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ph24 [973013] · MS 2020 · 쪽지

2021-01-30 01:52:18
조회수 1,717

울음이 안 멈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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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꿋꿋이 버텨서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거 아는데 지금 새벽만큼은 좀 져도 될까요

세상에 힘든 사람 정말 많은 거 알고 있고 저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너무 서러워요 어렸을때부터 공부에 있어서 처절하게 혼자였고 고등학교 들어갈 즈음이면 그래도 엄만데 내 입시에 관심이리도 가져주겠지 좀 챙겨주겠지 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나봐요 대입 정보좀 알아봐주면 안되냐고 지나가는 말 한 마디 한 게 그렇게 혼날 일이었나

지금 이렇게 소리없이 우는 것도 하나도 모른 채 잠만 잘 주무시는데 스스로가 이렇게 불쌍하게 보이긴 처음이네요 남들 보기엔 평범한 집이겠지만 5살부터 10년간 매 맞으면서 그 흔하다는 동네학원 한번 못가보고 자랐어요 그러면서 엄마한테 안 혼나려고 혼자 열심히 채찍질하고 그게 맞는 줄 알았는데 그래야 성장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갑자기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왜 엄마는 나한테 더 잘해주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 걸까요 과연 이게 엄마의 최선이겠지 하고 저만 노력하는 게 정상인가요

그래도.. 이렇게 푸념 늘어놓다가도 일어나면 또 아무 일 없었던 듯 기계처럼 공부하겠죠

누구한테 의지하게 되는 꿈같은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요

죽기전에 한번쯤 날 정말 응원하는 사람한테 안겨서 펑펑 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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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숭세단한입만 · 995583 · 21/01/30 01:53 · MS 2020

    화이팅 하세요 응원할게요
  • 슈뢰딩거의 냥 · 984481 · 21/01/30 01:54 · MS 2020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최 연 준 · 744330 · 21/01/30 01:54 · MS 2017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구성의모순 · 823297 · 21/01/30 02:05 · MS 2018

    마지막 말씀에 이미 답이 나와있네요. 이렇게 글을 쓰고도 다시 아무일 없이 기계처럼 공부하는거... 그렇게 하고 계신다는 게 이미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길로 잘 가고 있다는 뜻이죠!! 가장 가까운 분이 사랑을 제대로 주지 않을 때 느끼는 외로운 감정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타격으로 다가오죠. 근데 님은 그런 환경을 벌써 이겨내는 방법을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우는거 그거 전혀 부끄럽고 울어서 내가 진 것 같고.. 그런거 절대 아니고요 힘들 때 우는 것만큼 도움되는 거 없어요.
    그리고.. 주변에 보이는 행복한 애들 있죠? 뭐 이런 말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불행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까요? sns를 권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그것만 보면 나만 힘들고 나만 불행한 것 같으니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아요. 이유야 뭐 다양하겠지만요.
    힘든 거.. 그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아요. 그걸 극복해 내는 사람이 행복해지는거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게 사는 거죠. 그쪽은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기에 나중에 더 행복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힘들고 괴로운 것에 빠져서 내려놓지 마세요. 울고싶음 울고, 운동하고 싶음 운동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그런 마음은 자연스럽게 약해질 겁니다!!
  • 갱쥐'~' · 810117 · 21/01/30 02:10 · MS 2018 (수정됨)

    이분 글 들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있는데
    글 하나하나에 희노애락이 다 묻어있으시네...
    이렇게 감정표현을 잘하시는 분이 집에선 힘들게 지내신다는 말에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 정결의 여신 · 1025986 · 21/01/30 02:25 · MS 2020

    저도 힘든 시기에 외면 받아서 아는데
    어머니의 관심이 필요할때 관심받지 못하는 고통은 평생 맘에 남져...
    그래도 꿋꿋하게 공부하셔서 원하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 강설무>_< · 949101 · 21/01/30 02:33 · M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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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ㅤ · 1015951 · 21/01/30 03:10 · MS 2020

    아버지가 퇴사하신 후 어머니가 일을 시작하면서
    어머니도 많이 고생을 하실거에요
    그리고 40-50대면 갱년기가 찾아오잖아요
    두개가 겹치다보니 현실적으로 님 입시에 도움을 줄 틈이 없는것같기도 해요
    화이팅입니다
    내신 무조건 챙기세요

  • 뒤샹의 샘 · 994070 · 21/01/30 04:28 · MS 2020

    어떻게 사람이 맨날 참기만 하나요 정말 친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한테라도 털어놓으세요 저도 힘든 거 마음에 묻어두는 성격이라 님 마음 조금이라도 알겠네요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임
  • 모든순간소중해 · 1012084 · 21/01/30 06:56 · MS 2020

