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Be Doctor [1066206] · MS 2021 · 쪽지

2021-09-01 03: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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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초응급 환자를 살리다, 흉부외과 (송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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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의대생/의대지망생을 위한 진로 영상을 제작하는 의대생 유튜브 채널 '투비닥터'입니다.

지금까지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 흉부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가정의학과, 의사 출신 변호사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오르비에 공유했었습니다! 이번에는 강남세브란스 흉부외과 송석원 교수님을 만나 말씀을 듣고 정리해보았습니다.


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신경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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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는?>

하루 일과는 조금 일찍 일어나는 편이고요,

보통 5시 반 그쯤 기상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 샤워를 하고 한 6시 반 정도에 제 방에 도착을 해요.

집이 바로 옆이기 때문에 걸어서 한 10분 정도 소요가 되고 방에 도착하고 나서는 환자 차트를 리뷰를 방에서 혼자 하게 되는데, 회진 전에 그 전날에 이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좀 알아야 되기 때문에, 지금 입원 환자가 거의 한 40명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다 보면 거의 1시간 정도 소요가 돼요.

그러면 7시 반쯤에 아침 회진을 돌게 되고 회진은 속도를 좀 빨리 해서 도는 편이에요.

옛날에는 회진은 뭐 1시간 반 이렇게 막 그랬었는데, 지금은 이제 아침에 수술이 있기 때문에 수술 환자 맞춰서 보통 회진은 30분 내지 40분 정도 돌게 되고, 회진 직후에는 첫 수술 계획된 수술(Elective surgery) 에 들어가게 돼요 수술을 마치면 보통 되지 않는 날도 있고, 뭐 두케이스가 있는 날도 있고 요일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두세케이스 하면 오후 4~5시쯤 끝나게 되고요.

그러면 일과가 다 끝나냐 그건 아니에요.

중간중간에 계획된 수술 계획된 수술 사이에 응급수술이 들어오고 계획된 수술이 끝나고 또 응급수술이 시작되고 보통 집에 가는 시간은 11시 정도입니다.

이제 어느 날은 정말 Elective만 끝나고 집에 가는 날도 있어요 간혹, 아주 간혹 그런 날은 4~5시 퇴근 하기도 하죠.

집에 가서 이제 좀 쉬었다가 밤에 잠을 자는데 또 응급 수술이 또 생겨요.

그러면 이제 중간에 또 나와서 수술을 하고 집이 가깝기 때문에 그 때는 무조건 집에는 다시 들어와요 정말 아침 7시 반이 되기 직전에 수술이 끝나면 어쩔 수 없이 집에 못 가지만, 예를 들어서 뭐 새벽 5시 6시에 끝나면 일단 집에 가서 좀 씻고 나옵니다.

그게 계속 반복되고 주말에도 비슷합니다.



<응급 수술이 자주 있는지?>

2020년에 응급실로 온 환자가 한 300명쯤 되거든요? 1년 동안?

그 환자들은 우리 병원에 직접 오는 이 근처 환자들이 아니고, 전국에서 그냥 오는, 그러니까 응급의학과 선생님께서 저희한테 연락이 와서 "대동맥, 또는 혈관 응급 환자다" 라고 얘기해서 우리가 전원을 오시라 해서 온 환자가 한 300명쯤 되고요.

그중에 130명 정도가 그냥 약물 치료, 약물 치료란, 혈압조절 하고 뭐 이런 치료를 하는 거고요.

170명 정도가 응급수술을 한 케이스예요.

작년에 우리가 한 450례의 수술을 했으니까 그 중에 한 170례는 응급수술이죠.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

지금은 사실 힘든점은 많지 않아요.

왜냐면 이제 응급환자를 수술하는 시스템이 이제는 거의 셋업이 되었고, 인원들도 보강이 굉장히 많이 됐기 때문에 지금은 사실 힘든 거는 거의 없는데요, 과거 기억을 보면은 초창기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세팅 하나도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과거에 비해서 그 성적(Outcome) 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환자들이 많이 돌아가셨죠.

그러니까 돌아가신다는 얘기는 합병증이 수술하고 생긴다는 얘기거든요.

