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구조도 그리는 법 = 출제하는 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6729714
I. 들어가며
이 글은 2018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며 내가 만들었던 지문 구조도 그리는 법을 설명한다. 지문을 여러 회독 분석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첫째는 지문의 주제와 상관없이 정보의 층위가 항상 비슷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같은 층위를 사용하되 다른 상황을 제시한다는 것이었다. 이 개념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채로 대학에 와서 정보학과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이게 '정보의 층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층위'가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예시를 지문으로 들어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려 한다.
II. 정보의 3층위
수능 비문학의 모든 정보는 무조건 3층위 또는 4층위로만 전개된다. 아래를 보자.

2020학년도 수능 바젤협약 지문
해당 지문은 2020학년도 수능의 바젤 지문을 지문을 읽고, '기억'나는 정보로만 구조화시킨 것이다. 실제로는 자기자본이 뭔지, 단기후순위 채무가 무엇인지, 분수식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가 더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나 순살쌤은 이걸 기억할 수가 없다.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상위 정보'만 기억하지 하위 정보는 기억하지 않는다. 이를 앞서 말한 정보의 층위에 따라 나누면 아래와 같아진다.

순살쌤의 제안에 따라 문장 별 사고를 쓰고, 문단 별 구조도를 그려본 학생들이면 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1주일만 연습해도 안다. 이 3층위~4층위가 모든 지문의 구조를 관통한다는 것을. 그리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 또는 눈치가 빠른 학생들은 알게 될 것이다. 모든 비문학 문제가 [1번째 문제 = 1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 2번째 문제 = 2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3번째 문제 = 3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4번째 문제 = 4층위의 정보 판단 요구] 순으로 출제된다.
ex) 1번 : BIS가 뭐야?
2번 : 바젤 협약들의 특징이 뭐야?
3번 : 표준 모형과 내부 모형의 특징은 뭐야?
4번 : 더 상세한 내용들로 계산 한번 해볼래?
ps1) 예를 들면 이렇게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제와 이 질문은 약간 차이가 있다.
ps2) 간혹 1층위의 물음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그게 당해년도 수능에서 가장 어려운 지문일 확률이 높다.
여러분들은 왜 첫번째 문제보다 두번째, 세번째 문제가 어려워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보기>가 없는 내용일치인데도 분명히 두번째 문제보다 세번째 문제가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왜냐하면 미시적이고 상세한 정보로 점점 좁혀들어가기 때문에, 지문으로 돌아가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앞 층위의 정보를 판단하는 것보다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오답률이 문제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상당히 뇌과학적인 설계라 볼 수 있다. <보기> 문제가 어려운 이유도 똑같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3, 4분위의 정보를 구체적 사례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층위로 구조도를 머리 속으로 그리면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또는 지문을 다 읽고 30초-1분의 시간 안에 해당 구조도를 그릴 수 있다면 대부분의 문제를 푸는데 지장이 없다. 물론 구조도에 그려지지 않은 내용도 선택지로 물어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우리는 선택지의 키워드가 어떤 층위의 어떤 정보에 해당되는지는 기억이 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도 정보의 위치와 다른 정보와의 관계는 기억이 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문으로 돌아가면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 확인이 가능해진다.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음을 인지했다면 이 글처럼 정보를 3층위, 4층위로 나눠서 글을 읽어보자. 그리고 문제를 분석해보자. 본인이 이런 구조도를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손으로 써야 하는 사람인지도 고민해보자. 몇달 간 연습하면 머리 속으로도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장담한다.
순살쌤의 다른 칼럼이나 영상을 많이 봐온 학생들이라면 왜 순살쌤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강조하는지 이제 알 것이다. 주제를 바탕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서 새로운 층위의 정보를 분류하고, 이들을 정리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비문학이라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기준이 있어야 기억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여러분이 파악하기 쉽고 자주 출제되는 요소를 바탕으로 정보를 정리해야 한다. 그 기준이 공통점과 차이점 (이하 공차)이다. 공차를 메인으로 잡되 3, 4분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 수식정보' 등은 밑줄 치고 선택지에서 판단을 요할 때 돌아가서 확인해야 한다. 밑줄도 전략적/기계적으로 칠 수 있고 정보 분류도 기계적으로 할 수 있다.
III. 3층위 구조화의 장단점
3층위 구조화의 가장 큰 장점은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한으로 숙달되는 학생들은 오히려 기술지문이 더 쉬워지는 기현상이 생긴다. '아 정보량 많은데 어떡하지 ㅜㅜ' 라고 생각하는 학생과 '내가 기출 다 분석해봤는데 어차피 다 기억 못해. 수식 정보는 밑줄만 치고 상위 정보만 잡고 나중에 다 확인해서 풀거야. 그래도 풀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같은 문장을 봐도 처리하는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르다.
또다른 장점은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일주일이 아니라 3일만 해봐도 이게 맞다는 것을 확신하기가 쉽다. 그때부턴 체화만 몇달 동안 하는 것이다.
