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잘 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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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020, 그리고 2021 수능을 치룬 사람입니다.
친구와 얘기하던 도중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고 오르비에 잠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잠깐의 조언?과 도움이 될 수도있을만한 얘기를 끄적여 보며 제 생각을 정리 해볼게요. 사실 그냥 새벽에 감성이 돋아서 제 얘기를 한번 써보려고 해요.
우선 당연히 저는 재수를 한 만큼 첫 수능인 2020 수능을 대차게 말아먹었습니다. 아니 사실 말아먹지도 않았어요. 애초에 공부 자체를 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일반고 중에서도 공부를 진짜 안하는 예를 들어 대충 모의고사 2등급이면 학년에서 1등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의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이 수시를 준비하고 정시를 준비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저는 어떻게 정시를 준비해야할 지도 모르고 일단 메가패스를 끊고 정시를 준비했습니다. 현우진 선생님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수학은 조금 들었으나 나머지 강의는 한번도 듣지 않았죠. 어머니한테는 독서실비, 교재비 등등을 요구하며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으나 얼마 안가서 항상 독서실을 가서 유튜브만 보다 오기도 하고, 나중에는 4층에 있는 독서실보다 6층의 피시방을 더 많이 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니 당연히 성적은 밑바닥을 쳣고 이미 9월부터는 재수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20 수능을 마치고는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애초에 안될껄 알고 있었기에 별로 타격도 크진 않았지만 막상 성적표를 받고 나니 조금은 후회되더군요. 어머니한테 재수를 하고싶다고 말하고 저는 기숙학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엄청 반대하셨어요. 어머니는 평소 놀기만 하던 저의 행실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한거였거든요. 하지만 여러번의 설득 끝에 저는 기숙학원에 가게 됩니다. 제 등급(51535)의 등급으로 한 기숙학원의 낮은 분반에 들어가게됩니다. 저는 수학이 특이하게 높고 다른 과목들을 평균보다 더 못했기 때문에 낮은 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보다 실력이 좋지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재수 초반 하루에 3,4번 일어나면서 노력을 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재수학원에서의 첫 모의고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29/36 제 종합적인 반에서의 등수였습니다. 낮은 등수지만 저는 매번 모르겠던 국어,영어에서 성적이 조금씩이라도 오르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후 슬럼프가오기도 했지만 조금씩 성적이 올라 평균 3등급 정도 받을 수 있는 실력이 되었고 그 뒤에는 실력이 더 올랐지만 실수를 많이해 1,2,3등급을 진동하는 성적의 실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목표는 오직 sky였습니다. sky를 가기에는 턱없이 낮은 성적에 담임선생님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모두 무시하거나 목표를 조금 낮추자고 하였습니다. 9월이 다가와 수시 접수를 준비하며 상담할 때에는 “현실적으로 생각해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으며 국숭세단 라인을 추천받았습니다.그런데 저는 이 말에 오히려 반항감이 생겨 차라리 sky가 아니면 대학 지원을 하지도 않겠다고 말하며 저는 결국 수시를 한장도 쓰지 않았습니다. 추천서를 받기 위해 전화한 학교에는 정시로 가겠다고 말하면서요.
