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국어 기출분석이 도대체 뭔가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7771792
A : 공통점을 찾아서 뻔한 걸 뻔하게 푸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빨리 써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몇자 적으러 왔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국어 기출분석이 중요하다 하셔서 다들 기출의 중요성은 아시는데, 오르비에 '국어 기출분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글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기출분석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 글의 주제는 '기출분석이란 무엇인가', '기출문분석의 목적은 무엇인가' 입니다. 기출분석의 방법은 제각각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기출분석의 목적 정도만 제시해보려 합니다.
기출분석은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봅시다.
*2018 수능 [27~32] 오버슈팅 지문입니다.
*2020 수능 [37~42] BIS 지문입니다.
2020수능을 현장에서 쳤었는데, 두 지문이 비슷하다고 느껴 굉장히 편하게 읽었습니다.
오버슈팅 지문은 사실 주제가 오버슈팅이 아닙니다. 잘 읽어보시면 첫 문단에서
[정부는 정책수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책을 수행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둘째 문단에서는
[정책 수단 선택의 사례로 환율과 관련된 경제현상을 살펴보자.] 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기의 '환율과 관련된 경제현상'이 오버슈팅인데, 이 오버슈팅에 대해 굉장히 길게 설명합니다.
이 지문이 5문단짜리 글인데 무려 3문단을 오버슈팅 이야기만 합니다. 오버슈팅을 이해하기 위해 환율의 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버슈팅의 원인 오버슈팅의 영향 등등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 다시
[~~정부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한다.] 라면서 정책수단 이야기를 다시 꺼냅니다.
이 글은 정부가 정책 수단의 특성을 고려해서 정책을 수행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글입니다. 오버슈팅은 그 예시인데 너무나 길게 설명을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 현혹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버슈팅에 대해 열심히 읽다보면 첫문단을 까먹기 마련입니다. 첫문단의 내용은 오버슈팅에 대해 이해하느라 낑낑대는 동안 이미 사라져 있습니다.
이번엔 BIS를 봅시다.
BIS지문의 주제도 BIS비율이니 바젤협약이니 하는게 아닙니다. 첫 문단에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일종의 규범적 성격이 나타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신뢰가 형성하는
구속력에 주목하는 것이다. ] 라고 되어 있습니다.
둘째 문단부터 BIS비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그 이후에 바젤 협약들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이야기합니다. 이 지문도 5문단 중 무려 3문단을 BIS와 바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요는 처음과 끝 빼고는 모두 BIS와 바젤 이야기라는 겁니다.
마지막 문단에 다시 말랑말랑한 법 이야기를 하면서 신뢰가 형성하는 구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두 지문의 공통점이 혹시 보이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공통점은
1. 주제는 처음과 끝에 있다.
2. 처음과 끝 이외에는 예시가 있다.
3. 예시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
정도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주제를 까먹게 만드는 지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저는 현장에서 BIS를 읽다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 아 오버슈팅처럼 예시가 엄청 길고 어려운 지문이구나
- BIS하고 바젤은 이해하되 이게 글의 주제는 아니구나
- BIS와 바젤은 기억해도 주제는 기억이 안 날 수 있겠구나
- 주제가 기억이 안나면 다시 읽을 각오를 하고 봐야겠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예시를 또 들어볼게요
2021 6평입니다. [25번]~[28번]이네요.
렌즈를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문단입니다. 보이스코일 모터를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네요.
모듈의 구조 설명해주고 과학적 원리도 말해줍니다. 근데 마지막에
[이외에도 카메라가 흔들릴 때 이미지 센서를 움직여 흔들림을 감쇄하는 방식도 이용된다.]
