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964199] · MS 2020 · 쪽지

2021-04-20 22:30:30
조회수 956

친목질에 관한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7268958

나무위키 친목질 문서의 내용 일부인데

은근 볼만한거같아서 가져와봣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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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웹 커뮤니티에서 서로 친분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공개된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인 친목활동을 과도하게 진행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대다수 방문자들이 이해할 수 없거나 공유하기 힘든 코드가 커뮤니티 상에 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뜬금없이 란란루 놀이를 한다든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인사를 아주 친절하게 한다. 물론 '아는 사람들끼리만.' 처음 커뮤니티나 채팅창에 접속했을때 아이디를 붙여서 "ㅇㅇ 안뇽" "ㅇㅇ 하이" 하며 자기들끼리 반갑게 맞아주는 것을 보고 훈훈한 곳이라고 착각하기 마련이지만, 현실은 자기들끼리 아주 견고한 친목질의 성을 형성해 놓은 상태라는 것을 과시함과 동시에 '친목'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시해버리는 방법이다. 일단 오프라인 모임도 아니고 익명 계정 온라인 모임에서 유독 특이하게 누가 들어올 때 인사하고 '톡했어?' 따위의 지들 사적인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는 곳이라면 친목질을 일부러 과시하는 모임이므로 더 들여다 볼 가치가 없는 곳이다. 친목질이 심한 카페의 경우, 신규 회원들의 글엔 댓글 하나도 보기 힘들지만, 인기 멤버들의 글엔 10개가 훌쩍 넘는 댓글이 순식간에 달리기도 한다. 댓글 내용을 보면 가관인데, 마치 자신이 그 멤버와 엄청난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현실은 인터넷은 인터넷일 뿐, 그 사람의 본명조차 모르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집단 구성원들 사이의 친목을 다지는 것 자체는 친목"질"이라고 부를 수 없다. 웹상에서 친목을 다진다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나 사이트 내의 특정 네임드들이 위상이 높을 경우 친목질이나 텃세 등의 표현을 쓰며 비하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잘 설명해 주도록 하자. 정상적인 친목활동과 친목질의 차이는 친목질을 하는 사람들은 폐쇄적인 행동을 하며, 이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케이스중 하나가, 친목종자가 뜬금없이 뉴비 행세를 하며 질문을 하나 툭 던지는 것. 그러면 마찬가지로 커뮤니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다른 뉴비는 그사람이 친목종자인지 모르므로 성의껏 댓글로 답을 달아준다. 정성껏 답을 달아놨더니 정작 당사자는(애초에 다 아는걸 질문했으니) 가만있고 아래 댓글로 다른 친목종자가 "니가 무슨 뉴비냐" 식으로 농담을 던지고 답변자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끼리 하하호호 놀다가 답변자에게는 아무말도 없이 사라진다. 자기 딴에는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재밌게 놀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행동 중 하나.

이게 심화되면 운영진부터 솔선하여 자신들끼리 경어를 대놓고 무시함은 물론, 공개게시판을 자신들의 개인일기장인 것마냥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의외로 운영진들도 적극적으로 친목질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새로 들어온 회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 운영진이 이유없는 제재를 가하기도 하는데, 보통 자신이 만들어놓은 곳:왕국에서 눈엣가시로 여겨진 경우다. 운영진이 적극적으로 친목질을 장려하고, 새 회원들을 경계하는 곳에서 버티고 있어봤자 시간 낭비다. 그러므로 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어떤 커뮤니티가 개인적 잡상이나 뻘글 위주로만 올라온다거나특정 네임드가 게시판 목록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게시물들마저 댓글 수가 한두개 이하의 저조한 수준이라면 이미 손 쓰기 늦었다고 봐도 된다. 여기다 운영진만 열람 가능한 게시판이 있다거나 그나마 남아있는 인구마저 주로 IRC, 카카오톡, 디스코드 등의 메신저와 같은 친목수단이나 온라인 게임 등과 같이 거의 무조건 친목질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매체에서만 논다면 더 볼 것도 없이 친목질로 망한다.

