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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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께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께는 내 열등감을 조금이라도 숨기기위해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고 10수능 실패이유, 평소보다 못나온 이유를 긴장하고 실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빨리 현실도피를 하기위해 재수를 하겠다고 했다.
공부했던 환경 탓, 수능시험봤던 환경 탓만 했고 세상 탓을하고 내가 공부해왔던 방식 탓만 했다. 그렇게 모든것에 감정적으로 대응해 버리고 집에만 틀어박
혀 보내다 보니 수능끝나고 한동안은 부정적인 생각만 들었다.
"시키는대로 했는데 왜 실패를 한 것이고 지금 이시점에서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을 선택해야 될지 판단할 힘조차 없었
고 수능치려고 암기한 지식외에는 수준 낮은 단순한 생각들만이 남아있었다. 그때는 수능 공부만 하는게 성숙한 것이라 믿고 있었지만
그것마저 실패해버리니 내가 미성숙하다는 것을 드디어 알아 버린 것이다.."나는 왜 공부를 해왔던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중 고등학교때만 해
도 저런 질문을 할 일은 없었고 "전교등수안에 들기 위해","의대에 들기 위해 "라고 답하고 다시 공부를 계속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의대가서 무엇을 위해 사려고?" "무엇을 목표로 삼아 많은 것 을 '포기'하고 내 스스로가'견디는'삶을 또 사려고?"까지 질문하게 되었다.
그 이후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방식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꿈'이라는 것을 잘못 정의하고 있었다. "몇점을 맞을 것이다","무슨 대학에 갈 것이다","의사가 될 것이다"이런 것들은 하나의 수단이고 남에게 보여지는
것일뿐 내가 진짜 해야 할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데 모든 힘을 쏟아 붓는 것이고 내가 앞으로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고
나를 어떤 방향으로 성숙시킬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이었다.
정작 나에게는 무관심하면서 '점수'를 목표로 삼았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것은 즐겁지 않았고 그 점수를 얻지 못하자 목표를 상실해버
린 것 마냥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자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성적이 낮으니까 내 자존감마저 한없이 작아보였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입시제도에서 패배한 불쌍한 한 학생일뿐이라고 생각되었다.
보여지는 것을 쫓다가 보여지지 않는 것까지 모두 잃어버린 나약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에 너무 화가났고 이런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이 혼자 책과 다른사람
들과 많은 시간 차단하고 공부만 해왔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것을 깨달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앞으로 1년동안 재수생활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즐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하는 많은 것들로 나에 대해 알아간다는 생각을 하고 그로 인해내 단점을 발견해 좀더 성숙하게 고친다는 생
각을 하게 될 것이고 내가 접하는 모든 것을 겸손하게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재수하면 성숙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이것을 왜 하고 있 는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인식하게 되기 때문은 아닐까?
적어도 나는 앞으로재수생활 할 때 이 두가지를 알기 위해서 노력 할 것이다. 항상 남이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책이 말하는 것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고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나 스스로 더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나만의 철학을 가질 수 있게 사는 것을 진짜 목표로 삼을 것이다.
이제 의대에 가기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은 버릴 것이다. 미래에 의대가서 뭘 할 것인지. 무엇을 위해 또 살것인지. 의대에 합격한다
면? 수능을 또 실패한다면? 이런 생각은 조금이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것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즐길 것이고 점수에 연
연해 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것이다. 기대를 뛰어넘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내가 얼마나 더 성숙했는지 확인 할 것이다. 지금과는 또 다른 사람이 되어있겠
지. 여행을 다니면서 더 성숙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을 얻은 기념일로 삼을 것이다. 내게 의대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
다. 더 성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 그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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