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기간에폭주하는컴퓨터과학자 [988802] · MS 2020 · 쪽지

2021-02-04 01: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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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언한테 여친생기는 소설 1화.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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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까지 오르비 하시는 분들을 위한 선물 

내가 쓰고도 정신나갈거같애ㅐㅐㅐㅐ


[0화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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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매우 당황한 모양이었다.


"저... 그... 그게 아니고..! 오르비 하시는 거 같던데.. 저..."

"죄... 죄송합니다..! 글 보셨다면..."


"아 아뇨... 그쪽도 오르비 하시나 보네요.."


그래, 주변 사람이 오르비 하고 있으면 뭔가 신기하긴 하지. 그리고 여자들도 똑같이 커뮤니티용 말투랑 현실 말투랑 다르구나ㅡ



..그건 그렇고 나 방금 현실 여자한테 말했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기 힘들어 폰을 보는 척 하며 고개를 내리고 있다가, 이 상태로 있는 것도 나름 쪽팔린 일인 것 같아 고개를 올려 상대 쪽을 바라보았다.

정신이 없어서 버스에서는 확인하기 힘들었는데, 지금 보니 적당한 길이의 검은 머리카락에 피부가 엄청 하얗고 얼굴이 작은 미소녀(?) 였다. 어떤 정도로 예쁘냐고 물어보면, 조금만 꾸미면 새벽 오르비에서 담당 기만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키는 어림하건데 157cm쯤 되는 것 같았다. (물론 나는 현실 감각이 없기 때문에 이 수치와 다를 확률이 더 크다.)


다만 아까 버스에서의 일 때문에 머리가 조금 헝클어졌고 특별히 다크서클이 조금 심한 편이었다. 

...후자는 뭔가 오르비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나에게 있어 외계인마냥 이질적인 생명체의 겉모습을 꽤 가까이서 관찰했다. 현실 여자는 이렇게 생겼었구나. 같은 또래의 현실 여자를 이렇게 가까이서 대면한 건 중학교 2학년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상황을 간단히 회상해보면, 메*플을 한창 하던 때 보상을 받으려고 청소를 째고 집에 가려다가 반장한테 걸려서 면전에다 대고 잔소리를 들었다ㅡㅡ


ㅡㅡㅡ그때 그 반장이 여자였다.


"....."


정적이 흘렀다. 앗, 아무 말 없이 너무 얼굴을 빤히 쳐다봤나.


이 어색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지? 오르비에서는 입 잘 털어서 메인글은 가봤어도 현실 여자랑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없다.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정적이 10초 이상을 넘어가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냈다.


"저... 혹시 오르비 닉네임이 어떻게 되세요?"

"에, 에에..."




...개망했다.




오오, 신이시여, 현실에서 여자를 만나 이름 대신에 오르비 닉네임을 물어보는 남자는 아마 전 세계에 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상황을 어찌하리오?


"저, 닉네임은..."

"아, 아뇨... 죄송합니다. 괜한 걸 물어봤네요.."

"그럼 전 이만..."

"아아, 네!"


돌아서서 독서실이 있는 건물 쪽 방향을 향했다. 상황을 모면했다. 다행이다. 

나에게는 너무나 벅찬 이벤트였다. 빨리 가서 수1 시발점 강의나 듣자.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약간 구부정한 자세와 무표정과 함께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ㅡㅡㅡ


ㅡㅡㅡ응?


이 여자애, 아까부터 내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지 않아? 혹시 나한테 할 얘기가 남은 건가?

그냥 가는 길이 같은 것뿐이겠지. 계속 내 갈길을 가자ㅡㅡ


ㅡㅡㅡ라고 하기엔 너무 대놓고 따라오고 있다. 그냥 차라리 말을 걸면 안돼? 왜 건물 안까지 쫓아오는 건데!?

폰을 보면서 모른 척 해야...


"저 혹시... 독서실 여기 다니세요?"


으앙ㅇ아 제발 다시 말 걸지 말아줘, 난 3D여성포비아가 있단 말이다ㅡㅡ


"예..!? 예, 저.. 여기.. 다니고 있어요."

"와, 마침 잘됐네요..! 저 어제부터 여기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언제부터 다니기 시작하신 거에요?"

"전 3달 전부터..."

"꽤 오래 다니신 모양이네요. 전 집에서는 공부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아, 저, 저도."


"1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ㅡㅡ"


우리 둘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독서실은 5층. 엘리베이터 평균 속력이 얼마더라ㅡㅡㅡ


단 둘밖에 없는 엘리베이터 내에선 정적이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혼 없는 대답을 해버린 이상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수는 없는 터라...


"......"


"5층입니다. 문이 열립니다ㅡㅡ"


이젠 정말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실내화로 빠르게 갈아신은 뒤 내 독방으로 향한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다시 멘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ㅡㅡㅡ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ㅡ얘네들을 외울 바에야 차라리 김밥집 메뉴판을 외우는 게 더 빠르겠지힠"

김밥집 메뉴판.... 김밥집....

아 안돼. 수학 강의를 감상하고 있으면 안 된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되는 거야. 심신이 진정이 안 되는 느낌이다.

잠깐만 쉬어야겠다. 오르비라도 보자.


ㄴorbi.kr







"헤에에에에!!!???"


오르비에 접속하자마자 뜬 이 알림에 더 이상 나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 [팔로잉 중인 허수집합모임 님이 "아까 버스에서 저 도와주신 남자분 ㅠㅠㅠㅠㅠ" 게시글을 새로 작성했습니다.]










0화에서의 폐인 묘사는 쉬웠는데 그 뒤의 만남 부분부터는 현실 경험이 없는지라... 상상해내기 힘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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