라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자 여기서, 렌즈를 움직이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보이스코일 모터, 이미지 센서 움직이기.
근데 솔직히 그냥 읽고나면 머릿속에는 보이스코일 모터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저렇게 길게 설명했으니 아래 한 문장은 묻히기 마련입니다.
평가원 지문에 분량으로 현혹시키는 지문이 굉장히 많습니다. 보이스코일 모터와 이미지 센서 모두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기 쉽죠. 이건 평가원이 일부러 저렇게 쓴거죠. 저런식으로 분량 장난 친거 꼭 선지에 나옵니다.
딱 나오네요. 저는 읽을 때 '또 장난쳤네' 하면서 읽었습니다. [26]번은 2번 선지가 너무 쉬워서 5번까지 안보긴 했으나 만약에 5번까지 읽은 수험생은 한번쯤 렉이 걸릴 수 있습니다.
"어라?? 흔들림 때문에 상이 이동하면 보이스코일 모더 쓰는거 아니었나?? 2번은 뭐고 5번은 뭐지??" 하고 말이죠.
저는 항상 이 정도 생각을 하면서 지문을 봅니다.
분량에서 장난을 많이 친다. 분량으로 나를 현혹시키려 한다.
글을 읽다 보면 논리적 구조는 동일한데 설명만 분량이 다른, 위에서 보았던 분량으로 장난 치는 부분을 가끔 봅니다. 뻔하죠, 뭐. 선지에 나올겁니다. 그 부분은 다시 읽으면 될 부분이니 눈에 보이도록 크게 표시만 하고 갑니다.
기출분석 별거 없습니다. 그냥 저런거에요. '글 진짜 꽃같이 쓰네' '글 또 꽃같이 썼네' 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나가시면 됩니다. 기출분석 한 지문당 2시간 3시간 하시면서 글의 핵심을 백지에 정리해본다 라든지 선지 밑에 답이 되는 이유를 쓴다 라든지 다 좋습니다. 그런데 목적은 공통점을 찾는 겁니다. 공통점을 찾고, 궁극적으로는 시험 볼 때 대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르비에 이런 글 쓰는 건 처음이라 어색하고 잘 썼는지 모르겠네요. 수능 끝난 지 6개월이나 되니까 지문들이 잘 기억 안나기도 하고요.. 그래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줄요약
1. 기출분석은 공통점 찾는거다.
2. 뭘 해도 상관없다. 근데 목적은 공통점 찾는거다.
3. 문학 까먹고 안써서 미안하다.
0 XDK (+500)
-
500
-
1. 송도유배 없애기 2. 영어감점 고대랑 똑같이 1,2 실현하면 어떨까....
-
못참고그만
-
이미지전환 5
봇치는귀엽다죠..
-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남 거짓말 잘하기도 똑똑해야 하는 거구나
-
아실 거라고 생각해용! 맨날 거북목에 욕을 달고사는 김승리가 용용채 쓰는거보니까...
-
근데 2
아이돌 중에 유독 얼굴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유독 잘 기억 못 하는 사람이...
-
ㄹㅇ임
-
수잘싶 1
수능 잘하소 싶 잠
-
심심함 8
아무말이나ㄱㄱ 질문도됨
-
전 기셀수가 없음 12
기下이기때문~...
-
댓글달면 시비걸어드림 24
ㅋㅋ
-
더 이상 깨어잇으면 이상한 말할 것 갘아서 잘게요 11
안녕안녕거북아 느린보거북~ 안녕히쥬무세요
-
흠...
-
내가 공대 성향이 안맞아서 그런건데 일반으로 연전전 될정도면 지둔 아무데나 되었으면...
-
잘자요 9
오늘다들죄송했어요 바로자야되서 댓은 못 달아드릴거 같네요 그래도 모두들 좋은 밤 보내세요
-
전 귀약함 5
바람이라도 불면 흐으읏
-
기세다 0
기약하다
-
난 고세구임 8
버튜버 안봅니다;
-
난 순한 사람임 4
그래서 술도 처음처럼만 마심뇨
-
흐뭇 2
알바레스 멀티골 2대0 원정리드중 ㅅㅅ 발렌시아 진짜 박긴했네
-
기 세질꺼에요 4
차가운 도시의 옯붕이가 되겠어요
-
김승리쌤이 오르비 했던 사실… “국괴”라는 닉네임으로 오르비 활동을 했었음
-
흐흐
-
대학에서는 일코를 하려고 바꿨는데
-
어때여 기 센가
-
다음생에는 3
여자로 태어나보고 싶음
-
이게 아닌데.. 14
-
왜 다들 기세다고 하는거야 나 상처받았어......
-
대학 기숙사 후기 13
고닥교도 기숙이라 그런지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자유에 행복해하는 중 음식물도...
-
진짜 기센사람 5
어떤 메타가 돌든 꿋꿋이 똑같은글 쓰는중 ㅋㅋㅋㅋㅋㅋㅋ
-
어찌 살아야하나
-
진짜좋음
-
팬싸 가면 오랜만이네 어떻게 지냈니?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
https://m.site.naver.com/1Abu2
-
연뽕차서 반수 생각도 안했을듯 N수 연대는 연뽕은 무슨 에타 열리자마자 로스쿨게시판...
-
살려주세요 2
-
문제집 답지로 실수로 코 겁나 세게 침ㄷㄷ 내 코 만든 건데ㅠㅠㅠㅠ
-
ㄹㅇ 모름 살면서 단 한번도 화 안내본 사람은 없을거 아니야 그게 기센거랑 연관이 있나?
-
아니꼽게 보는 사람도 많은거 계속 인지는 하고 있었음 근데 그냥 내가 우울하니까...
-
키가 크든 말든 노상관임 누가 하승진 보고 어머~ 키크다 듬직하고 설레는걸? 이러고...
-
나는 차마 못걸겟던데 ㅋㅋㅋㅋㅋㅋ 친해진 다음에 걸면 몰라 밥약 걸고 밥먹으면서...
-
베르테르 42번 1
사진 왜 안옮겨짐 진자
-
기습 ㅇㅈ 4
-
서울대 의외로 적고 연대 경희대 건대 이 셋이 압도적일듯
-
비갤이머임 근데 9
??
-
여장할거임 ㅅㄱ
-
키는 포기했음 3
고3때랑 신검때 소수점 자리까지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에... 평생 반에서 키 작은순...
다음엔 그렇게 수립된 공통점에서 벗어나는 경우에 맞닥드렸을때에 대해 다뤄줘요
그럼 그냥 읽고 풀어야죠.. 수학 킬러에서 첨보는거 물어보면 어찌저찌 그냥 풀어야 하는 것처럼

