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 교과목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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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혼자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보려 합니다.
지구과학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 이전에 저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해야할 듯 합니다.
나에 대하여)
저는 공부와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고, 그 과정에서 질문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나이 스물 다섯을 먹고, 물리 화학 수업을 들었을때, 왜 굳이 물이라는 것이 생명의 근원인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참 웃기지 않나요? 이런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이렇게 배워왔다는 것이.
물은 압력이 낮아지면 끓는 점이 낮아집니다. 그 외에도 압력에 대하여 어는점의 변화 양상이 다른 무엇보다도 특이하다고 짚을 수 있을 만큼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런 모든 현상은 단순히 물이 얼었을때 부피가 액체보다 작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구요.
이 과정을 배우며 저는 행복했습니다. 비록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고작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왜 산에서는 밥이 설익냐는 것이지만, 정확하게 설명하고 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저는 이 외에도 질문이 참 많은 학생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 정말 괴짜같은 질문이라도 질문하는것이 즐겁더라구요.
내가 생각하는 지구과학)
그런 신준섭은 지구과학이라는 분야를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제 세부 전공이 지질이니 지질학을 좋아합니다.
지질학도 그 분야가 많은데, 아직 제가 분야를 선택할 만큼의 배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판 구조에서 나타나는 여러 경계들과 그 경계에서 나타나는 광물의 화학반응 등을 다뤘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배운 과정이 모두 틀리더라구요 :)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래도 고등학교 지구과학이 거짓말 학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사실 지구과학은 거짓말이래' '사실 이건 다 틀린데 우리는 틀린걸 배우는거래'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이라도 귀에 발라두지 않으면, 처음부터 어떻게 정확한 것을 배울까요?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으로 설명되지 않는 내용을 정확하게 가르치는것이 나름의 의미를 충분히 갖겠지만
그 만큼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그렇게 알게된 지식은 정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제가 대학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진짜"였습니다. 진짜 정확한것. 진짜 사실. 진짜 공리.
그런데 제 배움이 부족해서인지 아직도 "진짜"는 저에게 어렵습니다.
어떤 현상을 진짜로 설명하는것 하나하나가 커다란 산이고 일이더라구요. 지식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제가 진짜라고 알고있던 지식도 누군가에게는 정확하지 않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진짜를 배우는 학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라도 거짓말개념 속에 녹아있는 논리를 익히고, 그런 과정이 나중에 깨지더라도
저는 이 과정이 다른 무엇보다도 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틀린걸 고쳐 생각하는것은 쉽습니다.
처음부터 진짜를 알아가는것은 어렵죠.
메이플스토리 등등의 게임을 하더라도 각 레벨에서 최고의 장비를 항상 착용하셨나요?
글쎄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저와 타협하여 값이 값싼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나중을 위해서
자산을 모아두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후에 고 레벨이 되었을때에는 비로소 자본을 투하해서 좋은 무기를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각 레벨마다 최고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
하지만 수능이라는 지구과학에서 그렇게 할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맞습니다. 지구과학에는 사실 거짓말이 많습니다.
그치만 이건 거짓말이라도 모두 익히고, 시험을 치르고, 대학에 진학해서 더더욱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박사쯤 되었을때에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구요 :)
그리고 박사가 된 저는 "아 고등학생에게 가르치기에는 이런 표현이 가장 직관적이구나"라는 것을 인정하며
고등학교 지구과학의 논리를 구성하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낼 것 같아요.
그러니 여러분 거짓말 과목이라고 폄하하지는 말아요 :)
누구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누구에게는 인생을 바쳐서 공부할 공부가 아니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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