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Luck, Me&You [1002648] · MS 2020 · 쪽지

2021-02-08 12: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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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글 ‘ 사람을 등급 나누듯 하는게 맞는가’를 보고 느낀 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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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글 글쓴이님의 가치관과는 별개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등급화,서열화시키는 현실에 대한 저자분의 회의감이나 아쉬움에 큰 공감이 갑니다. 저또한, 저자분과 유사한 생각에 오래 아팠던 적이 있었기에, 부족하나마 저의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꼭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메인글 저자분 덕분에, 저의 지난 날들을 돌아켜볼 수 있었어요.

저의 지난 날들은 소위 이야기하는 좋은 등급에 속하며 격려와 응원의 말들이 어느새 당연한 것들이 되어버렸지만,

학창시절, 단 한번도 저에게 주어진 이 등급이 저에게 어울린다고 느꼈던 적은 없었습니다.

주위의 칭찬은 감사하지만 부담스러웠고, 공부 하나로 인해 좋은 등급의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많이 무서웠습니다.

저에게는 마땅한 꿈도 없었는데, 하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주어진 저의 등급은 초라한 사치일 뿐,

마음이 공허했던 저에게는 무용지물이었어요.


저에게 공부는, 이러한 공허함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부에 더 열중했던 걸지도 모르네요.

하지만 그와 비례하여 더욱 높아진 주변의 기대감은 되려 저의 회의감마저 높여주었고, 누구에게도 말 못했지만 사실은 많이 허무했고, 외로웠습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새 대학 입시가 끝나고, 저는 좋은 학교에 합격했습니다. 정말 기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초라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저의 꿈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할까봐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 어느새 고등학교 졸업식이 다가왔습니다. 친구들과의 작별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교무실에 찾아가 저는 제가 좋아했던 은사님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저는 당연하게도 앞으로도 성실히 살아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다는 말들을 들을 줄 알았지만


선생님께서는 저의 생각과 가치관을 칭찬해주시면서 그동안의 선생님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등급에 얽매이지 않는, 선생님의 사소한 진심이 와닿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꼭 더 노력해서, 선생님께 보답해야겠다고 마음 깊이 다짐했습니다.



어쩌면, 저와는 어울리지 않던 높은 등급들이, 어느새 저의 눈마저 높였던 걸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들은 분명 거창한 것들이 아닐 겁니다.


사소한 일들에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기 위해서는

사소한 일들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등급에 대한 회의감 또한, 지금의 저에게는 너무나도 사소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소한 아쉬움마저 마음에 담아버리면, 사소한 고마움마저 잃을지도 모니까요.


우리 모두가,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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