문학은그냥.... 세계의자아화외치면...++++++고전은 자연좋아 하늘좋아 임금좋아 이거 세개로 거의 다 풀림
세계의 자아화가 머에요?
시험장에서 해야할 행동영역을 찾아내는것도 기출분석일까요. 모든 지문에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행동을 정의하는 작업인데
행동영역 행동영역... 행동영역은 너무 빡빡한 느낌이라서요. 국어는 수학하고 좀 다르게 유해져야 해요. 내가 아는것도 써먹고 지문에 나와있는것도 써먹고.
그래서 '모든' 지문에 공통으로 적용해야하나?? <-- '모든'은 좀 아닌것같아요
감사합니다
좋은 관점인 것 같습니다
고마워용

결국 "기출텍스트의논리구조를 파악하는것"이기출분석이라는거죠?
제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논리구조가 파악되면 좋은거고 안되면 그냥 읽는거고 관점이라서요
모든 논리구조가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특징적이고 자주쓰는 건 몇개씩 있어요. 위에 이미지센서 예시는 되게 많이 쓰는거더라구요

응애응가

햇반 마렵네요본문에 나온 2021 6평지문
어떤 지문과 유사성이 있는거같나여?
현장에서 읽으며 전에 기출된 지문이 머릿속에 떠올라
신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국어 잘하시는분은 어떤 지문을 떠올리는지
궁금해서요 ㅠ
'지문과의 유사성'은 너무 포괄적인 말이에요. 저게 기술지문이다보니 STM 주사터널링현미경에 쓰이는 진공펌프 지문도 같은 기술지문이니 비슷하다고 우길 수 있잖아요.
어? 이지문 cd드라이브와 같이 전개한다! 라고 현장에서 생각이 들었는데요!
아예 틀린 생각은 아니겠죠?
그거랑도 똑같네요 이건 무슨장치다 설명하고 세부사항 설명하고 과학원리 설명하고 다 비슷하게 쓰네요
그런데 분량으로 장난치는것에 대한거라면 채권 지문중에 하나 있어요 ((언제 문제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채권에 대해 설명 막 해주고서 경제학자 보고 금리 어떻게 조정해라 라고 말하는 문제가 나오는 지문))
거기서 보면 지문에서는 금리가 오를 때에 대해서 설명 되게 자세하게 해주는데 그 반대는
"금리가 내릴 때는 반대에여" 하고 엄청 짧게 한단말이에요? 근데 문제는 금리가 내릴 때에 대한 문제에요
이정도 예시가 생각나네요
무튼 감사합니다! 좋은정보글이에옹
뭔가 최근 팡일이 강의 들으면서 느낀거랑 비슷하네요 지문 읽다가 처음 내용을 까먹는다는 거랑 처음 문단에서 설명 대충이라도 해준다는거...??

되게 글을 교묘하게 쓰는 게 일부러 처음내용 까먹으라고 유도하고 쓰는것같아요 그래놓고 문제에 내면 "앞에있잖아" 라고 하면 수험생은 할말이 없고..선추후독
특히나 평가원 지문에서, [예를 들어, 가령] 이라는 워딩이 주어진다면, 이는 거의 3점 보기 문제로 특정 됩니다. 이런 자잘한 것들도 기출 분석의 일원이죠.
나 자세하게 설명할거야!! 똑바로 읽어봐!! 하는 느낌 항상 드네용
Grit처럼 기출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지문으로 공부할 때도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해가며 하는것이 좋을까요?좋지 않다면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