졍민김 [913303]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1-02-17 10: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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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외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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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21학번을 현역으로 입학하게 된 02년생입니다. 수시지원은 서울대만 했고, 중간에 경찰대학교 시험도 1차 합격했으나 2차 시험 보러 가지 않아 떨어졌습니다. 꼭 서울대학교가 아니더라도, 지금쯤 열심히 공부에 열을 올리고 계실 많은 수험생 분들께서 제 글을 보고 참고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작성합니다. 이 글의 요지는 수시의 중요성과 내신 공부법, 그리고 수시를 준비하면서 정시까지 함께 대비하는 법이 되겠습니다. 간간이 마인드 컨트롤에 관한 부분도 있으니 멘탈이 약해서 걱정이 되시는 분들이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정시 준비에 관한 tip은 탐구 중심입니다. 국영수 부분에 대한 공부법을 듣고 싶으셨다면 죄송해요ㅜㅜ 적어 놓긴 했는데 도움 될 만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1. 수시의 중요성


먼저 저는 수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합격했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1.17 내신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높은 내신점수가 합격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예비 고1 또는 고2 분들, 당장 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수시를 쉽게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일부 전형을 제외하고는 수시를 준비한다고 해서 정시를 아예 준비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닙니다. 수시가 불안하시다면 남는 시간을 활용해 충분히 정시 공부까지 챙길 수 있어요. 그러니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시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결정입니다.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6번의 기회를 아예 날리고 불확실한 수능날에 모든 걸 걸어야 하기 때문이죠. 되도록이면 수시를 버리지 마세요.


2. 정시의 불확실성


수시에 대해서, 본인이 수능에 아주 자신이 있으니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사실 저도 수시를 준비했지만 원서접수가 끝난 후부터는, 정시로 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완전한 정시러의 마인드셋을 가졌었어요. 평소에 모의고사 보면 국수탐 백분위가 99.98 정도로 고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수능 성적에도 이변이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수능은 절대로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모의고사에서 한 번도1개 이상 틀려 본 적이 없는 사회문화 과목에서 당일 두 개를 틀렸고, 집에 오는 길에서 빠른 채점 결과를 보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을 느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다행히 사회문화 컷이 낮아서 백분위는 그럭저럭 나왔고, 정시 결과로도 서울대 문과대학은 다 최초합 붙고도 남을 성적이 나왔지만, 만약 제가 정시였다면 가고 싶은 과에 망설임 없이 지원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어요. 정시로 애매한 점수를 받아, 대학교 간판만 보고 원하지도 않는 학부에 입학하기보다는 충분한 고민 후에 원하는 과에 지원할 수 있는 수시 제도를 현역들이 십분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3. 내신 준비: 공부에 대한 긍정적 태도


그렇다면 수시로 대학에 가기 위해서 어떻게 내신 점수를 잘 받느냐?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는 공부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지구력 있게 공부를 3년 동안 해 나가기 위해서 이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배움의 과정을 상당히 즐기는 타입의 인간입니다. 문과였지만 수학, 과학에서 배우는 내용을 의식적으로라도 재밌다고 생각하려 노력했기 때문에 내신 시험기간에도 지치지 않고 공부량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게 쉽지 않지만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공부가 싫지 않다는 인식을 심으려고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3. 내신 준비: 밀도 높은 공부


공부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갖춰졌다면,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당연히 공부 시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부시간이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의 총합이 아니라는 거예요. 시간을 늘리려고 하는 것도 공부 습관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부 시간의 질을 높여 밀도 있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인데요. 제가 윗문단에서 긍정적 태도를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3년간 공부를 하며 느낀 것은, 어떤 공부에의 집중은 그 과목에 대한 흥미에서 비롯될 때 가장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여러 과목 중에서도 수학을 가장 좋아했는데요. 한정된 야간자습 시간을 졸며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졸릴 낌새가 보이는 즉시 수학 문제집을 꺼내서 어려운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렇게 집중력을 끌어 올린 후 다른 과목을 이어 공부하면서 밀도 있는 자습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꼭 좋아하는 과목이 아니더라도 의식적으로 해당 과목의 내용에 대해서 원리를 궁금해 하고, 진심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마인드셋을 가진다면 자연스레 꽉꽉 차 있는 공부를 하시게 될 겁니다. 


