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본 공부자극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6159587
그때 누구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학원끝나고 집에 와서 시무룩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까 선생한테 목표를 한양대라고 말했다가 아주 혼쭐이 났나봐
넌 한양대가 아니라 장담컨대 인서울도 못할거다라는 소리를 좀 심하게 들었대.
인생얘기도 좀 들었나봐. 너 이렇게 살면 인생 아주 개판될거란 그런소리 말이지.
갑자기 공부를 시작해. 그 2월중순, 말이 중순이지 20일쯤이라서 2월도 거의 다 지나갔어.
근데 뭐 공부를 시작했는데 뭐가 잘 되겠냐. 아까 말했잖아 막장이라고 5등급 6등급이라고.
나도 알어. 나도 막장인채로 1년 공부해봐서 알어 처음에 공부 진짜 안돼. 아는것도 없고 습관도 안 배어있어
새학기 시작하고 3월 모의고사를 봤나봐. 3월모의고사.
등급이 똑같이 나왔나봐 5~6등급전후 그 등급대 점수 말이야.
집에 와서 아주 펑펑 울더라고. 나 이러면 어떡하냐고
다음날 뭐 또 포기했는지 학교도 안가더라.
나같은건 학교 갈 필요가 없을거같다고 아프다고 뻥치고 학교를 안갔다고 하더라고
난 여전히 보고 한심. 나도 외고 입시때문에 죽을상 짓고 하고있는데
누나란 인간이 급포기를 하는 모습에 김이 쭉 빠지지.
속으로는 ' 저거 분명히 재수한다고 수능끝나고 난리치겠구만 '
물론 누나가 좀 무서워서 겉으로는 말을 안하고.
근데 그 다음부터 마음을 잡았는지 인터넷강의를 잔뜩 신청해
장난이 아니야 물량이. 그때 한 50만원어치 신청해놓고 항상 볼때마다 컴퓨터 강의앞에 앉아있더라고.
언어부터 사탐까지 하나씩 죄다 신청했더군.
그렇게 4월 5월 공부 내가 봤을때 열심히 하는거 같던데..
맨날 새벽 3시 4시까지 안자고 공부를 해.
5월쯤에 뭐지 뭐 사설모의고사를 봤나본데 그때도 등급이 영 신통찮게 나왔나봐
한 4~5등급 나왔나봐. 표정이 아주 어둡더라고 어두워
막 울어. 나 분명 열심히 했는데 왜 이 모양이냐고
이땐 내가 좀 안타까웠어 내가 봐도 좀 열심히하긴 했거든.
근데 당연한거지 그거 한두달해서 점수가 팍 오르면 다 공부 잘하게? 어쨋든간에
이쯤되면 많이 흔들린다는데...그날 하루 엄청 울어대더니 다음날부터 또 다시 공부를 시작.
새벽 1시에 독서실에서 돌아와서 새벽3시4시까지 공부하다가 다시 7시에 일어나서 학교가고
그런식으로 반복반복하면서 공부를 하더라. 주말엔 밥도 잘 안먹어 방에 틀어박혀있어.
그렇게 6월 평가원때 우리누나가 그때 생전처음으로 모의고사 성적표에 2등급이 끼어있었어. 외국어.
나머지는 3등급~4등급에 좀 실망한 기운이 역력했지만 본인이 외국어 올랐다는 사실에 너무 좋아하기에
음...그래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렇게 하니까 되긴 되는구나 하면서
그게 나도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같아 누나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외국어2등급이라는 결과때문에.
하면 되겠구나 그런 자신감같은거?
좀 웃긴건 그당시 누나랑 비슷하게 공부 시작한 내가, 누나보다 영어실력이 조금 더 좋았다는거정도.
당시엔 누나가 수능에 올인하자 그런추세로 나간지라 뭐 학교내신 이런건 개나줘버려라 그런식으로 공부했어
기말고사 전날인데 영어단어 외우고 공통수학 개념정리하고..
근데 여름방학때 말로만 듣던 슬럼프를 누나를 통해서 한번 보게됐어. 저게 바로 여름방학 슬럼프구나.
갑자기 여름방학 시작하고 일주일 지나곤가 갑자기 공부에 손을 놔.
다 귀찮다고 하기싫대. 난 저 인간이 미쳤나 싶었는데 그렇게 한 1~2일을 방황하더라
막 엎어져서 자버리고 일어나지도 않고 하루종일 문자하고. 좀 공부 하는 듯 하더니 드디어 미쳤구나 생각하고 잇었는데
어느날은 하루종일 눈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다시 공부를 시작하더라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그렇게 여름방학도 학기중하고 비슷하게 보내더라고
그렇게 7.8월 다 지나도록 꾸준했어 내가 보기엔...열심히 하는거같아.