합병증이 한번 생기면 의료진들이 거의 달라 붙어야 해요.

너무 힘든 거예요.

수술도 해야되지 Post OP(수술 후) 케어도 해야 되지 그런 것들이 어려웠었는데, 지금은 다 규칙화(Protocol)화 되어서 환자도 대부분 문제 없이 회복이 되고, 회복해서 퇴원하시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은 어려운 면이 거의 없죠.



<가장 보람 있을 때는?>

대동맥 수술하는 흉부외과 의사가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가질 건데, 이제 대동맥파열 환자들 또는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중에서 정말 심폐소생술이 수술전에 꼭 필요로 해서, 아 정말 이 환자는 살리기 어렵겠다 그런 환자들이 있어요, 의료진이 생각할때. 이 환자를 과연 수술했을 때 우리가 살릴 수 있을건지, 수술을 할 건지 말 건지 고민을 잠깐 가지게 하는 환자들이 지금도 있어요, 응급실에서.

그런 환자들이 수술하고 나서 의식회복 되고, 다음에 조금씩 손상되었던 장기들이 회복이 되고, 그러면서 퇴원을 했을 적에 고맙다는 말, 그 한 마디가 사실은 모든 것을 다 상쇄 시킬 수 있는 (그런 말이죠).

그때가 제일 보람이 있어요.



<흉부외과의 레지던트 기간에 대해서>

레지던트 4년을 끝내고, 사실은 레지던트 기간이 되게 중요해요.

모든 과가 마찬가지지만, 흉부외과도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폐식도외과가 있고, 심장혈관외과가 있고, 또 한파트는 선천성 심장 기형 크게 세 파트인데, 결국은 그런 세부분과(Subspecial)를 택하는 기간이 레지던트 4년 하면서 많은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결국 나의 멘토를 찾는 과정이거든요.

'이분을 따라가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파트에 결국은 세부분과를 정할 수 밖에 없어요.

저는 레지던트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냐면, 응급 수술이 너무 재밌는 거야.

다이나믹한 그 상황.

그때는 대동맥 수술하면 대부분 돌아가셨어요.

출혈도 너무 많이 되고, 근데 그런 상황을 즐길 수가 있었어요.

그거를 이제 알아봐 주신 우리 교수님이 계셨는데, 어느 날은 저를 불러 가지고, "너는 내가 보니까 응급 수술 할 때가 제일 눈이 반짝반짝하다"

사실 몰랐는데 그 얘기를 듣고 보니까 '어 그런 거 같기도 하더라' '대동맥을 좀 해 볼까?' 이런 생각을 했었고, 레지던트 끝나고 남학생들은 군대를 보통 가잖아요?

3년이란 기간이고, 여학생들의 경우는 그냥 바로 투입이 되는데, 3년이라는 기간동안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흉부외과 폐식도외과를 할지, 심장혈관외과를 할지.

어쨌든 최종적으로 그 모든 기간 7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심장혈관외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중에서도 응급을 요하는 대동맥을 택하게 된거죠.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

일단은 군대를 갔다 와서, 저는 공보의 3년을 갔다 왔어요.

첫해는 목포중앙병원으로, 목포에 내려가서 1년 있었고, 나머지 2년은, 1년이 지나니까 손이 근질근질 한 거예요 와과의사다 보니까.

그래서 '어디로 이동 해 볼까' 하다가, 국립암센터로 가서 폐암이나 식도암 수술을 2년 동안 직접 참여를 했었는데, 그리고 나서 결정은 심장을 하게되었죠.

그리고 이제 펠로우(전임의) 2년이라는 과정이 있어요.

그래서 심장혈관외과를 2년 펠로우십을 하게 되는데, 전임의,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2년이란 기간은 레지던트 때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레지던트 때는 수술도 참관(Observation)하고 또는 참여하기도 하고 환자의 Post OP(수술 후)케어를 하기도 하고 이랬는데, 펠로우 때는 수술이 위주입니다.

수술을 잘 배워야 하고, 그 다음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제 논문을 써야 돼요.

