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지박령 [460352] · MS 2013 · 쪽지

2013-09-20 18:08:16
조회수 7,999

추석에 친척집 가서 멘붕하고 오신 N수생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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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재수,삼수하면서 매년 했던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추석이 수능 후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N수생 신분으로 친척들 만나러 가는게 정말 싫었거든요ㅎㅎㅎ

오르비에도 저같은 N수생분들은 아마 모두들 한번쯤 저같은 생각 해보셨을거에요.




N수생 신분으로 친척집 가면

"넌 언제 대학 가니?"

"그냥 만족하고 다니던 대학 다니는게 좋을텐데"

이런 소리를 직접적으로 듣지 않더라도

왠지 모르게 스스로 위축되게 되죠...

10월이면 수능도 얼마 안남았고

연대 논술 한창 준비할 때인데

하필 왜 추석이 10월인걸까요.




위에 사진은 Lady Gaga의 Appluase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장면에서 가가는 거울로 된 눈덮개를 닫아버리는데요.

이것은 세상의 여러가지 잡음(예를 들자면 비평가들의 비난,자신의 안티팬들)으로부터

자신을 차단시키고 완전한 고요 속에서 자기 자신만을 대면해서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데 전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N수생분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바로 이런 자세입니다.

다른 사람이 여러분들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지,

다른 사람이 여러분들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세요.

자기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하세요.

N수를 미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여러분들의 꿈을 위해서 N수하는 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위축될 필요는 전혀 없어요.

혹시 이번 추석때 친척집 가서 친척들이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 때문에

우울해지셨던 분들은 빨리 마음 추스리고 남은 50여일동안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N수생으로서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공포감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는 건 쉽지 않을거에요.

저도 삼수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건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런 생각들도 정말 의미 없는 것이었던거 같아요.

왜냐하면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으니까요.

물론 우리나라 대학입시에서 결과만이 중요하다는거 잘 알죠.

하지만 중요한건 과정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수 있어요.

아직 제가 인생을 많이 살아본건 아니지만요ㅎㅎㅎ

물론 이 세상에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결국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건 여러분이 걸어온 과정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N수생 여러분들은

올해 대입에서 실패하든,성공하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해왔고, 그것 때문에 충분히 고뇌해봤다면

그 과정 자체로 성공한거라는거에요.

자...이제는 추석때 친척분들이 여러분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말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실수 있으시겠죠?>_<





N수생 여러분들, 그리고 현역분들도

남은 기간 동안 주변의 시선 신경 쓰지 마시고

자기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하셔서

꼭 좋은 결과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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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의태허준 · 463746 · 13/09/20 12:13 · MS 2013

    감사합니다!!

  • 로삔 · 460766 · 13/09/20 21:20

    좋은글이네요~~ 진짜 아무쓸모도 없다는걸 알면서도 항상 걱정은 존재하죠.. ㅠㅠ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낫겠네요

  • 11111재수 · 436370 · 13/09/20 21:42 · MS 2012

    다 자기 기준에서 판단하니깐 재수생이 별로 안좋게 보이는거죠 저는 강대다니는 재수생들 보면 존경스럽던데요 성적도 잘나오면서 자기 꿈을 위해서 한번더 도전한다는게요

  • 제주수의 · 443609 · 13/09/20 22:29 · MS 2018

    감사합니다. 과정을 보고 시작했지만 결과만 쫓고 있었네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DarkMatter · 424201 · 13/09/21 17:44 · MS 2012

    성적망하고 이상한 대학 간애는 대학갔다고 막 좋은말 해주는데 가장 높은 위치를 노리다 실패해서 재수하니 대학도 못갔다고 욕만 먹었죠 ㅠ 재수를 하던 삼수를 하던 간섭 좀 안했으면...

  • 수가100 · 377028 · 13/09/21 19:51 · MS 2011

    n수생인데 왜 위축되지?
    그것도 남들도 아닌 친척들한테?
    나중에 실업하면 알아서 호적 팔 기세 ㄷㄷ
    자존감결핍장애인가..
    난 가서 밥 꼬박꼬박 쳐묵하고 용돈도 싹다 챙겨서 왔는데

  • yonsei makes history · 462627 · 13/09/21 20:03 · MS 2013

    좋은말씀 잘 보고 갑니다ㅠㅠ정말 맞는말 같네요..
    다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먼저 위축되어 가능성이 있고, 간절히 바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지 못하는 목표가 바로 n수니까요
    화이팅! 좋은 의미를 가진 노래 추천도 감사드립니다

  • 언병 · 405415 · 13/09/22 00:43 · MS 2012

    ㅎㅎ.. 쉬고 싶다는 핑계로 다녀왔는데

    스트레스만 쌓여서 돌아왔네요.. 2일이나 날리고 ㅎㅎ..

    그래도 좋은 공기 마시고 왔으니 내일 부터 달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