3층위 구조화의 단점은 정보를 분류하는 기준점을 잡지 못했을 때 정보 처리 과정에서 애로 사항이 생긴다는 점인데, 이를 위해서 '문장 간 사고 분석'을 먼저 시킨 것이다. 1~3월에 이를 열심히 연습한 학생들이라면, 또는 지금부터라도 사고 분석을 1달 정도만 빡세게 쓰는 학생들이라면 이 기준점을 못 잡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단점은 추가적인 분석으로 메꿀 수 있다. 그리고 이 단점은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를 하더라도 똑같이 발생한다. 기준점 없으면 독해가 나가리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IV. 나가며
처음에는 머리 속으로든 손으로든 이런 식의 구조화를 그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수학, 영어와 달리 국어의 비문학은 살면서 해본 적 없는 가장 이질적인 공부이기 때문이다. 내신을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비문학을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신만의 독해와 구조화를 만들어, 노력한 만큼의 대학에 합격할 수 있길 기원한다.
문장 간 사고 하는 법 -> https://bit.ly/3s2QVZ6 (순살국어 카페에서 '모범 분석' 참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좋아요 0
-
얼버기 1
ㅎㅇ 오늘의 아침은 수제비 으흐흐
-
눈 인증 4
-
젭알
-
우리 엄마한테 원하는거 10
제발 디시앱은 지워줘
-
잇올 짝사랑 2
몇년전에 잇올 짝사랑 글이 엄청 유명했었다던데.. 그 심정을 이제서야...
-
작년에 강민철 오르비에 찾아보다가 계정 특정까지 했음
-
(진짜임)
-
국어칼럼 추천좀
-
잘지냄 화목한걸로 상위 1%는 되는 듯
-
대충 150~160 나왔을듯...
-
반추는 정신건강에 헤로움..
-
자료같은거 따로 만들어서 준비해가시나요? 어떤 식으로들 많이 하실까요
-
하루에 둘이 합쳐서 6시간씩하면 학교다니며 한달안에 찍먹 되지 않을까
-
날짜가 1일이니 팩트임
-
현타가 와요 1
현타가 왔다가 그냥 흘러가는대로 열심히 살까 싶다가 그러다가 또 한숨이 나오고 아이고야…
-
작수 영어 5등급 노베 키스타트 구문 완강하고 션티 23,24 비주요 문항 풀었는데...
-
화1 강준호 2
겨울방학 동안 김준 케미스토리 듣고 기출만 풀었는데 시대인재 강준호 현강 합류해도 괜찮을까요…?
-
님
-
오늘 삼일절이네 2
만세 운동 해야겠다
-
아 근데 8
동영상은 잘 안 보는데 그렇게 꼬ㄹ리지 않아
-
개쫄렸다 7
오르비하면서 방금쓴글과댓글이 가장 자극적이었음
-
화1 아예 노베이스인데 화2 할만한가요?
-
봄이 도래했다 24
그치만 내인생에 봄날은 가고 없다..
-
D-258 1
영어단어 영단어장-40단어/40단어 복습 수특 5~9강 영어 단어를 많이 외운...
-
변화구 십
-
씹덕님들
-
영어영문.... 0
흠...중경외시 영문하고 부산대 경영 고민 중인데 어문 인식이 워낙 안좋아서 어떻게...
-
미적분 역대급으로 쉬웠다고 했음 ㅋㅋㅋㅋ 28 29 30 10분안으로 컷 안내면...
-
엄마 162 아빠 168이라 잘만 하면 170은 됐을텐데 엄마가 나 살 찌는 걸...
-
'문화 승리'를 저지하기 위한 일종의 오퍼레이션으로 보인다는거잖아 직접 그 단어를 말해야겠냐고~~~
-
집에서 __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서류두고 나가서 집에 예정도 없이 들어오셨다죠
-
시대인재 언매 0
방학동안 시대인재 윤지환t 언매특강 들으신분 계신가요??
-
ebs연계율과 수능난이도는 하등의 관계없음
-
팔로우하고 차단하면 16
팔로우 끊어지나요??
-
부모메타는.. 6
못하겠다 그린그림이나보고가
-
아 한다고 !!
-
저는 어릴땐 1
엄마랑 사이가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그랬는데 지금은 아빠랑 사이가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그럼
-
잘말 2
자라마라
-
이정도 밀리는 건 강사 본인 성향의 문제라 아마 내년에는 몇몇 강의 작년 강좌 재탕...
-
휴 3
.
-
다 그런건 아닌거같은데 왜지
-
맞지는 않았는데 12
중고딩때 우리 엄마가 나 공부 하는거 30분 간격으로 감시함 우리 엄마도 그때 좀 심했던거 인정했다
-
나 2
중2때 처음으로 야동본듯
-
아직 파릇파릇한 병아리죠?
-
카누쌩으로먹기
-
많이 준거 같지가 않네 3월 4일 되보면 알겠지
-
닥 생1 지1? 4합 5나 6 기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