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허수 [1059045] · MS 2021 · 쪽지

2021-04-19 12: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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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후반 9년만에 수능도전하는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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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9년만에 수능도전하는 압도적허수입니다.

먼저 장문의 글이 될 것 같아서 미리 장문주의를 띄어놓고 시작하겠습니다.


0. 9년전 그땐 그랬지 (2013 수능)


문과였던 저는 막연하게 연고대를 가고싶어했습니다. 그 때는 언어/수리나형/외국어/한국지리/세계지리/경제지리 응시했어요. 3지리 기가막힙니다. 지금도 1타이신 이기상선생님을 믿고 3지리 테크를 탔고 아주 만족했습니다. 경제지리? ??? 하시겠죠? 맞습니다 그때도 별로안했고 그래프 해석하고 계산하는 문제가 킬러3문제로 나왔던 과목인데 저는 개념양이 매우적어 좋아했습니다. 아마 마지막으로 경제지리를 응시했고 그다음해부터 사라진걸로 알고있어요. 또 지금처럼 인강패스라는 개념이 없어서 강좌하나를 사는데 가격이 꽤 높았습니다. 이때 EBS 70% 연계붐이였는데 지금처럼 EBS교재가 수능특강 수능완성 두종류가아니고 영어만해도 제 기억상 거의 7~8개권이 나와서 대부분 수험생이 그안에있는 지문외우기에 급급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 지금생각하면 후회되는 공부법입니다. 수학가형은 꿈도 못꿨습니다. 지금이랑 다르게 가형과 나형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컸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당시에는 정말 막연하게 제 기준으로 이정도 공부하면 10개대학은 가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만 꾸준히한다면 당연히 명문대가는거아니야? 라는 틀속에서 살아왔죠. 뚜렷한 인생목표나 절실함이 아예없었습니다. 역시나 수능응시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물수능이였지만 물수능이면 절대적 점수라도 높아야하는데 어림도없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이 수능을 이후로 그냥저냥 현실에 만족하면서 군대도 다녀오고 정말 다양한 일을(정규직X) 해오며 살다보니 2021년이 되고 20대후반이 되었습니다.


1. 20대 후반의 수능도전 그 시작


20대 후반이 되어 인생을 돌아보니 정말 인생을 제기준에서 막살아왔구나라는걸 많이 깨달았어요. 그냥 당장 최저임금 급여를 받으면서 돈버는것에만 급급했고, 매일 일끝나면 놀고 쉬고 영화보는게 일상이였습니다. 2013수능때부터 2021년 1월까지 저는 제힘으로 이루어냈다 뭔가 극복해냈다 한게 정말 1도없었습니다. 20대를 보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적도없고, 가족들에게도 힘이되기보다는 항상 짐이되는 부류였습니다. 2월이되고 여느때처럼 영화를 보고있었는데 문득 정말 이러면 내 미래는 정말 어떻게되는거지? 라는생각을 하게됩니다. 2주동안 정말 설명절까지 저는 진짜 매일 24시간 이 생각만하고 고민을 한끝에 많이 늦더라도 뭔가 하나씩이라도 해내보자라는 결심을합니다. 그 첫번째는 수능을 다시보기였습니다. 부모님께는 말로하면 어정쩡해질까봐 정말 오랜만에 장문의편지를 몇장을 적어서 제 뜻을 전달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는 제 결정을 지지해주셨고, 그러면 1년동안은 일하지말고 공부만해봐라 어느정도 지원도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2021년 2월 설명절동안에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금액은 120만원을 정해두었고 인강과 독학으로 준비할 생각을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저때와 아주 다르게 인강사이트 대세가 바뀌었더군요. 최종적으로 이투스,대성,메가를 고민하다가 대성패스 교재값포함 49만원짜리 패스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문구점에가서 집에 필요한 공책,필기구,파일등을 엄청나게 구입하니 4만원을 썼습니다. 누적 53만원


2. 진짜 노베이스(NOT 오르비식) 선택과목 결정과 공부시작


하필 제가 수능준비하는 2022수능부터는 모든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더군요. 일단 공부시작하기전에 제 머리속에 들어있던 베이스를 정확히 글로 써보겠습니다.