4. 내시 준비: '잠' 문제


제가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보아 온 친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 이었는데요. 이 문제 또한 '태도'와 연관이 됩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건장한 체격도 아닐 뿐더러, 운동체력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자습시간이나 수업시간에 잔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체력이 좋은 친구들이 공부하다가 책상에 얼굴을 파 묻곤 했죠. 물론 잠이 너무나 쏟아지는데 매번 정신줄을 붙드는 것보다는 때에 따라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일어나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될 때는 큰 문제가 되는데요, 바로 습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책상 앞에 어렵게 앉아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공부하다가 어느새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게 체화가 되면 나중에 고치기 정말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졸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부에 대한 흥미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잖아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대한 진심으로 흥미를 가지려 노력해야 양질의 공부를 해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은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공부하는 중간에 자지 않고, 차라리 쉬는 시간을 활용해 쪽잠을 자는 것을 추천합니다.


5. 정시도 같이 준비하기


이제 마지막 주제로 넘어가, 수시를 준비하면서도 정시를 놓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제 케이스를 보자면, 저는 국어 / 수학 (나) / 영어 / 사회문화 / 정치와 법 / 제 2외국어 과목을 공부했는데요. 원점수는 94 / 100 / 100 / 45 / 50 / 48 으로 제 2외국어 제외하고 총 4개 틀렸습니다. 사실 정시분들 사이에서 그렇게 높은 점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 정도의 점수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정시를 대비했던 방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6. 정시 준비: 사회 탐구_사회문화


먼저 사회탐구 부분입니다. 저는 외고에 다녔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영어와 전공어가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커서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에 할당되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때문에 2학년 때 사회탐구 한 과목, 3학년 때 한 과목 이렇게 총 두 과목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었는데요. 최대한 학교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서 공부 시간을 절약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학교에서 배운 과목을 그대로 수능 과목으로 선택했습니다. 정치와 법은 2학년 때 배웠기 때문에 3학년 때 메가스터디 김용택 선생님의 인강 커리를 타며 지엽적인 부분까지도 두루 공부했습니다. 사회문화의 경우 노베 상태로 학교에서 처음 들으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뒤쳐질까 봐 개학이 늦어지던 무렵, 겨울방학 즈음에 임정환 선생님의 개념 강의를 들으며 꼼꼼히 공부했습니다. 저는 단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되도록이면 책 한 권을 반복하여 다회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반복하면서도 잘 외워지지 않는 부분은 따로 노트에 정리하여 시험을 보기 전에 그 노트를 훑으며 복습했습니다. 또 수능이 2주 정도 남았을 때는 타임어택에 대비하기 위해 실제 모의고사 형태에 익숙해지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5개년 기출을 패드에 다운 받아 시간을 재고 매일 두 개씩 풀었고, 이것이 끝났을 때 ebs에서 나오는 실모와 임정환 선생님의 실모를 몽땅 사서 하루에 두 개 정도씩 풀었습니다. 


6. 정시 준비: 사회 탐구_정치와 법


정치와 법의 경우 말했다시피 이미 2학년 때 기초를 다져 놓았기 때문에 3학년이 되어 정치와 법에 그렇게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과목의 특성상 개념을 모르면 아예 풀지 못하거나, 헷갈려 하다가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시험 후반부에서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후반부에 선거 문제나 상속 문제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킬러 문항들이 많은데 앞에서의 쉬운 개념 문제에 시간을 써 버리면 정작 중요한 곳에 시간 투자를 충분히 할 수 없습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항상 말씀하시듯이, 시간 단축은 곧 철저한 개념공부입니다. 저는 이것을 정치와 법 공부의 철칙으로 삼아 개념완성 책을 3회독 정도 하며 빼 먹은 개념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했고, 이후 커리에 나오는 선통법 특강을 공부하면서 킬러 문항에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문화와 마찬가지로 2주 정도 전에는 김용택 선생님의 실모를 잔뜩 사다가 풀고, 또 5개년 기출을 다운받아 패드로 풀며 실전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7. 정시 준비: 국어