2년이라는 기간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중요한 기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펠로우 2년 할때까지 연세대학교에 흉부외과 교수 자리는 당연히 나를 위해서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한 번도 TO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펠로우 2년 여름이 됐는데, 우리 교수님께서 나를 부르셨어요.

그러면서 내년에 네가 교수가 돼야 되는데, TO가 없다는 거예요, 교수 TO가.

누구 이게 무슨 소리야, 이게 무슨 소리야 도대체 내가 지금까지 기여(Contribute) 한 게 있는데.

그때 처음 교수 TO라는 거에 대한 개념이 생겼던 거예요.

그래 가지고 그때 들었던 생각은 여러 가지 선택을 (해야 했는데) 첫 번째 선택은,

펠로우 3년차를 하면서 TO가 날 때까지 기다린다.

두 번째는 (자비로)미국으로 간다.

세 번째는 이제 그 와중에 다른 대학교에서 오퍼가 왔어요.

자리가 근데 내가 원하는 게 아니고, 선천성 심장 기형을 하라는 거예요.

이 3가지 옵션을 두고 고민고민을 했고, 세 번째 옵션은 택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 분야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두 가지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두 번째 옵션을 하기로 결정을 했어요.

미국에 가기로 그러고 있던 차에, 우리 흉부외과는 2년차 펠로우때 연수를 보내줘요 한 달 정도

그래서 어느날 여름에 미국에 가게 됐는데, 미국에 가서 휴스턴에서 대동맥수술의 대가를 만나게 돼요.

흉복부대동맥류 수술의 정말 전세계적인 대가예요.

거기 가서 봤더니, 레지던트, 펠로우 때 본 그 수술이랑은 너무 차이가 큰 거예요.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거예요.

그래서 더더욱 확고하게 '미국에 가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 미국 갔다 와서, 한 달간 연수를 끝내고 한국에 9월 달에 왔는데, 갑자기 여기 계시던 흉부외과 부교수 선생님께서 사직을 하신 거예요. 이동을 하신 거예요, 다른 대학교로 갑자기.

그래서 펠로우 2년차 9월에 그냥 TO가 생긴 거예요, 말도 안 되게

그래서 여기로 오게 됐어요.

만약에 그런 일이 없었으면 지금쯤 미국에 있었을 수도 있고, 갔다가 한국에 돌아왔었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완전히 지금이랑은 바뀌었을 것 같아요.

의대학생들을 만나 보면 교수 TO라든지, 여러가지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하다 보면 그냥 기회가 생기는 거 같기도 해요, 잘 모르겠어요.



<흉부외과 레지던트의 수련 과정?>

전공의들은 폐식도외과, 심장혈관외과 선천성 심기형 세 분과를 다 돌게 돼요.

그러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한 3개월 주기로 1년에 4번씩 바뀌는 거죠, 분야가.

그러면 이제 4년을 골고루 돌게 되고, 각 년차마다 역할이 당연히 다를 거예요.

1년차 레지던트 때는 주로 Post OP(수술 후)케어 이런 것들을 할 거고, 고년 차로 올라갈수록 수술실에 많이 투입이 되죠.

외과의사들은 당연히 수술실에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예요 .

가장 힘든 시간이 중환자실 케어하는 시간이고요.

3년차, 4년차 고년차로 올라가면 우리가 레지던트를 다 겪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4년차 쯤 되면 수술실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대충은 알아요.

그래서 대동맥 같은 경우는 봉합하는 것을 해 보기도하고, 요즘에는 대동맥 스텐트 도관 삽입술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이런 Catheter Job을 실질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게, 그런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흉부외과 4년이 끝나면 독립적인 외과의사로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죠.

다른 과랑은 달라요.



<흉부외과에서 원하는 레지던트는?>

일단은 똑똑한 사람을 원해요, 모든 과의 교수들이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렇지만 흉부외과는 사람을 살려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해요.

기본적인 지식을 다 알고 있어야 돼요.