찌질이 및 광고쟁이의 유입 차단을 이유로 게시판의 열람 권한을 제한하여 반(半)비공개 상태로 만들거나 신규 유저의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만드는 형태 등으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경우도 있으나, 또한 반 비공개는 오히려 친목질을 일삼을 소지가 있는 자들을 시의적절하게 자정하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이건 꽤 다루기 조심스러운 문제. 따라서 친목질이 없거나 드문 대형 커뮤니티도 열람제한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사실 비공개형 커뮤니티의 경우는 애당초 아무나 받아들일 수 없는 특정한 목적성이 있는지라 친목질이 문제가 될 여지가 적다. 물론 들어오는 사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사람을 받아들일 확률이 적다고 할수도 있으나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친목을 주제로 설립된 커뮤니티가 아닌 이상 커뮤니티 내의 일부 집단끼리만 모이는 경우에는 서술된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해당사이트를 겨우 찾아서 가입한 뉴비가 사이트의 설립 목적과 관련없는 이야기만이 오가는 것만을 볼 수밖에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정보를 얻어갈 수 없다면 그 커뮤니티의 존재 의의가 무색하게 된다.

친목질을 악용하는 고전적인 방법 중 하나로 네임드 인원의 질문을 아주 씹어버리는 방법도 있다. 찌질한 인간들의 행동을 비웃던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비네임드 무시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모르고서 질문이나 글을 올렸다가 자신이 친목질의 대상에서 털렸음을 알고 당황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현실에서 학교나 직장의 아는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인터넷에서의 친목질의 결과는 역시 일반적인 친목질과 다르지 않다. 다만 인터넷 커뮤니티는 친목질로 아예 커뮤니티가 망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대부분 신규유저가 줄어서 망하기 보다는 신규유저가 줄어가는 도중에 저작권법 위반, 특정 회원의 사기, 사이트 해킹, 탈퇴와 관련된 각종 사건 등등 실제 생활에서의 위법 행위가 일어나면서 커뮤니티가 아예 폐쇄되는 경우가 많다. 그 정도 경우가 아니면 사이트가 폐쇄까지는 가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위법행위가 터지면 그 커뮤니티는 대부분 다시는 예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터넷 커뮤니티 대부분이 특정 문화에 관계된 모임이 많은 데 이 정도 지경까지 올 때는 이미 그 특정 문화가 이미 한물 간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다양한 문화 계층을 포섭하는 사이트는 이러한 위험이 약간 덜 하다. 그렇다고 그런 사이트들이 친목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는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아 네이버 카페 중에 친목질로 망한 커뮤니티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보통 망한 뒤 회원수는 1000명 대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커뮤니티가 망해서 뿐만은 아닌데, 2010년 이후에 까페 형식 사이트는 비주류가 되었고, 대부분 트위터 같은 SNS로 빠지거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통합 커뮤니티 사이트로 빠졌기 때문이다.

역사가 오래된 대형 사이트의 경우 회원들이 친목질파 vs 반친목질파로 나뉘어서 논쟁을 벌인 역사가 한번쯤은 있다. 친목질파는 그 게시판의 리젠율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네임드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논쟁은 자연스럽게 커지게 되며 심한 경우 커뮤니티를 망하게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논쟁의 방향에 따라 친목질을 일삼던 몇몇 회원이 '우리끼리 놀련다' 하고 커뮤니티를 떠나거나, 친목질을 반대하던 몇몇 회원이 '니들끼리 잘 놀아라' 하고 짐 싸들고 떠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인구수가 줄어들고 커뮤니티가 망해버린다.

그래도 그런 논쟁이나마 꾸준하게 벌어지는 커뮤니티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친목질의 폐해를 지적해주는 사람마저 없어지고 정체된 커뮤니티는 이미 늦은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과연 사람 모이는 곳에 친목이 있는게 당연한건지, 반친목질파의 일원으로 친목질을 열심히 까대던 사람이 세월이 흘러 자리를 잡고 친분을 쌓으면 그 자신이 친목질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는 '과거 내가 깠던 놈들은 까일만한 친목질을 했지만, 지금의 난 그 정도는 아니다'로 요약된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하는 격이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몰락하고 개인 블로그가 융성해지는 이유도 이러한 친목질의 폐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경우는 글 쓰는 사람이 블로그 관리자 하나뿐이어서 댓글 파트를 제외하면 블로그 관리자에 대한 반론이 들어가는 글이 나오기 힘들고, 몇몇 유저들을 제외하면 눈팅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 분란이 생길 여지가 적다. 반면 커뮤니티의 경우는 여러 유저가 얽히고설켜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기 때문이다.

외국, 특히 영어권 커뮤니티의 경우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친목질 개념이 없거나 희박하다. 친목질 때문에 큰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소통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여겨 저지하지 않으며, 실제로 많은 커뮤니티 규칙에 관련 규정이 없는 편이다. 오히려 분쟁이나 차별/혐오 발언을 빡세게 관리하지, 한국처럼 지나친 잣대를 들이대진 않는다. 또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이를 대놓고 비판하기보다 조용히 나가는 경우가 많다. 안 맞으면 딴 커뮤 찾아가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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