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평을 앞둔 그대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7834675
저는 좋은 선생은 아닙니다.
인생의 선배로서 저는 성격은 급하고, 미숙한 사람이며, 사람과의 관계도 여전히 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저는 학생에게 화내면서, 학생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학생의 실력을 높이는 것 외에 좋은 교육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 능할 뿐,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에는 매우 약합니다. 그래서 전 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6평인데 뭔 인생 얘기냐?”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6평은 인생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기회가 어느 순간 알게 모르게, 노력하면서 현실에 충실하고, 정의를 세우다 보면 오는 인생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할머니 댁에 가면 1년에 한번 정도는 오는 아저씨가 계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제는 나이 든 노인이시죠.
그 아저씨는 제 모친께서 어린 시절에 동네에서 연탄을 팔던 분이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형과 함께 그리도 열심히,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연탄을 날랐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불쌍하다며 할머니의 바가지를 견더 가며 그 두 청년에게 항상 사과 하나라도 쥐어 보냈다고 하십니다. 그 아저씨는 아주 낡고 또 낡아서 테이프와 휴지, 붕대를 칭칭 감은 안경을 쓰고 있었고, 그 와중에도 책,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 아저씨의 꿈은 판사였습니다.
믿으실 진 모르시겠지만, 그 아저씨는 판사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보답을 잊지 않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이 나서 고향에 오면 부모님 다음으로 제 외할아버지를 찾아오셨더랬죠.
누군가는 꿈 같은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회는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며 말이죠. 하지만 그 기회는 언제 오는지가 다를 뿐, 그리고 그걸 잡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놓치거나 잡거나 할 뿐, 누구에게나 온다고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도시로 고등학교를 갈 때 노름에 미쳤던 제 친할아버지께선 아버지 손에 차비 2000원을 주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에 가자마자 중학교때부터 알던 친구 집에서 하숙하며 친구에게 입주과외를 해 주었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당신에게 너무나도 고팠던 그 돈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분이 되셨습니다. 이처럼 인생에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6평은 그 자체로 기회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6평은 그 자체로 완성된 시험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시험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이것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미미하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대에게 꿈이 있다면, 그대에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는 그대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살고 죽는 것, 행복에 있어서 이 시험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이 시험을 철저히 치십시오. 이 시험과 수능에 모든 걸 한번 던져 보십시오. 당신이 실패하든 성공하든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대가 열심히 해서 이것에 완전히 투신하는 것만큼 젊은 시절에 가치 있는 일도 잘 없지 않겠습니까? 그때 모든 것을 던져서 해 보았더라면. 그때 최선을 다 했더라면. 이라고 말하며 후회하는 인간은 되지 마십시오. 그대가 6평에서 맞이하는 것이 실패고, 좌절이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생에 큰 일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의 젊음을 낭비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어둠은 두렵고,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그것에 지지 마세요.
동트기 전에 많은 사람들은 불을 끄고 포기합니다.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전, 좋은 선생이 아닙니다. 그대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날것밖에 보여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마지막은 시로 하겠습니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by Dylan Thomas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심심한아~~~ 7
공부해라
-
ㅂㅂ
-
오옹 3
뭉탱이
-
반전에 대해 배워봅시다ㅏ.1. Cline. 일반화된 원이라고도 부르고, 원과 직선을...
-
렉카들 앞으로는 좀 사리려나
-
살면서 번호 따여본적없는데 클럽 가니 2번 따임
-
공부 할 체력이 안됨 19
2시간 반이 하루 최대치다 더 이상은 하다가 쓰러짐
-
애교를 부려야겠다~~! 누나들 아잉아잉 ♡♡ 안냐세여~~!!
-
무물보 5
-
작년 수학 10모 12
실모랑 하프모같은 컨텐츠 많이 풀어봤고 고2때 학평 다 96~100 원점수 고정으로...
-
많이 써놓던데
-
중세국어 시기에는 '얼굴'이 'face'가 아니라 'appearance'의 의미로 쓰였답니다 4
形 얼굴 혀ᇰ 훈몽자회(1527) 模 얼굴 모 훈몽자회(1527) 體 얼굴 톄...
-
도와줘ㅓ 1
작년에 강민철 풀커리 타고 2등급 나옴 근데 문학은 다 맞고 독서는 꽤많이 틀ㄹㅣㅁ...
-
한의대도 학벌 중요함? 10
경희 한의원 가천 한의원 동국 한의원 원광 한의원 이런게 의미있나
-
국어 큰일났다 6
24학년도 엑셀 비문학 어려운 거 맞죠? 아닌가..
-
진짜 다른거없이 얼굴만 보고 번따하고싶단 생각은 안 들던데
-
우와!!! 1
나 처음으로 비갤에선 언급당해봄!!!!
-
바로 N제 구매했습니다
-
막 해피 중앙 피부과 이러고 병원해야되는거야?
-
성형 2
작약탄
-
나도 정병 있음 0
정병(호) 키링 있음
-
탈출 마렵 4
-
학교에 대한 기억이 얼마 다녀보지도 않은 고등학교 시절에 멈춰있어서 하루 예닐곱...
-
성형 2
성동생 성적인 형 성적인 동생 감사합니다
-
근데 윤곽은 너무 무서워
-
이빨 교정 참 무섭네요 20
근데 이거 수년간 해야한다는데 이거 진짜에요?
-
환율 하…
-
갑자기 우울해져서 죄송합니다
-
대성패스 1
대성패스 오늘 안사고 3월정도에 사려는데 가격 오를까?
-
뉴런 3
작수 확통 원점수 84점, 백분위 89로 딱 2컷입니다 (15 20 21 22 틀,...
-
외모정병메타임? 1
음
-
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급함진짜...
-
시발점 90분짜리 듣는데 눈이 감겼다가 떠졌는데 강의 시간 15분에서 70분 돼있네요 ㅋㅋ..
-
근데 부럽긴해
-
난 거울보면 3
눈을 감고 입술 내민뒤 거울로 얼굴을 갖다댐
-
외모정병 3
주기적으로 오는 듯... 쿨타임 슬슬 끝나가는데..
-
안보이니깐 다 해도 되나요
-
의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
인강 풀커리 1
겨울방학동안 강기본 듣고 강기분까지 들어 이번주에 강기분이 끝나서 복습중입니다...
-
집 0
보내줘 제발
-
국밥먹는데 립밤 녹여서 쳐먹는거 같네 아오 내 9000원!!
-
하 재수기숙 들어온 지 8일밖에 안 됐는데 걍 공부하는 거는 괜찮은데 심리적으로...
-
연치 안갔는데 의사는 데뷔가 늦잖아요 시발 어쩌라구요 ㅅㅂ공부라도 잘하래서 열심히...
-
수탐 그래도 좀 하면 할만한가요? 국어처럼 재능 타요?
-
머리 찰랑거릴 때마다 냄새 개조아
-
ㅇㅈ 10
얘 왜이럼뇨
거기에 나온 시이기도 하죠...
이런 글은 메인에 가야 옳습니다. 모밴을 풀어야 합니다 관리자님
조회수가 40인데 좋아요가 8이라니

그대로의 날것이라서 더 좋은!선배님들 화이팅~
힝 진짜 열심히썼는데...
축하드립니다

첫구절읽자마자 음성지원되네요올라가라

갔다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잘 읽었어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