흉부외과에서 하는 수술, 특히 대동맥 하고 나서 환자들을 케어를 하는 과정, 수술 전에 진단을 하는 과정, 이런 것들은 의과대학생 때 배웠던 모든 지식들을 집합체예요

모든 걸 알고 있어야지 환자를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치료하고, 치료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는데, 그래서 사실은 의과대학 성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의과 대학 때 얼마나 성적을 잘 받았냐는 그 학생이 얼마만큼 성실 했느냐 그 6년 동안의 지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가 좋은 사람, 그리고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볼 수 있는 의사란?>

미래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해요.

옛날처럼 흉부외과가 Sternotomy(정중흉골절개술)을 하고, Thoraco abdominal incision와 같은 큰 절개를 하는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절개를 최소화하고, 비침습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거든요.

대동맥질환 같은 경우도 10년 20년 사이에 눈부신 발전을 했어요.

그래서 대동맥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가 수술도 할 수 있어야 되지만, 시술도 할 수 있어야 되는거예요.

앞으로 더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예요.

본인이 그런 것들을 대비하고 있어야 하고, 계속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해요.



<흉부외과 레지던트의 QOL은?>

요즘은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법을 다 지켜요. 거의 100%.

지금은 정시가 되면 6시에 퇴근합니다.

지금은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당직을 서고 나머지는 전부 오프예요.

그래서 80 시간을 무조건 맞춰야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다 괜찮아요.

그렇다고 그 레지던트가 많이 수술에 참여를 못 하고 많이 못 배웠냐? 그건 또 아니예요.

맑은 정신으로 딱 그 시간에 와서 집중되게 일을 하면, training(수련)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된 거예요.

흉부외과 지원을 고민하는 인턴들이 있다면, 지금 현재 흉부외과의 현실은 그렇고 레지던트의 QOL은 굉장히 높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흉부외과 교수 생활이 힘들진 않은지?>

교수들도 보면은 바쁜 교수가 있고, 하나도 안 바쁜 교수가 있는 거예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잖아요.

어떤 학생은 엄청 바빠 계속, 근데 어떤 학생은 하나도 안 바빠 보여요.

근데 흉부외과 교수들은 대부분 바빠요.

이렇게 생각하면 될 거 같은데, 하루종일 아까 얘기한 그 일과를 소화를 해야 되는데,

그러고 나서 남는 시간이 있는 거예요.

나만의 시간이 존재를 반드시 해요.

그렇지 않고 어떻게 24시간이 계속 돌아가요.

보통 그런 시간은 저녁 8시 9시, 고요한, 남들 다 퇴근하고 병원에 이제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 있는데, 나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그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명상도 할 수 있고, 못 다본 논문들도 볼 수 있어요.

새로운 지식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니까.

그런 논문을 보면서 밑줄 쳐가면서 읽어 가거나, 모니터를 보면서 계속 읽는 과정이, 혼자 있을 때

그런 과정, 그런 시간이 너무 즐거운 거예요.

그러면서 데이터가, 너무 바쁘게 수술을 하고 지냈기 때문에 데이터가 축적이 돼 있거든요.

그러면 그 데이터를 다시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도 그 시간에 있는 것이고, 그러면서 아 이런 거를 한번 해 볼까?

아이디어도 짜보고, 새로운 페이퍼를 써보고, 이런 시간이 결국은 남들 다 퇴근하고 8시, 9시, 10시, 11시..이때 있는 시간이거든요.

Surgeon(외과의사)들은 그 시간이 제일 좋은 거예요.

물론 수술방에서도 즐겁죠.

그렇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수술 끝나고

바로 집에 가는 흉부외과 의사는 아마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바로 집에 가면 밥 먹고 잘 거거든요, 힘드니까.

그런데 차 한잔 마시고, 혼자 책상머리에 앉아서 논문을 리뷰하고,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이런 과정들이 명상의 시간처럼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제 논문이 나오는 거고, 논문을 쓰는 거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대동맥 수술 하는 사람들은 제일 기억에 남는 게, 결국은 제일 안 좋았던 환자가 너무 좋아져서 퇴원 하는 게 제일 기억에 남을 거고요, 또 반대로 괜찮을 것 같은 환자가 수술하고 나서 돌아가신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지금 내가 대동맥 수술한지 이제 13년째 되는데, 다 머리 속에 있어요.

