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병원을 가보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6487038
작년에 올렸던 글인데 오르비 이용층이 물갈이되기도 했고 꼭 많은 수험생들이 3월 본격적인 수험생활 시작 전 한 번쯤 봤으면 좋겠어서 다시 올려봄
고3 3월, 난생 처음 보는 등급이 찍힌 성적표를 받았다. 원인을 알 수가 없었고 그러니 당연히 해결책도 없었다. 고2부터 의대와 정시만을 보고 달려온 나에겐 너무나도 절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윈터스쿨에서 제대로 공부를 안 했나?', '그냥 고3이 돼서 떨어진 건가?', '애초에 이게 내 능력이었던 건가?' 온갖 고민을 다 했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당연히 4월 모의고사 성적은 그대로 엉망이었고 5월 사설 시험 때는 시험을 치다 중간에 포기하고 뛰쳐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시험을 칠 때마다 좌절을 겪으면서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6월 첫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고 성적표를 받은 날부터는 너무 절망스러워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등급들이 성적표에 찍혀있고 단 한 과목도 제대로 된 등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하루하루 그냥 버티기만 했다. 모든 게 허무하고 내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내 성적표는 매일 잠만 자던 애들이랑 다를 게 없었다.
그러다 친척의 권유로 병원으로 가 검사를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게도 우울증이었고 고3이 되며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증상이 심해져 뇌기능,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나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뒤로 약을 복용하며 꾸준히 치료를 받았고 6주 만에 모든 과목 성적이 2~3등급씩 오른, 아니 원래의 성적대로 회복된 9월 평가원 성적표를 받을수 있었고 그 해 수능은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중앙대에 입학할 성적은 받을 수 있었다.
우울증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무서운 병이다. 일단 심한 우울감=우울증이라는 오해가 너무 많은데 우울증과 우울감이 필연적인 상관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나는 심한 우울증을 앓으면서도 우울감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 실제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우울감이 아닌 기억력 저하, 시력 저하, 뇌기능 저하, 의욕 상실, 집중력 저하 등등이다. 적고 보니 모두 수험생에게 치명적인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 우울증에 걸리면 모의고사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성적 하락의 원인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인지하기가 쉽지가 않아 다른 데서 원인을 찾으려 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결국 수능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는것이다.
특히 수험생에게 우울증은 심각한 질병이다. 경미한 상황이 아니라면 정신력이니 운동이니 극복 같은 헛소리하지 말고 제발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고 약을 먹자.
이 글이 원인 모를 갑작스러운 성적 하락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좋겠다.
Q1 검사비용은 어느정도인가요?
A1 30~40만원 사이입니다.
Q2 치료비용은 어느정도인가요?
A2 tDCS등 특별한 치료를 따로 받는 게 아니라면 1회 방문시 상담비용+약값으로 2만원 내외입니다. 다른 치료 포함시 1회 방문시 7만원 내외입니다. tDCS등의 치료는 물론 필수는 아닙니다.
Q3 병원 가서 뭐라고 말하죠?
A3 그냥 수험생이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등 증상을 말씀드리면 알아들으실 겁니다.
Q4 어느 정신과를 가야하죠?
A4 특히 대치동엔 정신과 소개에 '수험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는 병원이 많습니다 이런 데 가시면 됩니다.
Q5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5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심리검사, 뇌파검사, 지능검사 등여러 검사가 종합적으로 진행됩니다.
0 XDK (+10)
-
10
-
안녕하세요 :) 디올러 S (디올 Science, 디올 소통 계정) 입니다....
-
그걸로 드라이브도 쓰고 그랬는데 갑자기 없어져버림.. 네이버웍스로 다 전환
-
ㄹㅇ 커피 셀프로 타게하는 카페는 없는걸가 난 그냥 앉아만 있을게
-
아니 저거랑 윤 대통령의 오만, 독선, 불통, 무능, 거짓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죠?
-
주말은 늦잠을 0
레이트쥐기상
-
얼버기... 1
ㅠ
-
독서 공부를 시작해보자! 또 지금 등교하신분 계시나요??
-
에효..
-
한지 vs 세사(vs동사) 추천 부탁드립니다 세지는 고정
-
보통 내용에서 추상적인 글이나 내용나올때 아 그런갑다~ 하고 대충 다음 문장...
-
쇼군 정주행을 해야 한다..
