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춥고 외로운 날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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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여름이어도
밤이 되자 갑자기 한바탕 비가 쏟아진 다음이
더 거리가 조용하고 공허하다
겨울밤의 거리가
나에게 있었던 무언가가 사라졌다는 것에 대한
그리움의 외로움이라면,
갑작스런 비가 온 뒤 여름밤의 거리는
동경하는 것이 이전부터 계속 나에게 없었다는 사실을
문득 느끼게 되는 외로움인 것 같다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해 느끼는 외로움이란
나의 존재 자체가 결함이 있다는 느낌...
그래서 부끄럽고 비참한 고독이지만
비를 촉촉히 머금은 가로수가
고개를 떨군 채 일렬로 늘어서고
신호등이 반사된 물웅덩이 위로
가벼운 냉기가 감도는 풍경을 보면
조금은 산뜻하고 가벼운 기분으로
덜그럭대는 텅 빈 마음을 한 손에 들고
코 끝에 시종일관 부딪히는 비 냄새가, 아릿함이
마음 끝까지 닿도록
숨을 크게 머금으며 무언가가 있을 이 거리를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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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할 말이 없나 보군
새벽노추나 받으셔요
퐉!!
포르코 롯소는 나도 요즘 많이 듣는다 요 녀석
아잇 -0-
글 좋네요
뭔가 슬픈 하루였기에...
글 직접 쓰신 거예요..?
그럼용
진짜 표현이 미쳤네요...
마지막 문단 읽으면서 소름 돋았어요
감사합니다 히히
연륜이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네요...
옯라클 아임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