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능 수학 문제가 좋은 문제인가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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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시절 수학 문제 제작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
고2가 되어서 신입생을 받으려고 짰던 면접 질문 중에 하나가
"어떤 문제를 잘 출제한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였습니다.
대답은 상황이 '계산이 깔끔한 문제', '극고난도의 킬러 문제', '상황이 예쁘게 나오는 문제' 등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그때 당시 저는 '상황이 아름답게 나오는 문제' 가 짱이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한 몇년 동안 모의고사와 N제를 무료 배포 해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거 같아요.
좋은 문제라는건 결국 "수능장에서 날 100점 맞도록 도와줄수 있는 문제" 면 전부 좋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N제에 담겨야 할 문제와 실전 모의고사에 담겨야 할 문제의 역할이 좀 다르다고 생각도 드는데,
N제에선 난이도에 상관 없이, 실모나 실제 수능을 보는 현장에서는 하기 힘든 생각들을 미리 접해보고 머리가 충분히 사고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하는 문항들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고,
실전 모의고사에는 많이 선을 넘지 않는 대신, 문항들이 충분한 변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상황이 아름다운건 그 뒤의 이야기인거 같아요.
물론 계산 범벅밖에 없는 그런 더러운 문제들보다야 상황이 아름다운 문제가 100배 1000배 낫겠지만,
출제자가 상황이 아름다운 문제를 내는 것에만 치중하면 푸는 사람들이
실전 모의고사에 킬러에 배치되는 문제들이 너무 반짝 발상에만 의존해 있다던가,
비킬러인데도 특정 발상이 없다면 문제들을 아예 손대지 못하게 된다던가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문항의 퀄이 어느 정도 받혀준다는 전제하에 "적당한 번호에 적당한 변별력을 가진 문항을 출제했는가?" 가 적어도 실모에서는 좋은 실모, 좋은 문항을 가리는 기준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는 문제를 푸는 수험생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 이야기입니다.
수학 문제 거르지 말라는 이야기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 같은데 백날 상황이 아름다운 문제만 찾아다니면서 "와...." 하고 출제자한테 감탄해봤자 정작 자신의 실력은 늘고 있지 않을 확률이 큽니다.
제가 요즘 시중 실모 문제들의 퀄리티를 잘 모르긴 하지만 적어도 돈을 받고 파는 모의고사라면 다들 어느정도의 퀄리티는 보장 되어있을 거니까 예쁜 문항보단 오히려 자신에게 까다로운 문항들에 집중해서 수능장에서의 행동영역을 세우는걸 최종 목표로 하는걸 추천 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시험 현장에서 뭘 할지에 치중하는게 수능 당일의 점수를 올리는데에 당연히 효율적일 테니까요.
어짜피 평가원이 출제하는 문항들은 대부분 다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다음 년도 실모 트렌드의 기준이 될 문항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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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렇게 푸나?
전 비슷한 맥락에서 학생들이 풀면서 머릿속에 '?' 의문점이 많이 들게 하는 문제가 좋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사람 입장에선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상황을 세팅해두고 본인의 평소 경험과 비교해서 모순점이 있어 보이는 지점을 해결하게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쌓아둔 오개념이나 한정된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조건들을 스스로 문제 풀면서 피드백이 가능한 문제들이요.
실제로 문제를 풀면서 해당 개념을 증명하는 과정을 유도할 수도 있고 증명이 선행되지 않을 시 문제를 푸는 데 상황을 확정지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며 해당 내용을 더 단단히 다질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거죠. 이런 게 문제 하나에 많으면 킬러인 거고,(나형 181130 같이) 한두 개 안이면 준킬러가 되는거고요.
좋은 말씀입니다.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과 충분한 공부를 마친 학생의 변별은 결국 새로운 상황에 대한 의문점을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에서 갈릴 거니까요.
다만 공부를 해도 시험장에서 해결 못할 만한 의문점을 가진 문항이면 N제에 실리는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경시 아이디어 수준까지 발상을 '심화'라는 이유로 '가르칠' 수는 있어도 문제에 이걸 직접 쓰게 하는 문제를 제가 그닥 좋게 안 보는 이유이기도 한데, 초고난도라고 평가받는 N제 문항 중에서는 대학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접근하면 풀이가 혁신적으로 짧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걸 '발상'이라 하면 고등학교 과정에서 어떻게든 결부지을 수는 있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걸 현장에서 할 수 있으면 대학 강의를 듣고 있어야지, 너무 특정 분야에 대한 '재능'을 평가하는 문제 아닌가?'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ㅋㅋ 딱 학생이 풀이를 보고 '아, 교과내용인데 내가 스킵한 전제를 갖다 쓰면 당연하게 풀리네.' 하는 선까지 물어보면 실모용으로는 써도 되지 않을까....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