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먹고파 [353329] · 쪽지

2013-11-20 20:56:38
조회수 2,424

로스쿨 진학에 대한 잡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964594

사시가 2016년에 폐지됨에 따라(1차 폐지죠 정확하게는)

아마 법조계를 꿈꾸는 많은 학생들이 로스쿨에 대해 생각하실텐데요

비록 당사자는 아니지만 고대 재학생의 입장에서 주변 선배, 준비생들을 보며 느낀점을 간단히 말하자면


1. 로스쿨은 학부가 짱이다.

최근 기수 (3,4,5기)로 가면 갈수록 서울대, 연고대 로스쿨에서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연고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교 학부생이 진입하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나나 그렇게 진입한 사람들은 기존 법대생이 대부분이기에(실제로 설로 고대생의 상당수가 고법

출신이죠) 법대가 사라진 지금 다른 학부생들은 자신의 학부 이상의 로스쿨을 가기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다른 대부분의 로스쿨들(이대, 한양대, 성대 등등)도 스카이, 특히 서울대 학부 선호 현상이

뚜렷한 실정입니다.


2. 솔직히, 스카이로 이하로 간다면 얻을 수 있는 기회나 이득에 비해 비용이 너무 큽니다.

위에서 말했듯 스카이 출신이 아니라면 스카이로 가기가 굉장히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몇몇 학생들은

'그래도 로클럭, 검사 임용 된다. 스카이 미만 로스쿨에서도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제 더이상 깔아주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최소 서울대 학부생 다수에 그렇지 않더라

도 대다수의 학생이 학부 시절 학점이 평균 3.9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로스쿨에서 소위 '잘한다'라는 말

을 들을 수 있는 확률이 과연 몇 %나 될까요? 또한 스카이로 미만의 로스쿨에서는 로클럭이나 검사로 빠지

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중대형 펌에 들어가기 매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로스쿨생들은 결국 서초 막변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사시 출신도 과포화 상태라는

지금 누가 중하위권 로스쿨 생들을 선뜻 쓰려고 할까요?


3. 변호사 되기조차 힘들어진다

최근 변호사 수의 급증에 따라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 인원수를 급격히 줄이는 계획이 이미

잡혀 있습니다. 최근의 소위 '미달 변호사'는 배출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남은 학생들 모두가

변시에 목숨을 거는 상황이 분명 올 것입니다. 제로섬 게임에서의 희생자는 급증할 것이구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과연 로스쿨의 교육만으로 변시를 대비할 수 있느냐?

기존의 법대생들이 왜 학점 깽판치면서까지 신림에 들어가고, 학부 공부를 등한시 했을까요.

학부 공부, 수업만으로는 '도저히' 사법시험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변시 문제 자체는

사법시험 못지 않습니다(물론 전체적인 수준은 사시에 비해 떨어지지만, 고난이도 문제만을 비교한다면

사시 2차보다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법학부 교수들이 그대로 로스쿨 교수가 된 이 상황에서

과연 로스쿨 수업이 얼마나 변했을까요? 연고대 로스쿨 계시판에서도 도데체 법대 학부와 수업은 변한게

없는데 돈만 비싸게 받는다는 불만이 쏟아집니다. 따라서 로스쿨 입안자들이 비난했던 사시의 문제점,

즉 학원 교육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의 문제를 앞으로 로스쿨 생들도 그대로 껴안게 될 겁니다.

그런데 사시와 변시의 다른점은 뭔가요? 네, 변시는 3년 내로 붙지 못하면 얄짤 없습니다.

응시자격이 사라지죠. 소위 말하는 '낭인'이, 사시 폐지때의 주요 논거 중 하나였던 낭인 양성 방지에

역행하며 양산될 것입니다. 그토록 빡센 로스쿨 입시 준비하랴, 로스쿨 등록비 대랴, 변시 준비하랴

썼던 모든 돈이 모두 매몰 비용이 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로스쿨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있겠죠.

꿈을 위해 뛰는 것은 매우 좋지만, 로스쿨 진학을 생각하신다면 이런 점 꼭 생각해 보시길......


ps. 로스쿨이라는 이 거대한 똥을 과연 어떻게 치워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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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대국먹고파 · 353329 · 13/11/20 20:58

    그리고 로스쿨 입시또한 대학 입시 못지 않게 빡셉니다...... 다만 차이점은

    로스쿨 입시 준비가 훨씬 더 비싸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죠.

  • 동사서독 · 383625 · 13/11/20 21:03 · MS 2011

    이 똥 아무도 치우려 들지 않을 겁니다.

    의전이야 간판만 바꿔 걸면 되는 것이니 학부로의 전환이 큰 문제가 안 됐지만 로스쿨은 차원이 달라요. 만약 누가 미친 척하고 로스쿨 폐지 법안을 발의라도 하는 날엔 25개 로스쿨의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을 가장 먼저 맞게 될 겁니다. 정신 나가지 않고서야 이런 짓 할 국회의원 없다고 봅니다. ㅎ


    대신 오늘 대한변협이 국회에 사시 존치해 달라고 입법청원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서울변협이 하더니 이번엔 대한변협이 나서는군요. 서울변협 때까지야 뭐 시큰둥했지만 대한변협은 그 무게감이 차원이 다르죠. 설사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사시 존치, 사시+로스쿨이라는 투트랙으로 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니면 예비시험 도입이나 편입시험 도입 등으로 기존의 사시를 대체할 만한 뭔가를 내놓든지요. 어쩌면 사시 존치보다 사시 존치를 명목으로 예비시험 도입이라는 딜을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요.

  • 순대국먹고파 · 353329 · 13/11/20 21:06

    그러게요. 물론 천하제일 대한민국 행정부, 입법부에서는 바꿀 힘이야 있겠지만, 누가 이걸 쟁점화 할지......

  • 동사서독 · 383625 · 13/11/20 21:06 · MS 2011

    로스쿨 입시는 올해도 헬이었죠.

    한양대가 경희대 법대 수석 졸업에 고리트, 고학점, 토익 800점대 후반의 지원자를 무참히 떨어트려 로스쿨 커뮤니티를 일대 카오스로 몰아넣더니 서울대도 고스펙자들을 단칼에 쳐내,

    결국 당락을 가른 건 자소서였다는 걸 여실히 증명해냈죠.


    문제는 그놈의 자체 기준이라는 게 매년 바뀌는 것 같은 데다 지원자들한테 절대 명확하게 설명을 안 해준다는 거죠. 학점, 리트, 토익점수로 학벌 디메리트 메울 수 있을 것처럼 굴다가도 막상 뚜껑 따보고 나면 결국 SKY가 짱이여, 가 되고, 자소서는 그야말로 객관적인 기준이나 채첨표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니 수험생 입장에선 미칠 노릇...

  • 순대국먹고파 · 353329 · 13/11/20 21:10

    이젠 학점 4.0, 텝스 850도 평타가 되버린 상황 ㅋㅋ
    리트 120은 너끈하게 맞아야 그래도 사람취급받는 이상한 로스쿨 입시 ㅋ

  • 순대국먹고파 · 353329 · 13/11/20 21:11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놈의 자소서 너무 많이 보죠 ㅋㅋ

    대다수의 자소서가 자소설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말이 없는데도,

    기업이든, 대학이든, 로스쿨이든......

  • 줄리엣94 · 386569 · 13/11/21 01:21 · MS 2011

    정말 궁금햇던 내용이엇는데..오르비에서 읽게되네요
    정말 감사합니당 조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