즐거울 때는 환자들이랑, 보호자들이랑 같이 즐거워하고 반대로 슬퍼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만 이런 1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점점 경험이 축적이 되면서, 즐거운 일이 더 많아지는 거예요.

힘든 일 보다 정말 2008년 그때 생각하면, 정말 이 병원 내에서 이렇게 내가 수술한 환자들이 돌아가시고, 안 좋아지는 경험을 그 당시 너무 많이 했고, 2008년도에 사망률이 25% 였거든요.

네 명 수술하면 한 명이 돌아가시는 거예요.

그래서 Surgeon(외과의사)은 그 다음 5번째환자 6번째 환자를 수술하기 싫은거예요, 돌아가시니까.

근데 그래도 기운을 내서 수술을 하고, 이런 것들이 이제 세월이 지나면서 결국은 성적이 좋아질 거니까..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울기도 많이 울고, 보호자들에게 원망도 많이 듣고, 자책도 당연히 많이 했고요.

나는 왜 이럴까 왜 이거밖에 못 할까

물론, 외과의사는 Learning period가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무조건 극복을 해야 해요.

여기서 Learning period를 극복 못한 사람들은 평생 극복을 못 한 상태로 그냥 이 수준의 수술을 계속하는 거예요.

근데 Learning period를 극복하기가 어렵지만, 극복한 외과의사는 계속 성적이 좋아질 수 밖에 없어요.

그 과정이 힘들지만, 잘 넘겨야 돼요. 정신력으로.



<훌륭한 흉부외과 의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지금 생각해 보면은, 나의 교수님들이 나한테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던 건 맞아요.

여러 교수님들이 나와서 강의도 해 주시고, 그러고 이제 실습을 돌기 시작하면, 실습할 때도 여러 얘기를 많이 해 주실 거예요.

그래서 결국은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는 거야.

그래서 나도 지금 학생 강의를 하거나, 또는 학생실습 왔을 때 어떤 얘기를 해 줄지 많은 고민을 하는데, 지금은 의학적 지식의 전달보다는, 어떤 Emotion(감정)의 전달이라고 할까요?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 수술을 하면서 어떤 지금 생각을 가지면서 이 환자에 임하는지, 이런 의사로서의 자세, attitude 이런 것들을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냥 옆에 있으면서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그런 흉부외과 의사들이 많이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나도 영향을 받아서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을 하는 거예요.

어떤 얘기를 그 당시 들었으면 좋았을까? 이런 것보다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존경하는 우리 흉부외과 교수님들, 또는 다른 과 교수님들은, 그분의 행동, 그분의 말 몇 마디, 이런 것들이 그냥 나한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돼야 되겠다, 이런 본받을 점들을, 그러면서 조금 조금씩 느끼는 게 축적된 게 아닐까 (생각을 해요.)



<흉부외과에 지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해주고 싶은 얘기는, 하고 싶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예요.

물론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에 되게 고맙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의과대학생 때 흉부외과 의사가 멋져보여, 드라마에서 막 나오고, 멋져 보이지만, 실은 인턴하고 정말 전공을 택할때 흉부외과를 정말 선택하는 사람은 전국에 20명 밖에 안 된다는 현실, 그 현실이 사실은 안타까운 면이 있거든요.

하면 정말 재밌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데, 현실이 그거를 못 하게 하는 거예요. 이 현실이라 하면, 아까 얘기한 교수 T/O도 있을 거고, QOL 도 있을 거고, 여러가지가 이제 그거를 못 하게 발목을 붙잡는 거거든요.

근데 그런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흉부외과를 계속 지원하는 의사가 있다는 거예요.

현재 흉부외과에 1년 20명이 지원하고, 20명이 전문의가 된다고 하지만 그 숫자가 과연 너무 적은 것인가? 라는 질문인거예요.

인원이 적을수록,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 가치가 떨어지잖아요.

사람이 적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있는 거고, 그 사람들끼리 똘똘 뭉친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도 많이 지원하면 좋겠죠.



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은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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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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