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해서 명문대 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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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newsview?newsid=20130704030814507
[동아일보]
'A학과 아이유 닮은 여학생 남자친구 있어?'
지난달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위한'의 익명 게시판에 자극적인 글이 올라왔다. 학내 킹카로 소문난 여학생의 신상에 대해 캐묻는 글이었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ㅈㄴ'('매우'의 비속어). 안 어울리고 별로인 남자랑 오래 사귐', '최근에 깨진 걸로 앎', '병ㅅ들아 다시 사귄다. 남자친구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라는 논박은 기본. '들이대고 시포(싶다)'와 같은 저속한 표현도 넘쳐났다. 재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지만 여느 인터넷 익명 게시판과 다르지 않은 수준과 분위기였다.
다른 대학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고려대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의 익명 게시판인 '동물원'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로만 듣던 B학과 태연 봤다. 진짜 이쁘다'는 글이 올라오자 '난 남자친구랑 가는 거 봤어. 주변에 모텔이 즐비하더군', '애인이랑 잤겠지?', '나도 하고 싶다', '성괴(성형괴물)던데?' 등의 댓글이 삽시간에 달렸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는 학생들이 만든 자생적 사이트다. 대개 학번 또는 대학교 메일 계정이 있으면 가입을 허용한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주 이용객이고 교환학생, 학점 교류생 등의 가입을 허용되는 커뮤니티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방문자를 늘려 가는 곳도 많다.
하지만 올라오는 글의 주 내용은 '지성인들의 게시판'에 걸맞지 않은 때가 많다. 욕설과 반말은 기본이다. '과외순이(과외 받는 여학생)랑 섹스하는 게 가능하냐?', '유도부 들어가서 메치면서 가슴 만지고 싶다' 등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신상 털기, 인신공격, 성희롱 등이 빈번하다.
특정 지역과 집단에 대해 공격하는 자리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편입생, 분교 출신들을 인정하지 말자', '정시 우선선발과 수시1차모집 출신만이 학교의 순수혈통이다' 등의 글들이 그렇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가 일간베스트(일베) 등 우파 사이트의 축소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평소 자기 이름을 내걸고는 바른 말만 하던 지성인들이라도 뭔가 쏟아 내고 싶을 때는 '대나무 숲' 같은 익명 게시판을 찾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학생들마저 익명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병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각 게시판 운영자들은 그 나름의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글을 읽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껴 '경고'를 클릭한 횟수가 쌓이면 글쓴이가 열람할 수 없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다. 고파스 운영자 신명근 씨(32)는 "운영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운영 모토이기 때문에 게시판 이용자들에게 자정 노력을 당부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와의 공동기획입니다. 취재에는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 백지수 씨(미디어학부 부전공)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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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과 아이유 닮은 여학생 남자친구 있어?'
지난달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위한'의 익명 게시판에 자극적인 글이 올라왔다. 학내 킹카로 소문난 여학생의 신상에 대해 캐묻는 글이었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ㅈㄴ'('매우'의 비속어). 안 어울리고 별로인 남자랑 오래 사귐', '최근에 깨진 걸로 앎', '병ㅅ들아 다시 사귄다. 남자친구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라는 논박은 기본. '들이대고 시포(싶다)'와 같은 저속한 표현도 넘쳐났다. 재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지만 여느 인터넷 익명 게시판과 다르지 않은 수준과 분위기였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회원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올린 글. 특정 그룹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섬뜩한 느낌을 준다. 고파스 캡처 |
지난달 '말로만 듣던 B학과 태연 봤다. 진짜 이쁘다'는 글이 올라오자 '난 남자친구랑 가는 거 봤어. 주변에 모텔이 즐비하더군', '애인이랑 잤겠지?', '나도 하고 싶다', '성괴(성형괴물)던데?' 등의 댓글이 삽시간에 달렸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는 학생들이 만든 자생적 사이트다. 대개 학번 또는 대학교 메일 계정이 있으면 가입을 허용한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주 이용객이고 교환학생, 학점 교류생 등의 가입을 허용되는 커뮤니티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방문자를 늘려 가는 곳도 많다.
하지만 올라오는 글의 주 내용은 '지성인들의 게시판'에 걸맞지 않은 때가 많다. 욕설과 반말은 기본이다. '과외순이(과외 받는 여학생)랑 섹스하는 게 가능하냐?', '유도부 들어가서 메치면서 가슴 만지고 싶다' 등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신상 털기, 인신공격, 성희롱 등이 빈번하다.
특정 지역과 집단에 대해 공격하는 자리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편입생, 분교 출신들을 인정하지 말자', '정시 우선선발과 수시1차모집 출신만이 학교의 순수혈통이다' 등의 글들이 그렇다. 재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가 일간베스트(일베) 등 우파 사이트의 축소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평소 자기 이름을 내걸고는 바른 말만 하던 지성인들이라도 뭔가 쏟아 내고 싶을 때는 '대나무 숲' 같은 익명 게시판을 찾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학생들마저 익명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병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각 게시판 운영자들은 그 나름의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글을 읽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껴 '경고'를 클릭한 횟수가 쌓이면 글쓴이가 열람할 수 없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다. 고파스 운영자 신명근 씨(32)는 "운영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운영 모토이기 때문에 게시판 이용자들에게 자정 노력을 당부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와의 공동기획입니다. 취재에는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 백지수 씨(미디어학부 부전공)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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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고파스?
고파스가면 문과고대생들이 이과고대생 무시하던게 생각나네요 ㅋㅋ
ㅋㅋㅋ 졸업후 이과고대생 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