    져도 됩니다. 져도 돼요. 오늘 일어나셔서 몇 시간 더 엉엉 우셔도 괜찮아요.
    그럴 땐 안 울고 버티려고 하면 더 병납니다.
    저도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이라 그 마음 잘 알아요.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참고 있는 것 같다가도 어느 날 터지더라고요.
    그 서러움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쓰신 글 보니까 이제 중학교 졸업하시는 분 같은데 정말 멋진 친구시네요.
    생각의 깊이와 책임감의 정도가 또래와는 비교가 불가능하게 남다르세요.
    진짜 멋지고 대단한 거예요.
    자기 공부도 혼자 열심히 하면서 동생 공부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고,
    이제 예비고1인데 입시도 스스로 찾아보고 준비하고... 진짜 안아주고 박수쳐주고 싶어요.
    저도 가족 중에 제 입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저는 님 나이 때 입시에 대해서 1도 몰랐거든요.
    뭣도 모르고 그냥 일반 중학교 영어 성적으로 외고 가서 내신도 박살 나보고 쓸데없는 활동에 치이고... 별의별 짓 다 하다가 고3 되기 직전에야 정신차리고 제대로 된 입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님은 정말... 이미 그 자세부터 성공하실 분이에요.
    그렇게 미리 혼자서 앞길 찾아보고 준비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 정말.
    일단 그 점에 무한한 칭찬을 해드리고 싶어요.

  • 모든순간소중해 · 1012084 · 21/01/30 06:57 · MS 2020

    저도 처음에는 님처럼 '나도 부모님한테 남들만큼만 의지할 수 있었으면, 다른 친구들처럼 입시 알아봐주고 조금이라도 챙겨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하면서 혼자 원망 많이 했습니다.
    님이랑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저도 뭐든 알아서 해야했거든요.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하나' 이 생각 진짜 어릴 때부터 했어요.
    그래서 고3 때는 극한의 외로움이 찾아오기도 했어요.
    밤에 누웠는데 눈물이 끝없이 나와서 소리없이 몇 시간 울었어요.
    그런데 그 눈물이 언젠가부터 제 자신을 향해 있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버틴 내가 안타까워서, 대견해서, 안아주고 싶어서...
    그래서 울면서 내 손으로 나를 토닥토닥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 또래보다 몇 년 앞서 성숙하게 해준 이 상황이 감사할 때가 많아요.
    힘들었던 만큼 나는 성장을 했거든요. 님도 그럴 거예요.
    또래 그 누구보다 책임감 강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게 어떻게든 보상으로 돌아올 거예요.

    '과연 이게 엄마의 최선이겠지 하고 저만 노력하는 게 정상인가요' 하셨는데,
    정상 아닙니다.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현명하신 겁니다.
    진짜 잘 하고 계세요. 그거 쉽지 않아요.
    자기 상황 원망만 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못 찾는 사람도 정말 많을 거예요.
    님도 잘 아시겠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를 않아요.
    그냥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채워나갈 뿐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내 상황도 어떻게든 바뀌겠지요.
    저도 혼자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도 어떻게든 고3 때 수시로 남들 알아주는 대학에 진학했고, 자기 만족 위해서 (코로나 학번이라 학교도 못 간 김에) 반수해가지고 이번에 문과 정시로 sky 갈 것 같네요. (아직 발표가 안 난 학교라 밝히기가 뭐합니다. ㅠㅠ)
    벌써부터 준비된 자세를 갖추고 있는 님은 저보다 훨씬 잘 되시리라 믿어요.
    현역 때 서울대 퐉 붙어버리시길 간절히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진심으로 파이팅입니다.

    (아유 오랜만에 일찍 자고 새벽에 깨서 인터넷 보다가 님 글 읽었더니 저와 비슷하단 생각에 감성이 터져가지고... 댓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쓰기 시작한지 한 시간 훌쩍 넘은 듯...
    이제 스물한살인 제가 뭘 알겠냐만은, 조금이나마 위로와 칭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라도 써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snuph24 · 973013 · 21/01/31 02:03 · MS 2020

    오늘도 자기 전에 이유없이 눈물이 나길래 댓글들 계속 읽고 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답글 남깁니다. 읽고 또 읽었는데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이지만 괜히 누군가 내 힘듦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힘이 나요 한편으로는 저도 님같이 커서 이렇게 좋은 영향 주고 싶기도 하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멋져요

  • snuph24 · 973013 · 21/01/31 01:12 · MS 2020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포부 · 957718 · 21/01/31 13:13 · MS 2020

    지금 힘들어하는만큼
    남들보다 더 단단해질것이기에
    기꺼이 힘들어합시다.

    힘들어했던 사람이 더 기뻐할 수 있고,
    더 행복할 수 있으니까
    기꺼이 아파보자구요.

    지금 투자한 노력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아요.

    응원할게요.