저는 그 뒤 10월 모의고사(메가대성)에서 최근 받은 성적중 최악인 평균 3등급 후반의 성적을 받게 되었고 현타가 심하게 왔습니다.기숙학원이라 룸메와 방을 둘이서 썼는데 이때 룸메가 잠에서 깰까봐 이를 악물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리 액땜이라며 제 실력이 아닌 실수였다고 생각하며 목표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늘 하던대로 (누군가는 많이 잔다고 욕하던)하루에 10시간을 자는 수면 패턴을 바꾸지 않고 똑같이, 그리고 묵묵히,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1월 모의고사에서 저는 최고점을 찍게 됩니다. 물론 수능 전 모의고사라 쉽게 나오고 수능 전이라 성적표도 받지 못했지만 저는 그 모의고사에서 국어 두문제, 수학 한문제, 그리고 최초의 영어 1등급을 받아보게 됩니다. 정말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으나 진짜 내실력인지에 대한 의심도 들었죠. 하지만 수능은 한달도 채 남지 않았고 의심할 틈도 없었습니다. 그저 기본만을 생각하며 공부하였고 마침내 수능날이 되었습니다. 사실 밀린 수능날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
꼭 sky에서 보자고 룸메한테 말한 뒤 처음 느껴보는 기분으로 수능장에 들어섰습니다. 마지막 상상 모의고사에서도 국어 평균점수가 95점 정도고 못푼 문제가 없었기에 국어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문법에서 부터 기초가 헷갈렸고 또 이때문에 비문학 하나를 발췌독 하게 되어 2문제가량 못풀었기에 걱정을 하며 쉬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수학에서는 다풀고 무조건 100점이다 라고 생각했고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영어.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1등급이 나왔지만 저는 영어를 원래 못했기에,, 5문제나 못푸는 대 참사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사탐은 어려웠지만 어찌저찌 다 풀고 두번째 수능을 마칩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기숙학원 친구들과 돌아가는 버스에서 몰래 울었습니다,,(울보 아님) 너무 속이 후련했고 드디어 이 고단한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수능이 끝나고 이틀 뒤 기숙학원에서 일어나던 습관때문에 6시에 일어나서 할일이 없어 가채점을 하다가 안방으로 호다닥 달려가 잠든 엄마에게 안깁니다. 국어는 발췌독 해서 못푼 비문학 문제 2?3?개만 틀리고 수학은 하나를 실수했고(원래는 실수를 많이함..) 3등급일줄 알았던 영어는 못푼 5개만 틀리게 되어 2등급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탐은 무난 무난하게 나왔기에 저는 비몽사몽한 부모님께 “아들 진짜 sky 갈수 있다고 했잖아” 라고 말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당당히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수능을 보기까지의 스토리 입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해 되게 맥락이 없어 보이는 점 죄송합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딱 두개입니다.
첫째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 입니다.
저는 걱정을 했을 지언정 단 한번도 목표를 스카이에서 내린적이 없습니다. 긍정적인 힘이 생각보다 큰거 같아요.
둘째는 줏대없이 남의 공부를 따라하지 않기 입니다.
저는 무작정 공부 시간을 늘리기보단 효율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기숙학원에서 잠을 자는 6시간 말고도 따로 저녁시간이나 기숙사로 돌아가기 바로 전 자습시간 등에 더 잤습니다 ^^,,, 물론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등은 버리지 않고 공부했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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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수고하셨어요!
제가 수능을 볼때는 문법이 5문제여서 10분안에 푼다고 생각했는데 이때 15분이 조금 넘어 계속 초조하게 문학을 봤습니다. 그러다가 도중 오히려 급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진짜 눈감고 온갖 신에게 기도 한번 했던거 같아요 ㅋㅋㅋ 실전의 현장감이 제일 큽니다..ㅠㅠ 모르는 문제는 일단 빨리 넘기고 다시본다는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와 6,9평 성적도 알 수 있을까요?
6평은 21223 이었고
9평 전에 코로나땜에 기숙학원 쫓겨났다가,,,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32331 나왔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요즘 부정적인 생각이 치밀어오르고 내 목표가 너무 높은건 아닐까 고민 많이했는데 저도 이번 수능때까진 제 자신을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
수능에 잘푸는 문제 나오면 그게 대박입니다!!
화이팅하세요!!!
국어 어떻게 올리셨나요 ㅠㅠ특히 비문학이요..
저는 국어 공부방법을 아예 몰라서 일단 피램 개념편을 봤습니다. 이후 비문학은 틀린문제가 왜 틀렸는지 해설지와 제 해석을 항상 비교하였고 글을 읽을때 글이 왜 이렇게 전개되는지 또 뜬금없는 내용이라도 왜이러한 내용이 나왔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정도 비문학 푸는법을 익혔습니다. 시간은 따로 재지 않았고 9월쯔음부터 실모를 풀면서 시간관리 연습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