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nming [927765] · MS 2019 · 쪽지

2021-05-28 23:53:16
조회수 1,980

Q : 국어 기출분석이 도대체 뭔가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7771792

A : 공통점을 찾아서 뻔한 걸 뻔하게 푸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빨리 써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몇자 적으러 왔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국어 기출분석이 중요하다 하셔서 다들 기출의 중요성은 아시는데, 오르비에 '국어 기출분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글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기출분석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 글의 주제는 '기출분석이란 무엇인가', '기출문분석의 목적은 무엇인가' 입니다. 기출분석의 방법은 제각각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기출분석의 목적 정도만 제시해보려 합니다. 


기출분석은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봅시다.



*2018 수능 [27~32] 오버슈팅 지문입니다.

*2020 수능 [37~42] BIS 지문입니다.


2020수능을 현장에서 쳤었는데, 두 지문이 비슷하다고 느껴 굉장히 편하게 읽었습니다.



오버슈팅 지문은 사실 주제가 오버슈팅이 아닙니다. 잘 읽어보시면 첫 문단에서


[정부는 정책수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책을 수행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둘째 문단에서는


[정책 수단 선택의 사례로 환율과 관련된 경제현상을 살펴보자.] 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기의 '환율과 관련된 경제현상'이 오버슈팅인데, 이 오버슈팅에 대해 굉장히 길게 설명합니다.

이 지문이 5문단짜리 글인데 무려 3문단을 오버슈팅 이야기만 합니다. 오버슈팅을 이해하기 위해 환율의 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버슈팅의 원인 오버슈팅의 영향 등등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 다시


[~~정부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한다.] 라면서 정책수단 이야기를 다시 꺼냅니다. 


이 글은 정부가 정책 수단의 특성을 고려해서 정책을 수행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글입니다. 오버슈팅은 그 예시인데 너무나 길게 설명을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현혹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버슈팅에 대해 열심히 읽다보면 첫문단을 까먹기 마련입니다. 첫문단의 내용은 오버슈팅에 대해 이해하느라 낑낑대는 동안 이미 사라져 있습니다. 





이번엔 BIS를 봅시다.


BIS지문의 주제도 BIS비율이니 바젤협약이니 하는게 아닙니다. 첫 문단에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일종의 규범적 성격이 나타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신뢰가 형성하는 

구속력에 주목하는 것이다. ] 라고 되어 있습니다.


둘째 문단부터 BIS비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그 이후에 바젤 협약들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이야기합니다. 이 지문도 5문단 중 무려 3문단을 BIS와 바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요는 처음과 끝 빼고는 모두 BIS와 바젤 이야기라는 겁니다. 


마지막 문단에 다시 말랑말랑한 법 이야기를 하면서 신뢰가 형성하는 구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두 지문의 공통점이 혹시 보이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공통점은


1. 주제는 처음과 끝에 있다.

2. 처음과 끝 이외에는 예시가 있다.

3. 예시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 


정도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주제를 까먹게 만드는 지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는 현장에서 BIS를 읽다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 아 오버슈팅처럼 예시가 엄청 길고 어려운 지문이구나

- BIS하고 바젤은 이해하되 이게 글의 주제는 아니구나

- BIS와 바젤은 기억해도 주제는 기억이 안 날 수 있겠구나

- 주제가 기억이 안나면 다시 읽을 각오를 하고 봐야겠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예시를 또 들어볼게요



2021 6평입니다. [25번]~[28번]이네요.


렌즈를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문단입니다. 보이스코일 모터를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네요. 

모듈의 구조 설명해주고 과학적 원리도 말해줍니다. 근데 마지막에


[이외에도 카메라가 흔들릴 때 이미지 센서를 움직여 흔들림을 감쇄하는 방식도 이용된다.]


라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자 여기서, 렌즈를 움직이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보이스코일 모터, 이미지 센서 움직이기.


근데 솔직히 그냥 읽고나면 머릿속에는 보이스코일 모터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저렇게 길게 설명했으니 아래 한 문장은 묻히기 마련입니다. 


평가원 지문에 분량으로 현혹시키는 지문이 굉장히 많습니다. 보이스코일 모터와 이미지 센서 모두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기 쉽죠. 이건 평가원이 일부러 저렇게 쓴거죠. 저런식으로 분량 장난 친거 꼭 선지에 나옵니다. 


딱 나오네요. 저는 읽을 때 '또 장난쳤네' 하면서 읽었습니다. [26]번은 2번 선지가 너무 쉬워서 5번까지 안보긴 했으나 만약에 5번까지 읽은 수험생은 한번쯤 렉이 걸릴 수 있습니다.


"어라?? 흔들림 때문에 상이 이동하면 보이스코일 모더 쓰는거 아니었나?? 2번은 뭐고 5번은 뭐지??" 하고 말이죠. 


 


저는 항상 이 정도 생각을 하면서 지문을 봅니다. 


분량에서 장난을 많이 친다. 분량으로 나를 현혹시키려 한다.


글을 읽다 보면 논리적 구조는 동일한데 설명만 분량이 다른, 위에서 보았던 분량으로 장난 치는 부분을 가끔 봅니다. 뻔하죠, 뭐. 선지에 나올겁니다. 그 부분은 다시 읽으면 될 부분이니 눈에 보이도록 크게 표시만 하고 갑니다.  





기출분석 별거 없습니다. 그냥 저런거에요. '글 진짜 꽃같이 쓰네' '글 또 꽃같이 썼네' 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나가시면 됩니다. 기출분석 한 지문당 2시간 3시간 하시면서 글의 핵심을 백지에 정리해본다 라든지 선지 밑에 답이 되는 이유를 쓴다 라든지 다 좋습니다. 그런데 목적은 공통점을 찾는 겁니다. 공통점을 찾고, 궁극적으로는 시험 볼 때 대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르비에 이런 글 쓰는 건 처음이라 어색하고 잘 썼는지 모르겠네요. 수능 끝난 지 6개월이나 되니까 지문들이 잘 기억 안나기도 하고요.. 그래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줄요약


1. 기출분석은 공통점 찾는거다.

2. 뭘 해도 상관없다. 근데 목적은 공통점 찾는거다.

3. 문학 까먹고 안써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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