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4세 배트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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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세 장애 노인, 55년간 '배트보이'한 사연
[김형태기자] 야구장 배트보이로 무려 55년을 보낸 인물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 멤피스대학교 야구팀 타이거스의 배트보이 스탠 브론슨 주니어. 올해 84세인 브론슨은 '가장 오래된 배트보이'로 기네스북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브론슨과 멤피스대의 인연은 2차 세계대전의 여파가 남아 있는 1958년부터 시작됐다. 원래 로즈컬리지 운동부에서 일을 하다 쫓겨난 그는 멤피스대의 전설적인 풋볼코치 빌 머피를 찾았다. 머피는 "사람을 추가로 고용할 만한 돈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브론슨은 "돈은 필요없고 일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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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야구팀의 배트보이 역할을 맡은 브론슨은 이후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울볼과 방망이를 수거하기 위해 이러저리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지역의 명물이 됐다.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까지 생기자 그는 7회가 끝나면 홈플레이트로 나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브론슨은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왔다. 지금도 미약한 뇌졸중과 정신 장애 증세가 있다. 이런 그의 안전을 위해 대학 측은 특별 보호 철망을 제작해 그라운드에 한 켠에 세워뒀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브론슨의 방갈로'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주위 친척이 남아 있지 않은 그는 대학사람들이 유일한 식구다. 멤피스대는 이런 그를 위해 평생 구내식당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 그의 생활을 돌봐주고 있다. 대학 총장부터 학생들까지 그의 안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
멤피스대 체육부장 밥 윈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55년전 처음 그가 엄마 손을 잡고 찾아왔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그의 가족 주치의는 브론슨이 길어야 9년 정도 살 거라고 했었다"며 "지금까지 오래 살고 있는 건 우리 운동부와 평생을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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