언어 - 내기억속 언어50문제였고 듣기5문제있었음. 절대 공부해도 안오르는 제일 싫은과목 시간도부족해ㅠㅠ 4~5등급

수리 - 행렬이 4점짜리있었고, 수열의극한이라는 단원이 있었던걸로 기억 정말 싹다 까먹음 9년이 엄청김

외국어 - 오직 영화와 넷플릭스로만 다져온 허수 영어실력

탐구 - 아예 아무것도 몰라요


9년이 흐르니 정말 많이 다르더군요. 이 상황에서 저는 일단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은 확정을 짓지않고 공통부분인 문학&독서, 수1&수2를 시작합니다. 다시 수능준비하는건 꼭 이공계로 도전하고싶었어서 과학탐구로 정했고, 처음에는 잘모르고 화생을 선택해서 4일정도 하다가 제 적성과 흥미에 맞는 물리학과 지구과학으로 최종 결정하게됩니다. F=ma를 물리학시작하고 알았습니다.


공부는 집에서 하고있으며 제방에서 하는중입니다. 저도 9년전에는 집에서 공부한다는걸 상상도못했지만 지금은 무조건 해야한다는생각때문에 나름 잘됩니다. 외출은 한달에 2번?정도하고 대부분의목적은 장보러가거나 요즘은 날씨가좋을때 산책아주가~끔합니다. 심지어 24시간중에 22시간정도를 제 방에만있습니다. 일할때 컴퓨터책상을 아주 큰걸 사둔게 공부할때 유용할줄 몰랐네요. 그리고 핸드폰도 해지하고 공부시작합니다. 그 좋아하는 넷플릭스도 공부시작한 이후에 한번을 들어가본적이없네요.


3. 우매함의 봉우리



9년을 앉아서 진득하게 공부한적이 없다보니 2월말 공부시작할때는 사실상 공부하기보다는 앉아있는 습관부터 들였습니다. 정말 20대초반과 20대후반의 차이는 조금있더군요. 목도 너무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밥먹고 바로앉으니 소화도안되고 공부자체보다는 이런점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앉아있는 습관부터 들이고 사실상 공부는 3월초에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공부시작하고 한달쯤되었을 3월말 무렵 저는 우매함의봉우리에 안착하게 되면서 서울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과학탐구 투과목을 생각하게됩니다. 뭘해도 제가 잘할것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 이때 미적분을 할지 기하를할지 언매를할지 화작을한지 고민까지 겹치게되면서 한 10일가량을 정말 고민만 주구장창하게됩니다. 이 10일가량 바로 얼마전인데 너무아깝네요. 처음에 물리학2도 건드려보고 , 생명과학2도 한번 고민하고, 지구과학2도 고민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저는 지금 모든과목이 노베이스인데 투과목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하며 물리학1과 지구과학1으로 수능과목을 최종결정하게됩니다.  


4. 진짜 노베이스 허수의 공부방법


저는 개인적으로 기초와 기본개념을 아주중시하는 스타일입니다. 아무래도 좋은점수를 받아본적이 없었고, 이런저런일을 하다보니 깨달은것은 모든것이 가장 기초로부터 시작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전과목 기본개념을 탄탄하게 한다는 생각으로 누적복습을 통해서 하는중입니다. 배우는 단계는 항상 겸손하게 합니다. 현재는 이 단계를 충실하게 하는중입니다.


5. 8개월 수능도전 가능할까?가 아닌 가능하다



저는 여기계신분들처럼 목표가 저 멀리위에 있지않습니다. 어디 허수하나가 그냥 수능도전하는구나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소한 어디가서 가능할까? 라는말을 물어보지도 않고 검색하지도않습니다. 항상 가능하다라는 생각만가지고 공부하는중입니다.

공부시간은 10~14시간을 최소한으로 잡고 전과목을 하루에 다하는 전제로 합니다. 나머지는 잠을 좀 많이 자고 씻고 밥은 하루 한끼만 먹습니다. 습관이라는게 무서운게 이젠 하루에 12시간이상 앉아있는건 일도아니더군요

목표는 물론 높은점수를 받는것이지만, 정말 수능끝난 당일에 최소한 올 한해가 제 스스로 부끄럼없이 최선을 다한해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현재 누적비용은 대략 75만원정도 쓴것같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부족한게 너무 많이보여서  교재값이 더나갈 것으로 보이고 처음엔 8개월 120만원으로 잡았는데 140~150정도까진 생각중입니다. 

이게 많이 압축한다고 압축한건데, 나중에 부분별로 더 디테일하게 작성하겠습니다.

근처학원에 6월평가원접수를 했고, 공부근황이나 다른재미난썰들 그리고 성적표가나올때마다 글 올릴게요.

원래 이렇게 진지한성격이아닌데, 뭔가 썰푸는것처럼 쓰다보니 조금 진지한글이 되었네요.

저처럼 세월이 많이 흘러서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진심으로 올해 수능준비하시는 모든수험생분들 꼭 좋은결과 있으셨으면 하고, 정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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