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국어 연구실 [1064019]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6-22 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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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지문을 배경지식 없이 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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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https://orbi.kr/00038106224 원글의 첨부파일 6p.~를 활용하시면 더 좋습니다.)


비문학, 특히 과학/기술 지문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지문을 읽을 때 문장 자체에 대한 분석이나 문장간의 논리적 구조에만 집중하고 궁극적으로 해당 지문이 우리에게 설명하려 하는 기술이나 장치의 구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는 지문 이해에 큰 걸림돌이 되죠 그래서 과학/기술 지문은 물리적 장치를 떠올려보는 태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부턴 지문의 논리적 구조를 SW, 지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장치나 기술의 물리적 구조를 HW라 칭하겠습니다


과학 기술 지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HW를 떠올리는 것" 인데요. 여기서 말하는 "떠올리는 것"은 쉽게 말해 그 장치의  물리적 구조나 동작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잘 되지 않는 학생들은 대부분 논리적 과정을 정리하는 SW적 접근에만 치중하고 실물 이미지를 떠올리는 HW를 생각하지 못하고 눈으로 선지와 지문만 반복해서 보고 있는 것이죠. 


키트 지문은 아시다시피 정말 어려운 지문입니다. 문제는 더더욱 어렵고요. 이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풀어내려면 HW를 떠올리며 독해를 하셔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하드웨어는 실제 실물의 키트가 아닌 정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여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가 처음 듣는 키트를 어떻게 머릿속으로 그려내?'라고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키트는 실물이미지와 동일하게 그려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대략적인 키트의 구조라도 잡아두고 가면 독해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지문에서 제시된 대로 

1) 시료패드 ▶ 2) 결합패드 ▶ 3) 반응막 ▶ 4) 흡수패드 

라고 글자를 써놓고 정보들을 거기에 끼워맞춰서 독해해하면 제시된 부분에 대한 이해가 훨씬 수월해질 겁니다.


지문에서 'LFIA 키트는 가로로 긴 납작한 막대 모양인데, ~'라고 하면 되도록 저렇게 그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쁘게는 필요 없고요. 지문이나 보기에 그림이 없다면 꼭 그려주세요. HW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니까요. 


특히 '~ 시료패드, 결합 패드, 반응막, 흡수 패드가 순서대로 나란히 배열된 구조로 되어 있다.' 라는 워딩에서는 위의 1~4)의 글자가 순서대로 나열되어 써있었어야 합니다.



이후, '~키트의 반응막에는 항체들이 띠 모양으로 두 가닥 고정되어 있는데, 그중 시료 패드와 가까운 쪽에 있는 가닥이 검사선이고 다른 가닥은 표준선이다.' 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1) 시료패드 ▶ 2) 결합패드 ▶ 3) 반응막 ▶ 4) 흡수패드 

                                             검사선 ㅣ ㅣ반응선 


으로 글자도 추가해서 배열하면 배경지식 없이도 독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겁니다.



(손글씨로 보여드리자면 이런식입니다.)


이걸 문과의 학생이, 생물 비선택 학생이 텍스트로만, 문장의 논리적 구조로만 이해하려 한다? 저는 효과적인 독해 방법이 아닐거라고 봅니다. 분명히 여러번 읽다가도 이해가 안돼서 계속 시간을 허비할 것이고 그러다 위양성 위음성 단락에선 아예 독해를 포기하겠죠. 


이런 식으로 실제로 '~~게 생겼다, ~~이런 구조이다, 구성이다. 좌우전후' 등등의 워딩이 보이면 바로 크게 HW라고 써주시고 그 정보들은 이미지화시켜놓고 정보들을 모아서 이해해주세요. 이것이 눈알만 몇 번씩 굴리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절약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지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SW를 잘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SW를 정리하는 것" 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4문단의 키트의 정확성에 관한 부분입니다. 


3문단까지 하드웨어의 정보 위주로 물리적 정보들을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였다면 4문단부터는 소프트웨어의 정보 즉, 논리적 정보들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성분의 존재를 판정하는 데에 오차가 없는 상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위양성과 위음성 상태가 존재하게 되고  이건 눈으로 떠올릴 수는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순서대로 독해를 하다가는 3번 문제를 풀면서 실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지문은 양성/음성 구분에서 진양성/위양성을 설명하는 순서로 되어 있는데, 문제에선 진양성/위양성 개념을 통해 양성/음성을 정확히 이해해내야하는 순서로 쓰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분류 방식으로 내용구조도를 그려 논리적 정보의 위계를 잡은 것이고, 이런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야 정확한 독해가 가능해집니다. 


독해력이란 이런 것들을 자유자재로 해내는 능력이지 배경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닙니다. 배경지식은 단지 HW를 떠올리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이며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지문에 제시된 내용만으로 필수적인 HW구조를 파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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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re-유현주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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