다음은 국어인데, 사실 이 부분에선 제가 여러분께 드릴 조언이 많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국어를 그렇게 잘하지 못합니다. 사실이랄 것도 없는 게 성적표만 봐도 국어가 가장 형편없죠. 항상 국어는 제게 있어 아킬레스 건 같은 과목이었는데요, 제 경우에 문법은 너무 쉬운데(2학년 때 유대종 선생님 문법총론 들으며 개념 완성하고, 이후에는 기출 풀면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비문학 시간이 오래 걸려 항상 타임어택이 심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3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과목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국어가 1등급은 나오는데 점수가 너무 간당간당하여 처음에는 김동욱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고, 거기에서 '지문에 반응한다'는 개념을 처음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다 보니 점차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극적인 성적의 변화는 없었고, 이후에 정말 여러 가지를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피램 비문학, 그릿 필수/심화편, 거미손 등등 서점에서 닥치는 대로 교재를 사다가 해설지를 보고 공부했습니다. 수많은 책을 거치며 얻은 결론은 '국어 공부에 정해진 답은 없다', 그리고 '어쨌든 글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겠구나' 였습니다. 그럼에도 고정적인 100 또는 98, 97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국어를 잘할 수 있나?'에 대한 답은 제대로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오랫동안 국어를 손 놓고 있으면 분명히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뭐가 됐든 아침, 수능 시험 시간에 국어 모의고사 1회를 푼다고 생각하고 그 기조를 계속 유지하세요. 간간이 한수/이감모의고사 사서 1회분씩 풀어 보는 것도 괜찮구요. 적어도 공부 안 하는 것에 비해서 더 떨어지진 않을 겁니다..(형편 없는 조언 죄송해요ㅜㅜ 하지만 국어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는 과목이라...)


8. 정시 준비: 수학


수학은 제가 그냥 좋아해서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니 잘하게 된 것 같습니다. 2학년 때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하다 모의고사 / 내신 점수가 4점 정도씩 떨어져서 충격을 받아 겨울방학 때부터 새로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모의고사나 교재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사설 모의고사도 꽤 많이 풀었고, 평소에 블랙라벨 같은 고난도 문제집을 들고 다니면서 자습 시간에 졸릴 때 꺼내서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고민해 보곤 했습니다. 


9. 정시 준비: 영어


영어는 어릴 때부터 영어로 읽고 쓰고 말할 기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입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공인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 수능 영어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3학년 1학기 때 학교에서 영어 내신시험 교재로 영어 수능특강이 쓰였기 때문에 수능특강 지문은 모조리 숙지했습니다. 2학기 영어 중간고사는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기에 수능완성은 앞에 두 단원만 풀었습니다. 이것도 죄송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때는 인강이나 학원 등의 영어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아서 드릴 조언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제 2외국어도 학교에서 배운 거라 딱히 준비하지 않고 그냥 보았던 것 같습니다.




10. 이제 글을 마무리 할 때가 되었네요. 글은 긴데 쓸 만한 정보가 별로 없어 실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공부 방법보다는 공부의 본질과 공부할 때의 마인드셋에 대한 비중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썼으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보시는 여러분 모두 원하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11. 정시 전반 / 수시 면접 준비


사실 저도 고3 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를 통제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1,2월은 평촌 잇올스파르타(관리형 독서실)을 다니며 조금은 강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부 습관을 다졌고, 이후에는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을 끊어서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수시 면접의 경우 대치 프로세스에서 일주일 간 준비했는데요. 1차 합격자 발표 나고 난 후부터 준비했지만 충분했습니다. 평소에 발표, 말하는 연습 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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