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903478] · MS 2019 · 쪽지

2021-10-09 17: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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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힘들어할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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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프고 괴로워야, 그제서야 힘듦을 토로하고 꿈에 그리던 애정과 위로를 받을 자격이 생길 것 같다. 적어도 내 사고체계 하에서는 끔찍하게 우울해서 난간과 창문, 높은 다리와 스크린도어가 없는 전철역을 피해다니는 정도-그러한 곳엘 갔다가는 나는 뛰어내리고 말 것이기에, 멋진 양복을 입고 나들이를 가겠다는 젖비린내 나고 얄팍한 꿈에 매여 있는 나는 그런 자살하기 좋은 곳을 피하는 것이다-로는 힘들다 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더 나쁜 상황에서도 나보다 더 빛나는 성취를 이루는, 하늘의 별 같은 사람들이 흐드러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애새끼처럼 우울하다며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고 공부를 놓고 길거리를 떠돈다. 그러한 것들은 나의 우울을 전혀 해결해 주지 못한다. 유일한 해소제는 내가 가고자 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의 합격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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