 것 보다는 쉬운 지문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싶어서 21 6평 과거제 지문(21 6평은 원본 시험지를 다 들고가서 화작도 읽어봤었습니다!), 20 6평 에피쿠로스 나오는? 지문 들고 갔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시험 전에 미리 한 번 읽어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문법 정리해둔 노트도 한번 보고, 나머지 시간은 창밖을 바라보며 마인드컨트롤?(사실 멍때림)했었습니다.


 8시 쯤에 감독관분들이 큰 봉투를 들고 들어오시고(국어라 두 분 들어오셨던 거 같아요. 기억이 작년이라 틀릴수도 있습니다 ㅠㅠ), 8시 10분에 입실 완료 종이 울렸었어요. 그리고 감독관님께서 언젠가부터 가지고 있던 모든 짐들을 집어넣으라고 하시고, 모든 짐(시험 때 사용할 용품들 제외)을 책가방에 넣고 책가방을 전부 앞으로 제출했었습니다. 핸드폰은 혹시 몰라서 부모님께 맡겨두었어요! 그리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앉아있다가, 8시 30분 쯤에 omr을 먼저 나눠주시고, 그 이후에 시험지를 주신 다음에 파본 검사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필적 확인란을 봤는데,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이라고 나와있어서, 게임 캐릭터의 대사가 생각나서 혼자 피식했네요... 시험 끝나고 친구들 만났을 때 다 똑같은 생각을 했다길래 웃겼습니다 ㅎㅎ 무튼 긴장을 극도로 하니깐 별것도 아닌 생각에 막 웃음이 나오고 그랬었어요 ㅋㅋ 그만큼 떨렸다는 거겠죠...? 저는 사실 긴장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라, 국어 시험 직전에도, 시험을 볼 때도 계속해서 떨렸던 것 같아요. 시험을 쭉 보다보면 진정이 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좋아지는건 아니더라고요 ㅠ 무튼 사이렌같은 종이 울리고, 8시 40분이 되었습니다. 국어 시험이 시작되었어요!


3. 수능장 썰 (수능 응시)


 화작을 연습한 대로 10~12분 정도에 끝냈는데, 그날따라 문법이 너무 안풀리는 거에요... 6월에 1개 틀리고 9월에 다 맞았어서 문법은 큰 걱정이 없었고, 직전에 본 것도 문법 노트인데, 갑자기 너무 생소한 느낌이 확 들어버려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3점짜리 하나를 틀렸습니다 ㅠㅠ) 무튼 화작문을 모두 끝냈더니 20분 정도가 지나있어서, 시간 배분은 꽤 괜찮게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문제는 문학에서 발생했는데, 제가 원래 문학을 25분, 길어봤자 30분만에 다 끝내는데, 수능 당일에는 문학을 35분을 들였는데도 다 못푼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사미인곡 안나올줄 알고 ㅎㅎ) 그래서 비문학을 하나도 못 풀었는데 남은 시간이 25분 정도더라고요... 문학이랑 문법 햇갈렸던 문항들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비문학이 남아 있어서 일단 비문학을 풀기로 했어요. 그래서 인문 (가), (나) 지문의 내용이 제가 약간은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파트여서, 10분만에 풀고, 남은 15분동안 이제 잘 풀면 등급이 잘 나올 수도 있겠다! 생각하자마자 무슨 이상한 예약 지문? 이 있는거에요... 나머지 하나는 킹받게 생긴 친구가 풍선 불고 있고...하하. 가뜩이나 시간도 없어서 집중도 잘 안 되었었는데, 이 둘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평소에 사용하지도 않은 발췌독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우당탕탕 마킹까지 다 끝내고, 어찌어찌해서 가채점표도 쓰다보니 (이따가 이야기할거지만, 가채점표를 잘못써서 나락과 극락을 왔다갔다 했었습니다.), 시험 시간이 3분정도 남았더라고요! 그래서 문학 1문항을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사미인곡 3점) 마킹을 하고, 국어 시험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국어 시험을 보자마자 2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1. 나만 어려웠을까?

2. 재수는 어디서 해야하지... 문이과 통합이라는데... 수학 때문에 불가능하려나 ㅠㅠ



국어 시험 본 후의 저의 모습..


 1교시가 끝나고, 저는 가방에서 레드불 1캔을 다 마시고, 초콜릿을 씹으면서 멘탈이 나간 채로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시험 본 다른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망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그냥 아무말도 안하고, 다른 친구들한테 수학 잘 보라고 하고 시험장으로 다시 들어왔어요. 저는 이때 국어를 처음으로 70점대를 받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확 들었었고, 고1 3월부터 고3 10월까지 계속 1등급이었는데 왜 수능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원망스럽기도 하고, 근데 막상 원망할 대상은 저밖에 없더라고요. 결론은 국어 시험을 보고 매우 힘들었었습니다... 시험을 못 보면 국어 시험을 보는 도중에 나가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남은 과목들에서 최대한 만회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공부한게 아까워서라도, 나머지 과목들은 잘보고 싶더라고요! 


 새로운 감독관님이 들어오시고, 국어때와는 다르게 되게 젊으시고 친절하신 감독관님이 들어오셨어요. (국어 감독관님께서 안 친절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어 감독관님에 비해 매우 젊으셨다는...) 국어 시험을 보기 전에 레드불하고 물을 벌컥벌컥 마셔서, 괜히 막 화장실을 가고 싶은 기분도 들고, 수학도 망하면 어떡하지... 생각도 들고, 그냥 여러모로 최악의 시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수학을 볼 때부터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인드로 계속해서 시험을 치뤘던거 같아요.


 시험지를 받고, 저는 20번하고 30번을 제외하고 45분만에 28문항을 풀었는데, 현장에서 그날따라 그 두문제가 안풀리는거에요 ㅠㅠ 제가 고3 수학 나형에서 30번을 틀려본 적이 없었는데, 수능에서 처음으로 30번을 틀렸습니다... 사후적인 분석으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30번이었는데, (제 주변 친구들도 맞춘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틀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결국 수학은 92점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정도 시험이면 1컷이 88이 나올줄 알았는데, 막상 까보니 92점이라서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무튼 시험을 볼 당시에는 이정도면 백분위 98~99정도는 무난하게 찍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영어랑 탐구를 잘 마무리해서 연고대를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수학 시험을 볼 때, 레드불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시험 전 1캔, 시험 보며 1캔) 화장실을 3번정도 갔었습니다.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너무 하나에 집중하다보니 얼굴에 열이 확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찬물로 세수를 계속해서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사장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 꽤 춥다고 생각했었는데, 시험을 보다보니 덥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무튼 20번하고 30번을 55분 가까이 시간을 부었는데 현장에서 풀지를 못했었습니다 ㅠㅠ 이 2문항을 풀었더라면 제 대학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은 많이 하는데, 뭐 지난 일이라서 아쉬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ㅎㅎ


 국어 시험과 수학 시험이 모두 끝나고 먹은 점심은 제가 지금까지 먹은 식사중 가장 맛없는 식사였음은 분명합니다. 크로아상 2개를 싸갔었는데,(저는 밥을 잘 안 먹어서...) 정말 빵에서 지우개 맛이 나는거에요 ㅠㅠ 시험을 못 봤다고 생각하니깐 밥도 정말 맛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밥을 많이 먹으면 영어 시험을 볼 때 정말 졸릴 것 같아서 조금만 먹을 계획이라 빵 2조각만 들고가기는 했는데, 여러분은 혹시 모르니깐 많이 들고가셨으면 좋겠어요! 남겨도 되니깐 없는 상황보다는 매우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이후부터는 다음 글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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