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개그 [425910] · 쪽지

2013-04-28 16: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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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말춤과 탈춤은 유사…기마수렵도 자세가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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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통무예인 택견과 탈춤의 기본 시작 자세, 고구려 무용총 벽화의 기마수렵도 등 민중문화 속에 나타나는 것이 엉거주춤의 자세입니다. 한국인이 일어나 앉으면 단전에 기운을 모으고 앉은 뒤, 기운을 움직이는 어떤 행위를 시작할 때는 대체로 엉거주춤의 자세로 섭니다. 요즘 갑자기 터져 나온 것 같은 싸이의 말춤은 이미 한민족 공연 문화의 오랜 전통 속에 있던 기본자세와 유사성이 있으며, 문명사적 요구에 따라 필연적으로 호명돼 나온 것 같습니다.”

가수 싸이의 말춤과 탈춤, 고구려 기마수렵도의 유사성에 주목한 논문이 나왔다. 김익두(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풍물굿학회 회장이 최근 내놓은 ‘한류와 케이팝(K-POP)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 구축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대중가요 공연에 비해 케이팝의 관중은 엑스터시 지향적인 집단적 신명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통적 관중의 특징인 ‘추임새’ 지향성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말춤과 탈춤에서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덩실거리는 몸짓 등도 비슷하다.

김 회장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양 중심의 낡고 병든 비트를 해체하고 지구촌 시대 탈지구 중심의 새로운 우주적 비트를 재구축하는 듯한 소리가 극동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집단 신명을 일으키는 가장 역동적인 장단이 덩더쿵이 장단인 ‘덩-덩-쿵더-쿵’, 판소리의 자진모리 장단인 ‘합-궁-궁-따-꿍’인데 케이팝의 빠른 4분의 4박자 ‘짠짜라-잔짠-짜잔-짜잔’ 기본 비트도 똑같은 비트입니다. 이 비트는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들’이 활용한 ‘대-한-민-국’의 4분의 4박자와도 빠르기만 다를 뿐 같은 비트지요.”

김 회장은 “공연 방식 면에서도 전통연희들이 삼면무대나 원형무대를 써서 비움-채움의 원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케이팝의 대형 공연에서도 무대가 입 밖으로 길게 혀처럼 내뻗은 개방적 무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전통연희와 케이팝 공연 모두 집단적 신명의 발현과 조화로운 관계 회복을 통한 힐링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팝을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로 콘텐츠 다양화와 심화를 꼽았다. 그 전제로 케이팝의 전통적 기반을 탐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김 회장은 “재즈가 100년 이상 지속하는 확고한 대중음악 양식으로 자리 잡은 데는 음악 양식의 특징인 싱코페이션(당김음), 스윙, 부르고 답하기, 폴리 리듬과 즉흥성 등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며 “케이팝은 독자적 음악 양식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단순 경쾌함을 특징으로 하는 비트 하나만 확보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케이팝이 짧은 후렴구와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 댄스 실력을 보여주는 군무, 최신 전자음악 기술을 활용한 시청각 효과 극대화, 국내 기획사와 현지 협력사의 제휴를 통한 글로벌 음악시장 진출 등으로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지만 자발적인 문화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케이팝 전문연구소를 신설하고 수준 높은 예술적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한 혁신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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