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bloff [889122]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1-02-08 1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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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의 체감 난이도와 실제 난이도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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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일하기는 싫고 롤하기도 애매해서 칼럼 비스무리한거 하나 남기고 가요!




일단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어느덧 제가 무료 모의고사를 배포하게 된지도 3년차가 되었고 

그 동안 배포해 보면서 느꼈던 모의고사 난이도에 관한 생각이나 에피소드를 학생분들이랑 공유해보면

좀 더 공부의 방향성을 잡으시는데에 도움 드릴만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작년에 무료 수학 모의고사를 6회 배포해 보면서 이를 풀어보시는 학생분들의 반응들을 많이 관찰해보았는데

한번 되게 재미있는 반응이 나온 적이 있어서 소개해보려합니다. 



A.




B.



C.




위의 A, B, C의 반응들은 모두 똑같은 모의고사 시험지 하나를 두고 나온 반응들입니다.

(작년 수능 대비 (나)형 시험지입니당)





A는 21번, 30번 등의 킬러가 자신이 느끼기에 쉬웠는지 '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쉽다.' 고 체감했고


B는 1등급 컷이 60~70점일 정도로 '시험의 난이도가 매우 어렵다.' 고 체감했고


C에서 출제자인 저는 1컷 84 정도로  '시험의 난이도가 적당히 어렵다.' 고 체감했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한 개의 시험지를 두고 이렇게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다니.....


저 셋 중에 한명이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사설 모의고사든, 평가원 모의고사든 수능이든 간에 시험지에는 


시험 내에서 출제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포인트라던가 출제자가 내고 싶었던 스타일이 자연스레 녹아듭니다.







어떤 사설 모의고사 출제자가 시험을 낼 때, 



'이번 시험지는 최대한 기출 분석을 잘 했는지 시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낸 시험과



'이번 시험지는 학생들이 얼마나 시험장에서 새로운 상황에 잘 대처하는지 시험해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낸 시험은 분명히 시험지의 스타일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기출 분석에 치중했던 학생이라면 첫번째 시험지에 강세를 보일 것이고


새로운 문제를 많이 풀어봤던 학생이라면 두번째 시험지에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이 처럼 한 시험지가 '한 학생의 절대적인 수학 실력을 측정' 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수능에 약간의 운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능에서 모든 학생들의 수학적 능력을 완벽하게 딱 측정해줄 수 있다면 매우매우 공평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수능을 대비함에 있어서


다양한 스타일의 문제나 모의고사들을 접해보아야합니다. 





거기에 더불어서 모의고사 한 회의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6모가 96이 나왔다고, 9모가 80점이 나왔다고 해서 수능이 96점 혹은 80점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결국 모든 시험은 독립시행이고 시험지의 성격들이 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100점을 맞았다고 해서 우쭐대며 서울대 총장님과 탭댄스 여부를 물을 필요도


70점을 맞았다고 해서 우울해져서 멘탈 나간채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필요도 없습니다. 




어짜피 수능 미만 잡이고 


모의고사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도구 정도일 뿐입니다. 




이제 현역 고3이 되시는 분들은 앞으로 평가원 6모, 9모, 또 다양한 사설 모의고사를 쳐보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을 느껴보게 되실 텐데


장담컨대 그 시험지의 성적이 몇점이든 간에 수능과 그렇게 큰 관계가 있지는 않을 것이니




시험을 잘 쳤다면 해설지를 보면서 내가 추가적으로 얻어갈 만 문제가 무엇이 있었는지 분석하고


시험을 못 쳤다면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문제에 약한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힘쓸 부분은 어떤 것인지 고민하세요.




끝까지 멘탈 붙잡고 수능치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입니다. 








위의 사진으로 돌아가보면 세 명 다 거짓말을 한 사람은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때 제가 추구하던 수학 모의고사 시험의 방향성은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는가?" "새로운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가?"



와 같은 것들을 의도하면서 출제 했었고 평범한 사설 (나)형과 비교했을 때


아무런 생각 없이 계산만 하면 풀리는 문제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하면 계산이 얼마 필요없는 문제들로 구성되있었음)



평소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연습을 많이 했던 A는 제 시험지에 강세를 보였고


이와 약간 다른 방향으로 열심히 수학 공부를 했던 B는 상대적 약세를 보인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A, B 둘 중에 누가 잘못됐다, 잘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보단


한 시험지에 대한 자신의 성적을 토대로 그게 맞는 피드백을 해 나가야만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올해도 MC THE MATH 수학 모의고사를 오르비에 무료 배포할 계획입니다. (띵수학 연구실와 함께!)




아마 제 시험지의 방향은 여전히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을 1순위 


'기출의 방향성' 을 2순위



로 두고 있는 시험지겠지만, 좀 더 평가원스러움을 더 가미해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한건 작년에 비해서 난이도는 좀 더 쉽게 내려고 노력할 계획입니다.


(약간 작년 문항엔 광기가 서린게 시험지 마다 한 두개씩 있긴 했죠 ㅋㅋ)




다들 수험생활 초반부터 너무 달리시진 말고 적당히 공부하시면서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전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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