모의고사 문제집이 아주 산더미야 뭘 어떻게 푸는지는 모르겠는데
몇일간격으로 한번씩 보면 몇권씩 더 쌓여가 문제집이, 정석도 너덜너덜해.
10-가나도 정석책이 거의 떨어져나갈정도야. 특히 수1은 거의 걸레수준이 되버렸어
그러다가 9월초엔가 평가원 모의고사를 봤대. 9월 말쯤엔가 추석끝나고 얼마뒤에 집에와서 실실 웃어대.
그땐 추석때 나만 집에남고 누나는 공부 잠깐 쉰다고 가버리더라.
근데 내내 실실웃다가 갑자기 성적표를 쫙 펼쳐
외국어랑 언어가 1등급, 백분위도 98. 99 더라. 수리는 2등급, 백분위 92였나 그랬어.
그거에 확 자극받았는지 10월달에 인강을 죄다 또 잔뜩 신청해.
파이널 강좌만 한 그때도 40만원어친가 신청한거같은데...
모의고사를 또 봤는데 그때도 비슷하게 성적이 나왔다고 맨날 싱글벙글 하면서 수능준비를 해가더라고.
다 풀고난 모의고사 문제집은 정말....이때 내 키 절반만큼 쌓여있었던것 같은데..
특히 그중 1/3 가까이가 수리영역 모의고사 문제집이었던걸 보면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만해
내가 11월초엔가 외고시험을 보고 누나가 그 후에 수능을 봤어.
수능날에 집에 한 10시쯤엔가 들어왔는데 표정이 엄청 밝어.
가채점을 했는데 언어, 수리나형이 만점이고 외국어 한개 틀려서 98점이래.
사탐은 내가 점수가 몇점이었다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나중에 성적표 보니까
국사였던가 그게 4등급이고 나머지는 1등급 2개 2등급 1개였어.
결국엔 언수외 전부 1등급이 나오고,
문과로선 거의 최상위권의 성적으로 서강대 경영학과에 합격했어.
난 그거 보면서 그때 참 내 자신도 대단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누나 공부한거 보면서 끈기가 있구나 라는걸 많이 느꼈어.
내가 백번 말해봤자 뭐해. 난 아직 예비고3이고 고3 입시로 안겪었는데 현실성이 없잖아
뜬구름 잡는 추측하고있네 싶어서 우리누나 이야기를 해봤어.
누나가 얼마전에 나한테 이런 말을 했어
' 너의 경쟁자는 너희 학교에 있는 친구가 아니야. 걔넨 경쟁자이면서도 경쟁자가 아니야.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싶어도 남은 기간동안 나를 뛰어넘어야겠다는 각오로 임하니까 다시 일어설수가 있더라.
표면적으로는 남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지만, 사실 본질적으로 나를 뛰어넘어야만 이뤄낼 수가 있는거야 '
그전부터 나도 느끼고있었던거지만.
이걸 깨닫지 못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고
내 경쟁자는 내 친구들이 아니라고, 겉보기상 60만과 경쟁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내 자신을 뛰어넘어야 뭔가를 이뤄내수있는거야
그래서 난 이 말을 제일 싫어해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있다.'
이거 말이야. 왜 남하고 내 공부를 비교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하지?
나를 뛰어넘으면 나의 한계에 도달할때까지 하면 되잖아.
나를 극복해가면서 공부하면 되잖아.
하루에 연습장 두께 1cm 짜리를 2권을 쓰고
일주일마다 수학800제 , 1000제 문제집을 한권씩 풀어없앴어.
하루에 하이테크 펜심을 2개를 써버려.
그런식으로 9개월을 보내니깐 최상위권으로 등극하더라.
나도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정도까진 아니었지.
우리누나도 나처럼 머리가 썩 좋은 편은 아니야.
영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보다 머리가 좀 더 좋냐 그것도 아니야
하지만 이 고3을 지내고나서 철없던 누나가 지금은 누구보다도 어른스러워진것같아.
그래서 난 누날 보면서 현재 나의 상태는 내 꿈에 있어서 전혀 중요한게 아니다 라는걸 느껴
지금 여러분이 5등급 6등급일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우리누나처럼 9개월을 보내서 최상위권에 오를수도 있는거잖아.
자기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 나를 극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10개월을 임할때
나를 포함한 여러분은 분명히 좋은 결과를 낼수 있을거라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물론 난 공부 안하는게 함정 ㅋㅋㅠㅠ 머싯서
ㄹㅇ 개머싯서여

대단하다....이거 오랜만이당
자극받고감
판에 올라왔던 글로 기억 ㅇㅅㅇ
이거 '5등급 누나가 서강대 합격했습니다'
였던 것 같아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