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거 뭐냐? oo아 그냥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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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국어강사 분께서 모 모의고사 지문에 대해 문의해주어 검토해봤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글이 이상하여 분석철학 전공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드렸고, 받은 답변 중 일부를 공유합니다.
--인용 시작--
글쓴이는 크립키의 견해를 근본적으로 몰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문에서의 주장을 따르면 모든 경험적으로 참으로 판명된 명제는 필연적으로 참인 명제라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크립키의 생각은 고유명사들은 인과적인 과정을 통해 지시체가 정해진 고정지시어이므로 두 개의 고유명사가 동일한 하나의 대상을 지칭할 경우인 “Hesperus is Phosphorus”와 같은 명제는 필연명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춘원은 이광수이다.“를 단순히 경험적인 명제로 취급하는 것으로 보아 글쓴이의 분석성과 필연성, 선천성 사이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립키는 근본적으로 고유명사는 압축된 한정기술이라는 입장에 반대한 사람입니다. 또한 "고유 명사와 한정 기술구 간의 경험적이고 우연적인 관계가 모든 가능 세계에서 동일한 대상을 지시하는 필연성을 갖게 된다고 보았다"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주장입니다. 모든 가능세계에서 동일한 대상을 지시하면 그러한 관계는 우연적인 관계가 아니고 필연적인 관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용 끝--
검색해보니 해당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좌절하는 학생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보다시피 전혀 좌절할 필요 없습니다. 제게 문의해온 국어강사 분도 상당히 실력있는 분이고, 저도 논리학을 무기로 강의하고 있지만 지문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ㅋ
그리고 어떤 모의고사인지 알더라도 댓글로 쓰지 마세요. 출제기관에는 좀 더 자세히 적어서 알려뒀습니다. 자신의 독해력에 절망하는 학생들, 섣불리 지문내용을 배경지식화하려는 학생들을 생각해서 쓴 글이니, 가볍게 읽고 편한 마음으로 계속 공부해나가면 됩니다. :)
덧: 아래는 야 이거 뭐냐? oo아 그냥 먹어 짤입니다. 먹다가 이상하면, 음식이 이상한 게 아닐까 의심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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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를 챙기는게 더 중요하겠지만 그럼에도 배경지식화를 해야겠다면 조심스럽게 평가원 기출로만! 그 외 나머지 지문들은 더욱 조심스럽게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