-
오늘도 성공
-
드디어 집왔다 1
롤체하다가.
-
새벽5시에 안자고 뭐하는 지거리야
-
어우 피곤해 5
-
큐브 후기 2 2
심심해서 틈틈이 하고 느낀 점 1. 별테하는 친구가 한 명은 꼭 존재한다. 2....
-
수잘싶 10
ㄹㅇ
-
왜 일어나보니 새벽 4시지 오엠쥐다 진짜루..
-
ㅅㅂ 난 절대 안할 줄 알았는데 반수생각이 스멀스멀... 근데 공부하기는 또 싫고....
-
정시로 돌려도 무죄인가요 국어랑 영어는 내신때문에 안한지 1달정도 되었고 언매랑...
-
공부하다가 체중관리 못해서 허벅지 다리 살이 다 텄는데 보기도 흉하고 우울함,, 어카냐
-
4단원? 아님 4,5단원?
-
아이스크림인데 냉동실 넣어놓고 까먹음 한달 넘은듯?
-
의지박약이슈 흑흑 그렇게 살고 싶다 피지컬 100 보는데 끓어오르네..
-
요즘 정시로 수능 몇등급 정도면 합격하나요? 그냥 궁금해서...
-
대학 수학 시험 망침 10
Sec적분 못해서 최대 96점…. 인생
-
1학년때 3점대였던 친구는 말그대로 떡상했는데 나는 다망해서 훨씬 뒤쳐져버렸네...
-
ㄹㅇ
-
무물 0
설공 화석 중간고사 아직 안 끝남 3대 450
-
힘과 운동량인것이에요
-
내일이 두렵구나
-
내년에도 강윤구 이투스에 있음?
-
자러감 1
일찍일어나야함...!!!
-
고속 글 하나 올리니까 3분만에 조회수 200명 가버리네 ㄷㄷ
-
나 마니 추함 2
토할 정도는 아님
-
요약 1) 올2컷으로 건대, 동국대 , 홍익대 , 외대어문 가능 , 시립낮은 문과...
-
미적분 1
작수 2등급정도인데 미적분을 27-30까지 다 틀렸습니다 미적분을 정말 잘하고...
-
쩝 민희진 빠지면 이런 퀄 안나올텐데
-
심심쓰 1
본가오니까 동네친구들은 죄다 재수학원에 박혀있어서 재미읎다
-
반수를 이제야 시작을 한 씹허수 3모 11223 씹허수 1. 국어 이감컨 연간패키지...
-
고2이고 정시대비반인데,, 독서 연습을 지문 구조도 그리는거로 연습하거든요.....
-
원궤도는 수평면과 수직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중력과 평행합니다. 이 궤도의...
-
제정 12년 만에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서울시의회는...
-
어느 학교냐에 따라 격차가 좀 나지 않을까 가령 같은 서울이라도 막장 쌤들이 많은...
-
무물보 4
Whatever
-
치환적분 삼각함수 미분적분 구분구적 부분적분 다 까먹은줄 알았는데 몸이 기억함...
-
재수랑 현역때랑 수학이 똑같은데 원래 다들 이러니? 하나도 안 는 것 같고 나만...
-
몸져 눕고 싶다
6,9평 평백98->수능 평백 95인데 필요할까요?
이거 확인하고 하루종일 웃었는데
02년생들도 불안감 같은거 느껴지면 병원 꼭 가보세요....! 애들이랑 떨어진다는거랑 재수라는 불안감땜에 불안장애 생겨있더라고요...
저도 8월부터 난독은 아닌데 갑자기 언어영역들 사고력이 급 떨어져서 굉장히 당황하고 수능까지도 흔들렸던적이 있는데, 이런 원인이었을 수도 있겠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연세대ㄷ
혹시 불이익같은건 없나요? 그리고 검사결과 우울증아니라는 가정하에 3 40이면 비싸네요..
나도 작년에 10월부터 갑자기 국어점수 떨어졌었는데 이건가
진짜가볼까.. 국어글도안읽히고 문제도 잘안읽히고그러는데
30~40이라니,, 마음의 감기라면서 왜이렇게 비싼거야
전 운동하니까 좋아졌는데 ㄹㅇ..
작년에 보고 또 보는 나는 도대체 뭔가
와 근데 검사비용 엄청 비싸네
가서 무슨 검사나 진료 받으러 왔다고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