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 [1018373] · MS 2020 · 쪽지

2021-05-26 23:32:12
조회수 3,529

이젠 정말 미련없이 발 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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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판은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뜨기로 결심하고 과외대비용으로 자료나 칼럼 읽으러 종종 들어오던 사람입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많은 교수님을 만나보고 여러 강연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해 본 결과 확실하게 배운 것 하나는 생각보다 세상이 훨씬 넓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치한을 못 갔다고 해서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서울대를 못 갔다고 해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세상은 훨씬 넓고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세상엔 수입이나 입결보다 중요한 것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아직도 저는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이 오르비라는 커뮤니티만의 분위기와 사고방식은 분명히 존재하며 때로는 맞기도 합니다만, 너무 세상을 좁게만 보게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치한이나 높은 학력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분명 치열한 노력의 대가이고, 세상살이에 유리한 면모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 유리함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 어떠한 계기로 인해 확신을 얻게 되었고 저는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대학에서 입시수학을 벗어나 선형대수, 미적분을 얕게나마 배워보기도 하고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한 사람의 입장에서 문과 분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여러분이 확고한 뜻을 품고 문과에 있는 것이라면 낮아진 입결과 인문계 학과들은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즘 유난히 자극적인 문구와 내용으로 거칠게 문과가 까이는 듯해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능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저도 기하 미적 화1 생1을 모두 공부해봤고, 부족한 제 머리로도 충분히 할 만 했습니다.

정말 사회학과에, 철학과에, 경영학과에 가고 싶으시다면 입시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시고, 유불리를 고려하여 미적분을 하시던 사문을 하시던 해서 꼭 학과를 넘어 뜻하신 바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학과 간에 입결의 차이는 있지만 우열의 차이는 없습니다, 직업에 수입과 생활 차이는 있지만 귀천이 없듯이.


제 마지막일 글이 이 사이트에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네요.

어그로 끌리지 말고 넓고 멀리 보세요. 그리고 효율적으로 꿋꿋이 해내세요.

저는 이 글을 기점으로 좁은 시야를 벗어나 세상을 더 알아가고 저의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렵니다.

유xx선생님이나 엔xxxxx화님 등 좋은 자료와 칼럼 등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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